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2회 만에 월화극 시청률 1위 기록하며 화제
SBS 월화사극 '왕과 나(극본 유동윤·연출 김재형)'가 방송 2회 만에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다양한 인물들이 펼치는 빠른 전개 덕에 28일에는 전국시청률 19.7%(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를 기록하며 월화극 1위에 올랐다. 주로 뒷심이 강한 사극에서는 이례적인 성적으로 독특한 소재와 경쟁작의 부재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화제에도 '왕과 나'를 바라보는 시청자의 눈길을 혼란스럽다. 역사성을 띄는 사극이 피할 수 없는 '픽션'과 '논픽션'의 묘한 줄타기를 두고 어느 쪽을 믿어야 하는지 난감한 눈치다.
고작 2회를 내보내고 '정사(正史)'를 놓고 시청자게시판을 뜨겁게 달구는 것은 '왕과 나'의 성과이자 넘어야 할 산이다.
혼란을 일으키는 부분은 2부에 등장한 자을산군(성종)과 소화(폐비 윤씨)의 혼담이 오가는 내용. 정사에서는 사가 시절 한명회의 딸과 혼인한 자을산군이 입궐해서야 폐비 윤씨를 중전을 맞는다.
환관 김처선의 인생을 다룬 '왕과 나' 속 의도적 상황설정은 더 있다.
시대를 풍미한 김처선은 실제로는 조선 문종 때부터 연산군까지 6대의 임금을 섬겼다. 하지만 드라마 속에서는 역사와는 달리 세조 때 태어나 성종과 연산군 시대가 주된 배경이다.
정사와는 전혀 다른 허구의 관계를 맺는 것은 사극의 장점이자 매력으로 여겨졌지만 '왕과 나'처럼 실존인물이 등장하는데도 시기를 한 박자 늦춘 경우는 드물었기 때문이다.
"픽션이 있더라도 난센스는 되지 말아야"
제작진은 방영 뒤 나타날 혼란을 막고자 홈페이지를 통해 상세하게 역사와 극 중 상황을 연도별로 구분해 두고 이해를 돕고 있다. 하지만 시청자 게시판에서는 벌써 '역사 왜곡'이라는 지적이 일어나는 중이다.
시청자 정은실 씨는 "드라마이니 픽션은 기본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요즘 대부분 중고생은 많은 역사 지식을 드라마를 통해 배운다"라며 "중요한 부분은 사실로 그려야 한다"라고 밝혔다.
시청자 중 일부는 해설을 삽입해 정사와 픽션의 구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SBS는 앞서 방영한 고구려 배경의 사극 '연개소문'에서 이런 방법을 썼다.
또 다른 시청자 김관우 씨는 "픽션이라고 하지만 난센스는 되지 말아야 한다"라면서 1, 2회에서 잇따라 등장한 작위적인 설정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50부작 '왕과 나'는 2회 만에 관심과 화제를 동시에 낳으면서 성공적으로 출발했다. 이렇다 할 경쟁작이 없는 상황에서 20%에 다다른 시청률까지 얻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환관 김처선(오만석 분)과 왕비 소화(구혜선 분)가 정신적 사랑을 나누고 성종(고주원 분)까지 가세해 삼각관계를 이룬다는 내용은 호기심을 일으키는 원인이지만 동시에 '역사 왜곡'이란 주장을 부채질할 우려도 있다.
연출자 김재형 PD는 방영에 앞서 "'왕과 나'의 내용은 정사에도 야사에도 없는 이야기"라고 설명하며 "그래서 더 매력적이고 새롭다"라고 했다.
역사적 사실을 꼼꼼히 따지기보다 인간의 숭고한 사랑을 눈여겨 봐주길 바라는 김 PD의 각오가 드라마를 둘러싸고 긍정적인 여론을 형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이해리 기자 dlgof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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