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독립당(?)의 탄생 ⓒ Bosoo
궁물신당과 열린당의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요? 같은 점은 의원과 당원의 인적 구성이 거의 똑같고 당헌 당규가 비슷하다는 점, 반 한나라당 정서가 같다는 것입니다. 다른 점은 궁물당은 노대통령을 완전 배제했다, 더 이상 여권이 아니다, 한나라당과 참여정부를 동시에 욕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프리랜서 당이 됐다.. 는 겁니다.
사실 열린당 내에서는 의원들이 참여정부 정책에 불만이 있어도 소신대로 말할 수 없는 분위기였습니다. 개혁 업무에 태업은 부리고 가끔 대통령한테 눈깔 똥그랗게 뜨고 대들긴 했어도 완전히 미칠 수 없는 한계는 있었죠. 그래도 명색이 여당 아니었습니까. 또 대통령이 당적을 포기했어도 결국은 모두 대통령 눈치를 봐야만 했습니다. 정동영도 대통령 좀 구워 삶아보려고 독대를 하는 등 땀 뻘뻘 흘린 거 다 압니다.
궁물신당은 이런 속박(?)으로부터 끊임없는 해방을 도모했고 결국 새로운 독립국가, 아니 당을 건국 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죠. 새로운 나라라면서 똑같은 인간, 똑같은 내용으로 만든 게 새로운 당이라뇨. 아니, 똑같지는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게 다릅니다. 속국이냐 독립국이냐를 판가름 하는 기준이 바로 `주권'이 누구에게 있느냐입니다.
열린당에서도 궁물들은 자기 맘대로 주권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대통령과 여당의 부담은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마치 우리가 미국 눈치를 봐야 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드디어 궁물들은 엑소더스를 감행해 명실공히 `자주독립당'을 선포 했습니다. 당을 무너트리며 당의 구성원들을 모두 끌고 나가서 말입니다. 인간들은 똑같은 인간들이지만 이젠 여당도 벗고 노대통령도 떨구고 리버럴합니다.
이제는 편하게 정부와 대통령 욕을 할 수 있는 체제를 갖췄습니다. 물론 처음엔 자제도 하고 정부 편도 들고 하겠죠. 아직 정서까지 다 바뀐 것도 아니고 국민눈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언제까지 그러고 있겠습니까. 벌써 오충일 대표 말하는 싸가지 보세요. 참여정부가 민생에 실패 했답니다. 민생실패론은 이제 박근혜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궁물당도 가세하기 시작했어요.
선거전 양상 전망
궁물신당의 목적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반 한나라당 세력들을 닥닥 긁어모아서 정권을 잡는다, 또 하나는 위의 `자주독립당'입니다. 궁물들은 열린당 내에서 끊임없이 대통령과 자신들을 분리하려고 엄청난 노력들을 해 왔습니다. 대통령의 떨어진 지지율이 자신의 밥그릇을 위협한 게 가장 컸을 겁니다. 그렇게 시작된 궁물들의 태동은 통합운동으로 이어지고 드디어 자주독립당을 선포하기까지에 이른 거죠.
이런 전제로 대선전 양상을 한번 전망해 봅시다. 제 말이 꼭 맞는 말은 아니겠지만 꼭 틀린 말도 아닐 겁니다. 적어도 경계는 해야 할 가능성 정도는 되겠죠. 일단 궁물당 내의 경선전은 어떻게 될까요? 궁물당의 정체성은 반 한나라당과 비 여당입니다. 서로 자기가 반 한나라당의 적임자임을 열라게 외칠 겁니다. 이건 친노든 궁물이든 똑같습니다.
그런데 비 여당, 정확히 말하면 참여정부와 별 상관이 없어 보이고 싶은 궁물들은 참여정부의 실정(?)과 대통령 비난도 섞을 겁니다. 물론 한나라당처럼이야 하겠냐지만, 원래 참여정부에서 목 좀 축인 놈의 비난이 더 지랄 같은 법이죠. 내부고발자처럼 자기가 이러이러한 경험을 해서 좀 아는데 이러이러하더라.. 하면 분위기 달아오르는 거죠. 아시다시피 궁물당의 주체들은 궁물입니다. 친노 주자들이 목에 피를 토하며 방어를 해도(그럴 것 같지도 않습니다만) 궁물당에선 소수 의견이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제도적으로 분위기적으로 어떠하든 따를 시키려고 별 지랄들을 다 할 겁니다. 싸우려면 꽤 처절하게 싸워야 합니다.
이 같은 경선이 끝나면 후보가 결정돼 대선전을 치룰 겁니다. 여기엔 두 가지 양상이 있습니다. 1. 친노가 기적적으로 이기고 나온다. 2. 궁물이 예상대로 나온다.. 친노가 기적적으로 이긴다는 의미는 당내 주류, 기득권, 왕따, 친노의 분열.. 등을 모두 극복한 승리기 때문에 기적이라는 단어가 붙을 만합니다. 정말 처절하고 위대한 승리가 될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되기 위해선 친노의 후보단일화도 가정할 수가 있습니다. 후보 단일화 없이 승리한다면 더욱 기적이겠죠. 그런데 과연 누가 양보할까요? 만일 양보들을 했다면 비관적인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백의종군이 발생한 것으로 예상할 수도 있습니다.
후보단일화는 당위성은 넘쳐도 그리 현실적이지는 못합니다. 어쨌든 어찌어찌해서 친노가 대선후보로 나왔다고 합시다. 그런데 패배한 궁물당 궁물들이 과연 이 친노후보를 위해서 땀 뻘뻘 흘리면서 뛰어줄까요? 바랄 걸 바래야죠. 이를 닥닥 갈지나 않으면 다행입니다. 한나라당은 대선전이 참여정부의 실정을 평가받는 쪽이 되길 원합니다. 다들 정부 욕 대통령 욕 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거립니다. 그런데 어떤 당도 참여정부 정통성을 잇겠다는 당이 없습니다.
지금까지 모든 선거는 여당과 야당의 싸움이었는데 이 선거는 그 구도가 아닙니다. 아주 이상한 구도입니다. 친노가 궁물당에서 나오면 친노는 참여정부를 열심히 두둔할 겁니다. 하지만 그 후보를 배출한 당은 뭐가 그리 불만인지 심통이 다닥다닥 붙은 얼굴로 미적미적하는 상황.. 그리고 친노가 지고 궁물 후보가 나왔다고 가정해 보세요. 정말 가관일 테죠. 한나라당과 궁물당은 함께 정부 욕을 할 겁니다.
한나라당은 이 코미디 같은 대선전을 본래 의도한 대결구도로 전환 시키려고 궁물당을 짝퉁 열린당으로 규정해 공격할 겁니다. 하지만 궁물당이 참여정부를 변론 하겠습니까. 자기는 화장해서 다른 사람 됐다고, 왜 그 소리를 나한테 하냐며 역정들을 낼 겁니다. 특히 손학규가 나온다면 정말 희화화가 되는 거죠. 반 한나라당이 전 국민적인 웃음거리로 전락되는 거 되게 쉽습니다.
참평포럼을 주목한다.
이 엿 같은 환경에서, 유시민이 궁물신당에서 성공하려면 다음의 심각한 난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입니다. 1.궁물당 정체성과의 싸움 2. 궁물당 궁물들과의 싸움 3.궁물당의 궁물 유혹과의 싸움 4. 궁물당의 노대통령 공격과의 싸움... 어느 것 하나 만만하지가 않습니다. 저들은 그만큼 큰 세력을 형성하고 있고 이쪽은 많은 좌절감과 절망감에 분열과 혼란을 겪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유시민이 과연 궁물당 내에서 포스트 노무현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 하는 점입니다. 노무현을 벗어나야 한다, 유시민은 유시민이고 노무현은 노무현이다.. 한다면 할 말 없습니다. 하지만 노무현 때문에 유시민을 지지하게 됐다는 것은 대부분 부정하진 못할 겁니다. 궁물당은 당 자체가 비 노무현, 비 여당을 표방하고 만들어졌습니다. 비노무현 당에서 친노무현 주자가 버티기 위해선 정말 힘든 싸움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대선 후보로 되면야 아주 좋습니다. 그런데 되서도 문제가 많고 안 되면 그걸로 끝입니다. 더 이상 희망도 없고 시간도 없습니다. 그저 한나라당이 싫어서 노무현과 상관없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슬픈 노빠들만 유리방황하겠죠. 유시민이 후보가 되면 당의 지원을 받으리라고는 아예 기대를 안하는 게 좋을 겁니다. 그저 조직도 없고 지휘관도 없이 열정만 넘치는 개미유빠, 노빠들만 개발에 땀날 겁니다. 당은 짝퉁열린당 조롱거리고 후보는 외롭고.. 이 상황에서 과연 얼마만큼의 능력을 발휘할까요.
어찌되든지 궁물당 내에서의 싸움은 불리함 투성입니다. 반한나라당 거대한 세력이 형성 되었다고 그게 우리한테 무슨 의미가 있다는 거죠? 지역주의, 딴나라당 철새, 어중이떠중이 시민단체 몇 명 가세한 게 뭐 어떻다는 겁니까. 이게 통합입니까 눈 가리고 아옹 하는 코메디판입니까. 무엇보다도 참여정부 성과를 제대로 알리고 한나라당의 대정부 공격을 막을 당 자체가 없다는 게 노빠들에겐 가장 큰 문제로 인식되어야 합니다.
선거는 여당 대 야당의 싸움이 되어야 합니다. 선거전을 통해서 정권의 성과와 실패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법입니다. 그런데 아예 여당 자체가 실종됐습니다. 이제 한나라당은 어따 대고 욕을 퍼부어야 합니까. 청와대만 그 욕을 다 먹고 받아쳐야 합니까. 당은 어디 있습니까. 참여정부를 계승하기 위해 나온 당은...? 질 때 지더라도 참여정부의 반짝반짝 빛나는 성과를 원 없이 알리고 진다면 후회는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언론이 철저히 생깐 그 놀라운 업적들을 과연 누가 알려 준다는 말입니까. 궁물당에서요? 아무리 유시민이 궁물당 후보로 나온다고 해도 제대로 하긴 한계가 있습니다. 정책성과를 알리는 게 신문을 만들어 돌리는 것도 좋지만, 선거전을 통해 방어와 공격으로 활용하는 게 가장 효과적입니다. 정책 알리미도 중요하지만 참여정부를 승계하는 당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정말 우리의 후보가 절실한 실정입니다.
열 명만 남아도 당을 사수 하겠다는 분의 그 멋진 발언 때문에 우린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내다 봤습니다. 진정한 참여정부 후계자를 지원할 마음의 준비를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상황이 더욱 절망이 되고 안타깝습니다. 후회하고 아쉬워 해 봤자 소용없는 루비콘 강을 건넜다면... 이제는 또 다른 대안을 생각해야 합니다. 저는 참평포럼을 주목합니다. 글이 길어졌기 때문에 다음에 이 문제를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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