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논객 ‘미네르바’가 29일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광장 아고라에 한 달여 만에 나타나 암호와 같이 아리쏭한 글을 남겨 화제가 되고 있다.
미네르바가 다시 아고라에 글을 올린 것은 지난달 29일 김영삼 전 대통령을 맹비난한 글을 끝으로 꼭 한 달만이다.
미네르바는 이날 아고라에 올린 “대정부 긴급 공문 발송 - 1보”란 제목의 글에서 “2008년 12월 29일 오후 2시 30분 이후 주요 7대 금융 기관 및 수출·입 관련 주요 기업에게 달러 매수를 금지할 것을 긴급 공문 전송. - 정부 긴급 업무 명령 1호-”라고 밝혔다.
미네르바는 또 “중요 세부 사항은 각 회사별 자금 관리 운용팀에 문의 바람. 세부적인 스팩은 법적 문제상 공개적으로 말할 수 없음. 단 한시적인 기간 내의 정부 업무 명령인 것으로 제한한다”고 썼다.
미네르바가 이같이 경제 관련 문제를 암호식으로 표현한 것은 정부와의 마찰을 빚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미네르바는 앞서 지난 11월 13일 “경제에 대해서는 ‘국가가 침묵을 명령’했기 때문에 입 닥치겠다”면서 MB 정부가 미네르바에게 경제 예측 글을 인터넷에 올리는 것을 중지할 것을 명령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네르바의 글에 누리꾼들은 반가움을 표하면서도 최근 환율과 관련한 의구심을 쏟아냈다.
누리꾼 ‘Rose’는 “진짜 얼마 전부터 환율이 이상하게 조용하다 했는데 이런 일이 있었군요”라면서도 “님이 글 적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가타부타 송곳 같은 평가와 해석이 없는 님의 글이 영 익숙하지 않네요”라고 밝혔다.
누리꾼 ‘xksgor’도 “이상하다 했다, 환율이 떨어지니... 그럴 리가 없는데”라며 “이렇게 떨어뜨리고 누구에게 사라는 걸까”라고 말했다.
누리꾼 ‘낮은눈’은 “이제 사견을 내놓기 곤란하실 테니 직접적인 정보만 주시는군요”라며 “그래도 이게 어딥니까, 반가워요”라고 썼다.
누리꾼 ‘팬텀’은 “연말 며칠 안 남아서 원·달러 환율을 정말 억지로 묶으려고 하는 거네, 각종 통계수치에 부담을 느끼는 듯”이라며 “작년 1인당 GDP 2만 달러에서 얼마나 떨어질지 모르니까 그것도 부담일 것이고...이거 완전히 막장 정부네. 이게 시장 친화적이야? 눈 가리고 아웅을 해라. 이런 짓하려고 방송장악하려는 거 누구 모르냐?”라고 MB 정부의 언론 관련법 개정 강행 움직임과 관련해 비판했다.
그동안 미네르바의 글에 해석 글을 지속적으로 올려온 누리꾼 ‘짱’은 “오늘 점심 먹고 두시 반 이후로 1등부터 7등까지 은행들, 증권사, 보험사와 수출·수입하는 큰 회사들은 달러 사지말라, 지금 연말 환율 잡으려고 땀 삐질삐질하면서 전쟁하는 거 안 보이는가”라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짱’은 또 “더 이야기 하고 싶지만 내가 지금 경제 문제를 말하지 말라고 해서 안 하고 있는 거 알지? 니들이 그러고도 대한민국에 적을 두고 밥벌이를 하는 은행 기업들이냐? 이제 그만하면 많이 묵었다 아이가”라고 미네르바의 글을 풀이했다.
앞서 미네르바는 지난 11월 29일 김영삼 전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향해 “정신이 이상하다”, “독재자 김정일의 대변인”라고 독설을 퍼부은 것에 대해 “이런 깡패만도 못한 3류 양아치 같은 노인네까지 지랄 꼴갑질을 하고 있다”며 “97년 IMF로 경제를 말아 먹은 과거의 퇴물이 이제 10년이 지나서 지껄여 대는 걸 보니 확실히 망조는 망조라는 걸 느낀다”고 맹비난한 바 있다.
하지만 논란이 확산되자 기획재정부 쪽에서는 미네르바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란 해명자료를 내기도 했다. 다음 측에서는 기획재정부의 해명자료가 나오자 미네르바의 글을 블라이드 처리해 누리꾼들이 더이상 보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민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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