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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가 만병의 원인이라면 지도자의 신뢰상실은 국가쇠락의 촉진제다.

이경희330 2008. 6. 26. 01:57

아직 끝나지도 않은 '촛불광란'을 다 끝내기로 예약이라도 한 듯이 종이신문의 글쟁이들이 제 나름대로의 진단을 늘어놓고 있는데 어느 하나도 '그렇다!'하고 동감을 표해줄만한 진단은 안 보인다.
 
누가 名醫(명의)고 누가 돌파리의사인지는 시간이 더 흘러가봐야하겠지만 내가 읽어본 글중에서는 내 마음에 꼭 드는 진단서를 발부하는 醫師가 없어 하는 수 없이 용기를 내어 내가 진단해 보기로 한다.
 
어떤 사람은 이번 쇠고기 파동은 '세계화, 정보화, 민주화라는 세개의 거대한 파도가 낳은 不安의 자식이다"는 마치 대석학의 말씀처럼 거창하게 의미를 부여하고 또 어떤 사람은 우리 국민의 눈높이가 현실세계에 맞지 않아서 일어났다고 하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은  어느 외국학자의 말씀을 인용해서 '위험=유해물+분노'라는 삼각함수보다 더 어려운 공식을 들고나와 설명하기도 하는데 어느 하나도 공감하기 어렵다.
 
청계광장에서 육성으로 들리는 '행복추구권'이니 '국민건강을 위한 재협상요구'의 소리 역시 두달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촛불광란의 정확한 원인과는 거리가 먼 다분히 시위를 벌일 핑계꺼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나의 소견으로는 이성적으로는 도저히 설명이 되지 않는 이 '집단狂態'의 원인은 우리 사회에서 불공정하고 부도덕한 사람일수록 그리고 더 위선적인 사람일수록 더 잘 살고 출세하는 현실에 대한 대다수 출세못한 사람들의 불만이 과포화상태에 이르도록 팽배해 왔고 마침 터진 미국산 수입쇠고기가 여기에 스파크를 일으켜 일어난 민심폭발 현상이었다고 본다.
 
대선, 총선을 거치면서 그리고 이들에 의해 천거되고 임명되는 공직자들의 면면에서 국민들은 냉소하고 절망하다 결국 反理性的 파괴본능을 자극해 일어난 폭동이었다고 나는 본다.
 
미국산 쇠고기는 좋은 灼藥(작약)에 지나지 않는다.
 
법과 양심에 따라 모범적으로 살아온 사람은 무능한 사람이 되고 불법과 편법의 끊임없는 줄타기를 즐겨온 사람들은 똑똑하고 잘난 사람이 되는 사회에서 국민화합과 法治는 우스운 말 장난 아닌가?
 
불법, 편법으로 일관해서 살아온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 '엄격한 법질서확립'을 국민에게 요구하고 있으니 이런 가증스런 위선이 어디 있으며 그런 소리에 조소를 보내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모든 국민의 소망을 다 들어줄 듯 만병통치약 장사꾼처럼 떠들다 막상 권력의 정상에 오르자 '고소영', '강부자'만 찾는 태도나 자신은 불법 편법으로 일관해온 사람이 국민에게는 엄격한 법질서 확립을 요구하는 소리나 국민을 섬기겠다는 사람이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대운하는 무슨 일이 있어도 강행하겠다는 오만이나 이 얼마나 위선적이며 기만적인 태도인가?
 
수도 서울의 심장부를 불법점거하고 수많은 시민에게 끔찍한 불편을 주는 불법시위, 무법광란에 대해 대통령은  법대로 대처해야할 책무가 있는 사람 아닌가?
엄격한 법질서를 확립하겠다고 한 사람이 말이다.
불법시위 불법파업은 엄단하겠다고 아무리 엄포를 놓아도 눈도 꿈쩍하지 않는 것은 불법, 편법에 워낙 익숙한 대통령이라 법대로 하지 못할 것임을 시위참여자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 아닌가?
 
사과한다고 고개숙여도 뭘 잘못했다고 사과하는지조차 알 수가 없다.
 
위선과 부도덕이 지도자의 권위를 상실케 하고 그래서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해도 냉소하며 코방귀 뀌는 것이다.
 
국정의 최고책임자가 보여준 부도덕과 신뢰상실이 국가전체의 기강해이와 법치의 붕괴를 초래하고 있다.


불법과 무법의 혼란을 당하고도 法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대통령...
 과로가 만병의 원인이라면 지도자의 신뢰상실은 국가쇠락의 촉진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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