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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 특검, 더러운 꼼수

이경희330 2007. 12. 5. 21:43

여당이 BBK 특검을 도입하겠단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참으로 이상한 애들이다.. 특검이란 워터게이트 사건에서 처음 도입된 것으로, 집권세력의 비리를 권력의 하수인인 검찰에 맡길 수가 없기에 실행하는 제도다.. 예를 들면 신정아-변양균 사태 같은 집권세력의 권력형 비리를 특검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야당 대선후보가 관련된 검찰의 수사를 집권여당이 못 믿겠다고 특검을 하자니 개그도 이런 개그가 없다..


물론 여권이 개과천선을 하여 자신들로 인해 고단해진 국민을 한번 웃겨주자는 의미에서 허접한 개그를 하는 것은 아닐 게다.. 나름대로 잔머리와 계산을 가지고 하는 꼼수놀음이다.. 허접한 머리 속에서 나오는 꼼수야 어차피 부처님 손바닥이다.. 오늘은 그들의 얄팍한 꼼수를 파헤쳐 보는 것으로 즐거운 하루를 시작해 보고자 한다.. 내가 보기에 여권은 BBK 특검 도입을 통해 크게 세가지 정도의 정치적 계산을 하고 있는 듯 싶다..


첫째, 여당은 BBK 수사결과 발표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수사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검찰 압박 수단으로 특검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본다.. 검찰의 입장에서는 특검이야말로 피하고 싶은 일이 아닐 수가 없다.. 특검은 곧 검찰의 공정성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며, 따라서 검찰의 입장에서 특검도입은 명예의 실추가 아닐 수가 없다.. 그런 속성을 이용 검찰을 압박하여 유리한 수사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꼼수일 것이다..


물론 그러한 압박은 양날의 검이다.. 검찰이 정말로 특검이 두려워 사실을 호도하고 여권에게 유리한 수사결과를 발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삼성문제로 만신창이 된 검찰의 입장에서는 BBK 수사까지 특검이 도입이 된다면 그 스트레스는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관점에서 볼 때, 국민의 지지를 전혀 받지 못하는 여당이 국회 다수의석을 이용해 검찰을 압박하는 행위는 검찰을 자극,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더 크다..


둘째, 특검 도입 논란을 통해 여당은 BBK문제를 12월 19일까지 끌고 가 보자는 심사도 있을 것이다.. 사실 그 동안 BBK에 몰빵을 해 왔던 여당의 입장에서는 검찰의 발표로 BBK문제가 종결되어버리는 것만큼 큰 재앙이 없다.. 대선을 보름 남짓 남긴 시점에서 한나라당을 공격하는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 띄우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찌해서든 대선 때까지 한나라당에 대한 BBK 공세를 이어가며 선수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만에 하나 검찰의 발표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나온다면 여당에게는 그보다 좋은 일은 없다.. 검찰의 수사결과를 토대로 전보다 더 강력한 수위로 한나라당을 압박하면 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염두에 두어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특검이 아닌가 생각을 한다.. 검찰이 BBK와 이명박의 무관함을 발표하더라도 거기서 이슈를 끝내지 않고 특검논란을 통해 대선 때까지 BBK 문제를 끌고 가자는 꼼수일 것이다..


셋째, 여당은 BBK 특검논의를 통해 총선까지 고려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주지하다시피 대선이 끝나고 6개월 후에 총선이 있다.. 대선에 승리할 가능성이 별로 보이지 않는 시점에서 여당은 총선 역시 고민하지 않을 수가 없다.. 대선에 패배를 하면 곧 그것은 여권의 대대적인 분열로 이어지며 총선은 해보나마나 지리멸렬하는 선거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패배 이후에도 여권을 결속시킬 이슈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그 가장 좋은 방법은 반 이명박 연대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을 한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BBK 문제를 대선 이후까지 끌고 가야 한다.. 그러나 이명박이 대통령에 당선이 되면 검찰에 더 이상의 수사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수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국회 다수의석을 이용하여 특검을 도입하여, 대선 이후에도 BBK문제를 정치적 공세의 도구로 사용하고자 하는 꼼수도 있다고 본다.. 정말 징한 애들이라 아니할 수가 없다..


여당이 BBK 특검 도입을 주장하는 이면에는 이런 복합적인 계산이 있으리라 본다.. 뭐 나름대로 머리를 굴린 모습은 보이나 그 허접한 머리에서 나오는 꼼수는 어차피 허접할 수 밖에 없다.. 나는 그런 여당의 모습을 보며 과거 탄핵으로 자멸의 길을 걸었던 한나라당의 모습을 본다.. 민심이 이반된 상태에서 국회 다수의석이라는 남은 메리트를 이용하여 어찌해보려고 하는 꼼수는 결국 대대적인 국민적 저항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그리고 노파심에서 이야기를 하는데, 한나라당이나 우파진영도 지나친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고 본다.. 여당의 특검도입 요구를 단지 “유리한 검찰의 BBK 수사 결과 발표의 증거”로 해석하여 샴페인을 먼저 터뜨리는 우는 범해서는 안 된다.. 뭐 설사 검찰의 BBK 발표가 이명박에게 불리하게 나오더라도 이번 대선의 구도가 변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여권의 꼼수를 먼저 읽고 그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 좋지 않겠냐는 소리다..


시대유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