최근 촛불집회 참석자를 `천민민주주의`로 비하하고, 일부 네티즌들에 대해 `형편없다` `독의 꽃`이라고 비난하는 등 잇따라 발언 파문을 일으킨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 주성영 “고대녀가 선량한 시민? 제적생이지 대학생 아냐”
주성영 의원은 20일 새벽 방송된 MBC TV `100분토론`에 패널로 출연해 지난주 방송에서 인기를 끈 `고대녀` 김지윤 학생에 대해 "고려대학교 학생이 아닌 제적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지윤 학생은 지난 2006년 `고대 교수감금 사건`에 연루돼 출교됐다 최근 복학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주 의원은 `이명박 정부와 촛불, 어디로 가고 있나`를 주제로 진행된 이날 토론에서 촛불지지 측 패널로 나온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에게 "진 교수께서 선량한 시민들이라고 말씀을 해서 그러는데, 지난주 이 프로그램에 나온 고려대 여학생 기억하느냐"고 물었다.
주 의원은 "김지윤 학생인데, 알고 보니 고대생이 아니라 고대에서 제적을 당한 학생"이라며 "그 학생의 이력을 보면 민주노동당 당원에다 대통령선거, 국회의원 보궐선거 등 각종 선거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다닌 사람인데 방송에선 정치인이 아니고 고려대학교 재학생으로 이렇게 나왔다. 이게 얘기가 되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주 의원의 주장은 잘못된 것임이 곧 밝혀졌다. 주 의원의 발언이 있은 지 10분 뒤 진행자 손석희는 "저희 쪽으로 전화가 왔는데, 김지윤 학생은 제적됐다가 복학돼 현재 학생 신분"이라고 전했다.
◈ 김지윤 “황당하고 어이 없다. 법적 대응에 나설 것”
주 의원의 발언에 대해 당사자인 김지윤 학생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전화로 주 의원 이야기를 들었는데 황당하고 어이가 없다"며 "한 정당의 대표로 공중파에 나와서 어떻게 한 학생의 명예를 짓밟을 수 있느냐. 20일 정오께 시험이 끝나자마자 주변 사람들과 상의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지윤 학생은 해당 프로그램 게시판에도 글을 올려 "2006년 출교 조치 이후 2007년 법원으로부터 무효판결을 받았고, 가처분 판결을 통해 학생 신분을 회복했다"며 "저는 몇몇 인터뷰를 통해 제가 출교를 당했었고 민주노동당 당원임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김지윤 학생은 "전국민이 볼 수 있는 공중파 방송에서 경솔하게 한 학생의 명예를 완전히 훼손하는 주성영 의원의 행동에 분노를 감출 수 없다"며 "주 의원의 발언은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온 국민들의 진정한 뜻을 어떻게든 깎아 내리려는 의도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토론에선 주 의원에 대한 진 교수의 공격이 네티즌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진 교수는 `천민민주주의`와 `형편 없는 네티즌` 등 주 의원의 최근 발언에 대해 "`천민자본주의`란 말은 있지만 `천민민주주의`란 말은 없다"며 "주 의원님께서는 `형편없는 수준의 네티즌들이 많다`고 하시는데 오히려 `대구의 화끈한 밤문화` 운운하는 형편없는 수준의 국회의원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지난 2005년 9월 주 의원이 대구에서 동료 의원과 검찰 간부들과 함께 호텔 바에서 술을 마시며 바 여주인 및 여종업원에게 심한 욕설을 퍼부은 사건을 비꼰 것이다.
진 교수의 날카로운 공격에 대해 즉답을 피한 주 의원은 다만 토론 말미에 "허위보도에 근거해서 인신 공격한 것은 잊어버리겠다"고 의미를 축소하려 애썼다.
[사진=주성영 의원 미니홈피, MBC 100분토론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