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이슈 부채질

'아프칸 인질 맞' or'성의 표시' 설득, 1인당 몸값 50만~100만불설 나돌아

이경희330 2007. 8. 30. 09:40
탈레반 '인질관리' 장기화 부담 느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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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 전원석방에 합의한 한국 정부 및 탈레반 협상 대표가 28일 아프가니스탄 가즈니주 적신월사(이슬람권 적십자사) 건물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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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자.김지나씨 석방(13일) 이후 답보 상태에 빠졌던 인질 협상이 피랍 41일째 전격 타결됐다.

그간 한국 정부는 탈레반과의 물밑 접촉에서 나머지 인질을 한꺼번에 석방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인질을 오래 잡아 놓고 최대한의 이익을 얻어내야 하는 탈레반 쪽에선 일괄 석방에 선뜻 합의해 줄 이유가 별로 없었다. 그래서 탈레반이 인질들을 소그룹으로 나눠 여성부터 단계적으로 풀어주면서 챙길 것을 최대한 챙기는 이른바 '살라미 전술'을 구사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아프간 및 다국적 군대와 끊임없이 교전을 벌이다 보니 많은 숫자의 인질을 끌고 다니는 데 따른 현실적인 어려움이 컸을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여타 이슬람 국가가 조기 석방을 한목소리로 외치는 것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을 터다.

내달 13일 전후 시작되는 이슬람의 최대 명절 라마단도 결정적 계기가 된 듯하다. 본지 통신원 아부하산에 따르면 탈레반 최고지도위원회는 최근 라마단이 시작되기 전에 인질들을 모두 풀어주라는 결정을 내렸다.

그렇다면 탈레반이 협상 초기부터 줄기차게 요구했던 '수감자 석방'을 양보하는 대신 얻어낸 것은 무얼까.

양측은 이날 협상이 끝난 뒤 연내 한국군 철수와 향후 기독교 단체의 아프간 선교 금지 등이 협상 타결 조건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애초부터 한국군은 올해 말 철수할 예정이었던 데다 선교단체는 물론 아프간 내 한국인들의 입국이 전면 금지된 상황이라 이는 '발표용'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탈레반과 한국 정부는 부인하고 있으나 인질 석방의 대가로 몸값을 지불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현지 관계자들은 점치고 있다.

외신에선 탈레반이 1인당 10만 달러의 몸값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아부하산은 인질 1인당 50만~100만 달러 선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협상장 주변에서 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탈레반이 돈 때문에 인질을 납치했다는 비난을 피해 가기 위해 막후에서 또 다른 '선물'을 요구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따라 라마단을 맞아 아프간 정부가 일부 탈레반 수감자를 특별사면 형식으로 석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라마단=이슬람력으로 9월을 뜻한다. 라마단은 알라(이슬람교의 유일신)가 천사 가브리엘을 통해 예언자 마호메트에게 코란을 계시한 달이다.
이를 신성하게 여겨 한 달 동안 일출부터 일몰까지 단식한다. 물도 마시지 못한다. 그러나 해가 진 뒤에는 마음껏 먹고 마신다. 라마단 기간 중 어린이.임산부.환자는 단식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음력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매년 시기가 다르다. 올해 라마단은 9월 13일 전후에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