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知性人들의 현실정치 관여에 대해서....

이경희330 2008. 6. 21. 00:51

유럽에서 고등교육이 대중화되지 않았던 19세기까지만해도 '인텔리겐차'로 불리던 知識人계층은 그들의 사회적 지위나 재산정도에 관계없이 단순히 '知識이 많은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대중들의 존경을 받았지만 고등교육, 즉 대학교육이 대중화되면서 '지식인'이란 계층 자체도 일반기업체 종사자나 관리들과 분리할 만한 특별한 사유가 없어졌고 19세기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파고를 넘어서면서 이전에 없던 새로운 기술과 산업이 끊임없이 다기화(多岐化)됨에 따라 각종산업분야에서 이전에 없던 새로운 전문지식을 갖춘 뛰어난 인재들이 대거 배출되어 왔다.

여기서부터 지식인과 전문가의 구분자체도 불분명하게 되었는데 이제는 知識보다는 知性을 갖춘 사람을 예전의 지식인이라는 의미로 사용하지 않나 싶은데 이런 경우 '지식인'보다는 '지성인'이라고 부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특정 기업이나 권력기관에 종사하지 않고 또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활동을 하지 않고 문학, 예술, 철학, 종교 같은 인문학에 종사하는 학자나 저명인사들을 대표적인 지성인으로 분류하는 것 같은데 그런 분류에 동의는 하지만 이제는 산업엘리트중에도 높은 지성을 갖춘 사람들도 흔하게 보인다. 지명도가 없다 뿐이지 오히려 네티즌들중에도 잘 알려진 지성인보다 더 높은 지혜와 지성을 갖춘 사람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유럽에서 르네상스운동으로 고대 그리스와 로마문화를 되살리는 운동과 함께 그리스, 로마시대의 인물에 대한 연구도 활발했는데 19세기의 내노라하는 지성인들은 카이자르를 암살한 부르타스를 '독재자를 쓰러뜨린 영웅'으로 美化하는 풍조가 있었고 그 대표적인 사람이 베토벤이었다.
 
예술인이나 文人들은 항상 형이상학이라는 구름위에 앉아 理想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니 현실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일반대중과 생각이 다른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도 있으나 그렇다고 그들 천재들의 理想的 가치관이 항상 우월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 천재들은 부르타스의 조각상을 만들어 기리고 찬미했지만 보통사람들에겐 부르타스는 양아버지 카이자르의 몸에 칼을 꽂은 배신자의 전형으로 각인되어있고 그들이 독재자로 매도했던 카이자르의 이름은 황제의 의미로 정착되어 독일에서는 '카이제르', 러시아에서는 '차르'로 보통명사가 되어 사람들의 이름에 자연스럽게 오르내린다.


그뿐인가 인류가 공통으로 사용하는 달력에도 '율리어서 시저'의 영어식 이름 'July'는 아무런 거부감없이 오늘도 달력에 그 이름이 남아있다. 부르타스의 이름은 그 어디에도 없지만.....

 
비록 19세기 천재들이 일반인들의 가치관이나 정서와는 다르게 부르타스를 찬미하고 카이자르를 매도했다고해도 그들은 보통사람보다 훨씬 높은 정신세계에서 고매한 가치관을 추구하는 별난 천재들임을 잘 알기에 변함없이 시대와 인종, 국경을 초월해서 그들의 작품을 아끼고 높이 평가하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 한국정치판엔 19세기 천재들의 별난 가치관을 흉내내는 지성인들이 있어 일반인들 사이에 뜨거운 논쟁의 주인공이 되고 있는데 우선 지적하고 싶은 것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현존하는 권력자를 옹호하는 지성인은 없었다는 점이고 또 조갑제나 이문열 같은 사람이 19세기의 천재적 지성인 근처에도 못가는 사람들이라는 걸 먼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1900년전에 죽은 부르타스를 찬미하는 것과 현존하는 대통령을 옹호하는 것은 전혀 성격이 다른 일이다. 부르타스를 찬미했던 19세기 유럽의 천재예술인들이나 문인들은 권력의 단맛을 보기 위해 그런 소신을 피력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가치관을 고수하기 위해 그랬지만 지금 이문열은 무엇을 위해 일반인들의 정서와는 배치되는 논조를 전개하는지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나라가 망했나? 질서회복을  위해 '의병'이 일어나야한다니...
법질서회복은 공권력이 하는 것이고 그렇게 하라고 국정의 최고책임자 대통령을 뽑은 것 아닌가?
'의병'이 왜 나오나?
오늘의 이런 소란의 원인제공자는 대통령인 이명박 자신 아닌가?
인적쇄신한다고? 그전에 자신의 인격쇄신이 먼저 아닌가?
 
대다수 국민들이 혐오하는 노무현이를 '정조를 닯으셨다.는 아첨으로 세인의 빈축을 사고 그 일로 하루아침에 지성인에서 권력의 딸랑이로 전락한 유홍준이의 전철을 밟는 얼치기 지성인들.....
 
갈수록 태산이다.

 

 

 

델모나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