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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 파문'의 본질은 권력부패다

이경희330 2007. 9. 18. 09:19
의혹 쌓이면 盧 정권 도덕성에 치명타, 철저 해명해야
 
김영호
 
 신정아…, 신정아…, 입마다 그녀를 오르내린다. 예일대 가짜 박사라는 깜도 안 되는 30대 중반의 여자가 정말 소설을 같은 이야기를 밑도 끝도 없이 토해낸다. 권력의 핵심에 앉아있던 세도가가 20세 연하의 여자와 연출해 내는 이야기가 돈 그리고 권력과 명예가 얽혀 갈수록 흥미를 더해간다. 알몸 사진까지 튀어나와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추문으로 번지며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는다. 자칫 권력형 부패사건이 애정행각으로 흐를 판이다.
 
그녀의 치밀하지 못한 언행은 들통났음직하다. 박사학위를 인터넷을 통해 딴다든지 탐정을 고용해 논문 대리작성자를 쫓는다는 따위가 거짓말 치곤 허술하다. 미술을 보는 안목인들 얼마나 출중한지 의문이다. 그녀가 교류한 인사들은 하나같이 이 나라의 성층권을 형성하는 지배계층에 속한다. 그들이 왜 그녀한테 휘둘렸을까? 권좌가 늘 그녀의 그림자에 투영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시사IN>은 최근 학력위조 파문으로 인해 미국에 체류하다가 귀국한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와의 인터뷰 내용을 창간호에 게재했다.     ©박철홍
 
 배후세력으로 지목된 변양균씨는 노무현 정권 들어 수직출세한 사람이다. 예산기획처 국장-차관-장관을 거쳐 청와대 3인자인 정책실장을 지냈다. 그와 그녀를 둘러싼 온갖 의혹이 쏟아진다. 신용불량자라는 여자의 증권계좌에 5억8,000만원이나 있다니 수수께끼다. 외제차를 타고 월세가 웬만한 봉급쟁이의 월급 수준이다. 집무실을 작은 미술관을 꾸민다는 그 남자는 월세가 1,000만원쯤 되는 호텔에서 기거했단다. 그 흔한 돈이 의혹을 더욱 짙게 한다.
 
 그녀가 교수 노릇을 하려다 가짜 학위가 시비에 휘말렸다. 문제를 제기했던 동국대 재단이사가 해임되는 수상한 일이 일어났다. 뒤탈은커녕 잇달아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2007 아르코 주빈국 큐레이터로 선임됐다. 그녀가 임용된 이후 동국대에는 교육부의 지원금이 늘어났단다. 비엔날레와 아르코에도 국고지원이 증액됐다고 한다. 누가 뒤에서 힘을 쓰지 않고는 어려웠을 성싶다.   
 
 그녀는 성곡미술관의 큐레이터였다. 그곳이 문화관광부 1,200만원 등 수천만원의 정부지원을 받았다고 한다. 변씨는 장관 때 그녀를 통해 그곳에서 나라 돈으로 그림 두 점을 샀단다. 그 탓에 청와대와 정부부처의 미술품 구입에도 입김을 넣었을 것이란 의혹이 인다. 유수한 기업과 은행이 앞다퉈 후원금을 냈다. 그 중 당시 대우건설 사장과 산업은행 총재는 변씨의 고교동창이다. 기업풍토가 아직 문화후원에는 인색하다. 유독 이 미술관에만 너그러웠으니 이상할만하다.
 
 그 숱한 의혹에 그가 연루되었다면 나랏일은 언제 했는지 모르겠다. 사건이 애정행각으로 흐르면 본질을 흐린다. 의혹이 더 꼬리를 물면 노 정권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준다.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도록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