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journal정치

박영준 인맥의 비밀

이경희330 2009. 1. 29. 23:30

사람 관리’의 귀재

박영준 국무차장을 잘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그와 ‘피보다 진한 의형제 관계’인 김대식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은 그에 대해 “추진력과 재능이 뛰어나고 신의가 있는 사람이다”라고 치켜세운다. 하지만 박 차장과 한때 극명하게 대립했던 소장파 일각에서는 “앞에서 허허 웃고 나서도 나중에 뒤통수를 치는 전형적인 기회주의자”라며 혹평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박 차장의 능력을 인정하는 사람들은 그가 사람 관리 하나는 기가 막히게 한다는 것을 최대 장점으로 든다. 한 번 자신과 인연을 맺은 사람은 웬만해선 내치지 않고 나중에라도 챙겨주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이와 관련한 일화 한 토막.

그는 지난해 6월 초 청와대에 기획조정비서관직 사의를 표명한 뒤 그 다음날 새벽 4시까지 주변 인사들과 술을 마시며 자신의 낙마에 대해 안타까운 속내를 토로했다고 한다. 그 자리에는 K, J 의원 등 주로 서울시청 출신 인맥들이 함께 했다고 한다. 그 자리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박 차장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지는 않았지만 ‘왜 사표를 썼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억울해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박 차장은 그날 술자리를 끝낸 뒤 새벽에 자신의 지인 200여 명에게 일일이 전화를 하거나 메시지를 보내 “나는 괜찮다. 그동안 고마웠다”라며 인사를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를 전해들은 한 의원은 “믿기 어려운 이야기지만 박 차장을 좀 아는 사람들은 충분히 그럴 만한 사람이라고 이해할 것”이라며 그의 인맥 관리 열정에 혀를 내둘렀다는 후문이다.

성기노 기자 kin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