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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저널이 뽑은 국제사회 10대 뉴스

이경희330 2009. 1. 3. 22:32

국제사회 10대 뉴스

◇글로벌 금융위기
지난 9월,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이후 미국 최대 증권사인 메릴린치가 뱅크 오브 아메리카에 매각되는 등 대형 은행들이 연거푸 쓰러지면서 세계 금융계엔 파산과 합병 등 지각변동의 쓰나미가 몰아닥쳤다. 각국의 증권시장이 동반 폭락했으며, 하늘 높은지 모르고 솟구치던 유가와 식량가격 등 상품 가격 역시 급락세로 꺾였다. `경제대통령, 마에스트로'로 불리며 월가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전 의장 스스로 자신의 이론에 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경기 침체의 긴 터널을 지나야 한다는 암울한 전망은 각국 정부의 적극적 역할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민간은행의 국유화 등 국가의 시장개입 확대는 향후 자본주의와 세계화의 양태가 과거와는 다를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
미국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11월4일 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누르고 제44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바마 혁명'으로 불릴 만한 이 승리로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탄생했으며, 민주당은 8년 만에 정권을 되찾았다. 오바마의 '변화와 희망'에 힘입어 대선과 함께 치러진 상ㆍ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압승했으며 미국의 국정운영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됐다. 미국 경제의 부흥과 일방주의로 치달았던 외교노선의 교정 및 국제적 역할 확대라는 과제를 짊어진 오바마 당선인은 자신의 라이벌이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국무장관에 지명하고 로버트 게이츠 현 국방장관을 유임하는 등 새로운 인사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쓰촨 대지진
지난 5월12일 중국 쓰촨(四川)성 원촨(汶川)현에서 리히터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 7만여명이 사망했다. 이는 미얀마 나르기스 참사와 함께 올해의 대재앙으로 기록됐다. 중국 정부는 구조와 복구를 위해 14만명에 이르는 군 병력을 투입해야 했으며,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복구현장을 진두 지휘했다. 딸의 사망 소식을 듣고도 구호 현장을 지킨 의사, 현장을 취재하던 사진기자를 구해냈지만 헬기에 치여 숨진 공무원, 갓난아기들에게 자신의 젖을 물린 여경 등 극한적 상황에서 발휘된 진한 인간애가 잇따라 전해지면서 전세계인들을 감동시켰다.원 총리의 지휘 아래 발빠르게 이뤄진 중국 정부의 구호 노력과 국제사회의 지원은 우려를 불식시켰고, 중국은 대규모 재난에 대한 능동적 대처능력을 전세계에 각인시켰다.

◇국제유가 급등락
국제유가가 중동 지역의 불안한 정세와 달러화 가치의 하락 등을 배경으로 연초부터 무서운 속도로 치솟더니, 한때 배럴당 150달러에 육박하며 각국 경제를 주름지게 하는 위협 요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유가 급등은 전세계인들에게 에너지 절약과 신에너지 개발 필요성을 깨닫게 함으로써 소비 패턴의 변화 필요성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됐다. 기름값 급등으로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인 미국에서도 차량 운행이 감소했으며, 바이오연료 등 대체에너지 생산과 전기자동차 개발 등 대안 마련을 위한 각국의 노력이 배가됐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이 도래하며 원유 수요가 급감하자 국제유가 수준은 다시 배럴당 30달러 수준으로 내려앉았고 산유국들은 다시 유가하락을 위한 감산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지구촌 멜라민 파동
중국산 분유를 비롯한 유제품에서 유독성 물질인 멜라민이 검출되면서 전세계는 먹거리 공포에 휩싸였다. 중국 당국은 분유를 먹은 6명의 영유아가 사망했으며 이로 인한 신장결석에 걸린 피해 아동이 중국 전역에서 29만명, 입원환자만 5만1천900명에 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각국은 멜라민 파동을 계기로 중국산 식품에 대한 검역과 원산지 표시제를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야 했으며, 이는 중국산 식품에 무방비로 노출된 우리 사회에도 멜라민 검출 제품 수거와 수입 중단 등 상당한 파문을 낳았다.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한 신흥 경제대국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 개최와 유인우주선 발사 등으로 국가의 체면을 키웠지만 저질 분유와 유해 동물사료, 독성 치약, 불량 아동완구 등 유해제품 공급처라는 오명을 떨쳐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미얀마 사이클론 참사
지난 5월 미얀마 이라와디 삼각주 지역을 강타한 사이클론 나르기스는 무려 13만8천여명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이로 인한 재산피해는 49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240만명에 이르는 이재민들 가운데 상당수가 여전히 제대로 된 구호의 손길을 구하지 못한 채 기아선상에 허덕이고 있으며 재난 당시의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이재민 구호보다 정권유지가 더 중요했던 군사정부는 재난후 초기 대응부터 국제사회의 구호 지원 손길을 뿌리치고 통제에 나서 피해를 더욱 키웠으며 국제사회는 일제히 이를 비난했다.

◇태국 시위와 정권 교체
탁신 치나왓 전 총리의 그림자가 여전했던 태국에서 반(反) 탁신 시위대의 정부청사 점거와 공항 폐쇄 등 극심한 정치적 대립을 딛고 7년6개월만의 정권교체가 실현됐다. 민주당의 아피시트 웨차치와 대표는 헌법재판소의 집권여당 해산 결정 이후 여당 일파를 끌어들인 연립정부 구성에 성공, 지난 15일 총리직에 올랐다. 지난 2년3개월간 총리가 5명이나 바뀌는 등 그간 태국의 혼란은 극에 달했다. 특히 탁신에 반대하는 국민민주주의연대(PAD)가 이끄는 시위대는 지난 8월 정부청사를 점거한 뒤 장기농성에 들어갔고, 급기야 국제공항 점거로 항공기 운항마저 마비되기도 했다.

◇베이징 올림픽
중국은 개혁.개방 30년 만에 열린 8월 베이징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중화(中華)'의 부흥을 세계 만방에 과시했다.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을 내걸었으나 성화 봉송부터 티베트와 신장자치구 분리독립운동의 장애물에 부닥쳤으며 개막식을 3개월 앞두고는 쓰촨성 대지진의 국난에 시달렸다. 대기오염과 획일적 통제 등 각종 문제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들은 올림픽을 무난하게 치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 또한 수영 금메달의 숙원을 실현한 박태환과 역도의 장미란 등을 내세워 세계 10위권 진입의 목표를 무난히 달성하며 온 국민의 갈채를 받았다.

◇유럽물리학연구소, `빅뱅' 재현 실험 실시
지난 9월 139억년전 우주탄생을 재현하는 세기적 실험이 단행됐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는 제네바와 프랑스 국경지대 지하 100m에 길이 27km의 원형터널과 대형강입자충돌기(LHC)를 설치, 그 속에서 수소 양성자 빔을 충돌시켜 우주 탄생 초기의 빅뱅을 소규모로 재현하는 실험에 착수했다. 우주 탄생의 신비를 간직한 힉스입자를 확인하고 베일에 가린 암흑물질 및 암흑에너지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한 것. 과학자들은 세기적 실험에 환호했으나 실험으로 인해 생길 지 모르는 미니 블랙홀과 그 파장에 대한 우려 또한 적지 않게 제기되며 논란이 됐다.

◇그루지야 전쟁
그루지야가 8월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남오세티야를 침공하자 러시아가 자국 시민권자 보호를 명목으로 개입, 양 국간 충돌로 1천명이 넘는 사상자와 15만여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막강한 군사력을 앞세워 닷새만에 전황을 지배하는 성과를 올린 러시아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견제에도 군대를 한동안 주둔시키자 신냉전이 도래했다는 우려도 나왔다. 러시아는 10월 자국군대를 모두 철수시켰으나 그루지야의 반발을 묵살하며 남오세티야, 압하지야 두 자치공화국의 독립을 인정하는 조치를 취했다. 러시아는 이로써 옛소련 지역에서의 이권충돌 상황이 되면 언제든 개입할 수 있다는 의지와 능력` 만방에 알렸다.

sundayjournal특별취재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