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으로 젖꼭지를 비스듬히 물고
한 손으로는 다른 쪽 젖꼭지를 만지작 거리며 배배 틀기도 하고 꼭꼭 누르기도 하고
뱅글뱅글 돌리기도 하면서 어머니의 젖을 먹지요.
어쩌다 좌우가 궁금해서 이빨로 젖을 문 채 고개를 돌리다가 '아야 이녀석~' 이러고는
궁뎅이를 찰싹 얻어맞기도 하고요.
어떤 땐 그리 시장하지도 않은데 그냥 안겨서 젖 물고 있는게 좋아서 칭얼대기도 하는데,
몇 번 빠는 시늉만 하고 멀거니 젖꼭지를 물고 눈동자를 굴리는 경우도 있구요,
입술 밖으로 반이나 삐져 나온 걸 문 채 만 채 잠들어 있다가도,
살짝 빼거나 움직이면 또 화들짝 놀란것처럼 다시 다잡아 물고는 쪽쪽 빠는 모습,
어머니의 품은 젖이 솟아 나오는 먹이의 샘이기도 하지만, 안겨있는 자체가 사랑과 평화이지요.
늦둥이 이기도 하고, 자식이 하나뿐 이기도 해서
저는 일곱살까지 모유를 먹고 자랐는데,
밭을 일구시던 어머니 근처에 놀다가 떼를 써서 참나무 그늘 아래 바위에
한참을 안겨 있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 하지요,
젖이 나와서 먹었다기 보다는 물고 있는 편안함을 느끼려 했던 것 같군요.
감이 탐스럽게 익어 달려 있었고, 발간 감잎이 바닥에 늘려 있었던 것으로 보아
깊은 가을 이었던 것으로 기억되는 어느 날,
어머니 가슴을 헤치고 물었던 젖꼭지가 얼마나 쓰던지 놀라 뱉아내며 물었더니
'인제는 네가 너무 커서 쓴젖이 나오는 거란다'
'이제 학교에도 가야하는데 친구들이 놀리면 어쩔래' 하시길래
말도 안돼는 소리 말라며 다른 쪽도 내 놓으라고 떼를 썼던 기억이 나는군요.
'소태'를 발라 놓으셨던 걸 후에 알았지만,
좌우지간 그 후로는 먹어 보지 못했던 어머니의 젖에 대한 마지막 기억입니다.
사람 외에도 함께 사는 동물 가족들 중에는
선 채로 한마리의 새끼를 툭 떨어뜨려 낳아놓고 어미가 태를 혀로 처리 해 주면
곧 뒤뚱뒤뚱 걸어다니며 젖을 빠는 송아지가 있었고,
보통 열 두어마리~스무마리 정도의 새끼를 낳는데, 옆으로 비스듬히 누워있으면,
힘센놈과 약한놈끼리 주둥이로 다투고 밀쳐서 많이 나오는 젖꼭지를 서로 차지하는 돼지가 또 있었고,
서너마리 새끼를 낳아 기르는 강아지와 염소들,
딱히 누구의 경우라기 보다
동네의 어느 집이나 고만 고만한 아이들, 짐승들이 가족의 구성원이었고,
누구네 소 돼지가, 누구네 아이가 아픈 것 까지 자연스레 알고 지내는,
담장 안이나 바깥이나 별 비밀이 없어서
하늘이 모두의 천정이고, 앞산 뒷산이 곧 모두의 담장으로 그렇게 살던 평화로운 고향,
요줌 젋은 어머니들은 기껏해야 한 달이나 일주일
물리는 둥 마는 둥 먹이는 시늉이나 하는 게 요즈음의 모유에대한 인식일테지요?
면역에 좋다는 건 알지만 스타일 구겨질까봐 젖 물리는 걸 꺼리는 엄마에다,
나이나 관록으로 늘어진 가슴을 인정 해 주지 않는 우리 남정네들 책임이 더크지 않나 반문해 봅니다.
엄마 보다는 여자로,
누구의 엄마 보다는 저 여자로 가치관이 바뀌어가는 세태에서
아이 젖을 물린 어머니의 품 그 평화와 사랑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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