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문화에서 네거티브와 합종연횡말고 우리가 가진 것이 없는가?
답답하다면, ‘정치문화가 일반문화의 범주에 있지만, 반드시 일반문화와 일치하는게 아닌 하위문화’라고 자위하면 될 일이다. 네거티브로 재미 못보면 남은 것은 정책이 아니라, 합종연횡말고는 내세울게 없는 우리네 정치문화의 현실을 탓할 수 밖에 없다.
이제 보름이다. 제17대 대통령선거가 이제 보름 남았다. 내일 BBK 검찰발표가 있을 예정이지만, 수사발표에서 요동을 가져올 내용이 없다는게 중평이다. 이제 여권의 입장에서는 현재 판세에 변화를 줄만한 강력한 이슈와 쟁점이 없어진 셈이다. 새삼 정책공약을 펼치자니 능력부족이고 시간부족이다. 경기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그냥 골문으로 중거리슛 날리고 슬로건 위주의 헤딩정치를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1:0으로 뒤지는 후반전 마지막 승부에서 페널티킥을 유도했지만, 이마저도 여권진영의 헐리우드 액션이 되어 버렸다.
이틀 전부터 대선정국에 또다시 합종연횡이 일어나고 있다. 정몽준과 이명박이 손을 잡고, 심대평과 이회창이 입을 맞추었다. 차이가 있다면, 정몽준 의원의 이명박 후보 지지선언이고 심대평과 이회창의 경우는 후보간 단일화이다. 이회창 후보는 공직선거법 84조를 위반하면서 심대평 후보와 입을 맞춘 셈이다. 혹자는 홧김에 서방질했다고 하지만, 심대평의 입장에서는 최선의 선택일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 문국현도 후보단일화와 ‘죽음의 키스’를 시도하고 있다. 문국현이 말했던 진짜경제(?)가 그렇게 경멸하던 무능경제와 손을 잡으려고 하는 셈이다. 지지율은 한자릿수에서 ‘차렷’ 해버렸고, 든든한 지원을 기대했던 강금실마저 방향을 틀고, 손을 들어주어야 할 박원순도 뒷방으로 물러선 마당에 ‘못먹어도 고’만 할 수 없는 입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미완성 후보의 비애를 보고있다.
이들의 합종연횡에는 복잡다양한 정치셈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한마디로 용의 꼬리보다는 뱀의 머리에 가까울 수 있는 최대공약수만 얻으면 된다. 지지선언과 단일화의 이면에서 후보의 독단은 존재할 수 없다. 만약 독단이 있다면, 정치생명은 끝이다. 내년 4월총선의 공천지분과 당지분이 최우선이고, 이게 기준이다. 한마디로 ‘정치적 고용승계와 정년보장’이 우선이란 얘기다. 이것만 보장된다면, 마누라와 잔 놈이랑도 웃으며 술 한잔 할 수 있는게 정치다.
아무튼 우리는 당분간 이런 정치쇼를 지켜보아야 한다. 관객이 예측할 수 없는 의외성이 가미된다면, 일단 쇼는 된다.
현재까지 이번 정치쇼는 커다란 파급력을 보이지 않았다. 외외성이 적었고, 이미 어느정도 예측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흥행요소가 남았을까? 19금영화로 비교하자면, 대놓고 막가는 포르노보다는 어느정도 시나리오도 갖추고 할듯 말듯 애간장을 녹이는 ‘정사장면’이 남았다. 한눈에 필이 꽂히는 천생연분보다는 티격태격 갖은 우여곡절을 겪지만, 끝내는 한몸을 이루는 해피엔딩이 남았다는 얘기다.
불행하게도 2002년 대선의 노-정 단일화와 이별이 보여주었던 ‘극적인 불륜’을 넘어서지 못하면, 이마저도 파급력이 전혀 없다. ‘뭉쳐야 산다’는 여권의 후보단일화는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특별한 흥행코드도 상실했다. 물론 서로가 노닥거릴 시간도 없다. 대책없는 대책이라면, 그들 말처럼 '하느님이 보우하사'말고는 남은게 없다.
굳이 현재 후보구도에서 파급력을 가졌다면, 이명박 후보와 이회창 후보의 단일화이다. 범(?)여권진영의 합종연횡은 표심에서 이미 국민적 구매력을 상실했다. 그나마 야권진영의 후보단일화가 어느정도 흥행성을 갖추었다는 말이다.
어쨌거나 미완성 후보들의 부르다 멎은 노래와 쓰다만 편지가 이제 곳곳에 널려있을 참이다. 참 서글픈 우리 정치현실이다.
신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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