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위조사건이 연속으로 드러나자 어떤 유력신문이 ‘학력 사칭은 당연히 나쁜 짓이라 댓가를 치러야 하지만 학력이라는 가면을 권하는 사회풍토가 더 문제’라는 식으로 사설을 실었습니다. 물론 간판이나 포장보다 실력과 내용이 더 중요한데, 간판과 포장을 더 중시하는 것이 문제라는 데는 공감합니다. 그러나 엄연히 존재할 수 밖에 없는 학력 자체를 경시하는 듯한 발언과 ‘학력을 가면’이라는 식으로 표현한 그 사고방식 자체가 문젭니다. 어차피 상(賞)이나 학력 같은 것은 좋은 의미로는 Brand입니다. 좋은 Brand는 오랜 전통과 상당한 실력이 뒷받침되어서 만들어집니다. 그런 Brand같은 학력을 무시하거나 깎아 내리는 발언은 잘못된 사고입니다. 둘째로 문제의 초점이 ‘거짓’에 있는데, 그 ‘거짓’을 나무라는 척하면서 그 거짓을 부추기는 측면도 있으니까, 양비론적으로 문제다라는 식으로 초점을 흐리는 것이 문젭니다. 이런 식의 발언에는 사적인 동기가 개입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어떤 신문이 가짜 학력 소유자에게 칼럼까지 쓰게 하며 띄워주는 것도 해 놓고 이제와서 자기변명을 하고 초점을 보도하는 것 같아서 좀 이상하게 보입니다. 또 대중 영합적인 포퓰리즘이 엿보입니다. 문제는 학력추구가 아닙니다. 실력을 갖춘 학력이냐 아니냐의 문젭니다. 그리고 그런 걸 제대로 알아볼 줄 아는 사회냐 아니냐의 문젭니다. 선진사회를 보십시오. 옥스퍼드와 캠브리지 대학을 가고 싶은 것, 좋은 Brand 제품 추구 이런게 왜 나쁩니까. 문제는 제대로 된 안목과 엄정하고도 공정한 평가 과정과 시스템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젭니다. 그리고 거짓이나 과장이 드러났을 때 얼마나 제대로 댓가를 치루도록 하느냐의 문젭니다. 내실있는 Brand, 내용을 갖춘 형식과 타이틀을 권한다면 그것이 왜 문제가 되겠습니까. 대통령선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만 지도자가 되는 과정도 자기 Brand의 이미지를 얼마나 진정성 있는 걸로 만드느냐에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표방하는 간판이나 증명, 그리고 팀워크의 인물들이 얼마나 내실있고 신뢰성 있느냐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간판과 학력 추구가 문제가 아니라 제대로 가는 절차와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느냐 하는 겁니다. 그것이 제대로 될 때 선진 신용사회로 가는 겁니다. 감사합니다. |
김규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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