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니 억울한 것도, 잘못한 것도 많다.
하지만
바꾸어 생각해보면 삶이란 대체로 일방으로 기우는 것이 아닌, 어떤 기묘한 평형이 작용하지 않나...하고 쓸모없는 생각을하게 된다.
- 사랑과 이별이 같은 말이며,
- 매번 오는 봄과 여름과 가을과 겨울이 대체로 그렇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가끔 찾아오는 불공평과, 결핍과, 억울함에 대하여 애써 고민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억울한 것은 그대로 억울하고, 행복한 것은 또 그대로 행복했다.
문제는...
문제는 그 평형점이 찾아오는 시간대가 불가측하다는 것에 있다. 예측할 수 없다. 어제의 불행이 오늘의 행복으로 바로 상쇄된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대체로 그렇지가 못하다. 그 평형점은 바로 오기도 하고 영원히 오지 않을 것처럼 오래 걸쳐서 오기도 하니까.
토끼가 몇 순배가 돌아야 그들을 잡아먹는 늑대가 될 것이며. 다른 생명을 죽여야 살아내는 늑대는 또 얼마가 있어야 들판의 토끼가 될는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대저 평형이란 그런 것이다.
그래서 축복과 저주는 토끼의 것인지 늑대의 것인지 알 수 없다. 살기 위해서 도망가는 것은 짐작이 가지만 누구를 죽여야 살아내는 것의 슬픔은 쉽게 가늠하기 힘든 까닭이다.
토끼같던 아이가 자라고 자라서 점점 곰의 탈을 쓴 늑대로 변해 가고 있는 것 같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