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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첫 국제 성악경연 세계가 주목”

이경희330 2008. 3. 4. 13:17
제3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 28일 예술의 전당서 개막

《“리즈는 소도시지만 영국을 대표하는 콩쿠르를 개최합니다. 폴란드에서 열리는 쇼팽콩쿠르의 관객 중 절반은 일본인이죠. 서울국제음악콩쿠르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클래식 음악 축제가 될 것입니다.”(피아니스트 강충모)

28일∼12월 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 전당에서 서울시와 동아일보가 주최하는 ‘LG와 함께하는 제3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성악)가 열린다. 1996년 1회(피아노), 1997년 2회(바이올린) 대회가 열렸던 ‘동아국제음악콩쿠르’가 외환위기로 중단된 지 10년 만에 ‘서울국제음악콩쿠르’로 이름을 바꿔 부활하는 것이다. 》

■ 운영위원 4명 성공 다짐


개막을 앞두고 바리톤 강병운(서울대) 교수, 소프라노 정복주(이화여대) 교수, 피아니스트 이경숙(연세대) 교수, 강충모(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등 부문별 운영위원 4명이 21일 만났다.

이들은 “국제음악콩쿠르는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축제로 승화돼야 성공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 한국의 국가 위상 상징

“제1회 동아국제음악콩쿠르(피아노)에서 4위를 차지했던 안티 시랄라(핀란드)는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처음 해 보는 17세 소년이었지요. 이후 그는 2003년 리즈 콩쿠르에서 1등, 아일랜드 더블린 콩쿠르에서 우승해 세계적 스타가 됐죠. 세계 피아노계는 한국에서 언제 다시 대회가 열릴지 관심이 많았어요.”(이경숙)

강충모 교수는 “패니 워터맨 리즈 콩쿠르 조직위원장, 야신스키 쇼팽 콩쿠르 심사위원장 등 해외 음악계 인사들은 한국이야말로 막강한 실력을 갖춘 연주자가 즐비한데 왜 대표적인 국제콩쿠르가 없느냐고 수없이 질문해 왔다”고 회고했다.

한국인 최초로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1988∼2004년)에서 주역 가수로 활약해 온 강병운 교수는 “한국 성악가들은 한마디로 집 없이 해외를 방황해야 하는 사람이었다”며 “유럽에서도 한국에서 열리는 첫 국제성악콩쿠르에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 차별화된 국제 콩쿠르로 주목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반드시 벨기에 작곡가가 작곡한 현대곡을 연주하도록 합니다. 현지에서 악보를 나눠 주고 3, 4일 만에 스스로 연구해서 연주하도록 하죠. 이처럼 우리만의 독특한 색깔을 가진 대회로 가꾸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강병운)

이번 대회의 하이라이트는 2차 예선과 결선 무대. 특히 2차 예선에서 참가자들은 ‘강 건너 봄이 오듯’ ‘저 구름 흘러가는 곳’ ‘산들바람’ ‘청산에 살리라’는 한국의 가곡을 반드시 한 곡씩 불러야 한다.

미리 받은 악보를 통해 연습한 외국 성악가들이 한국 가곡을 어떻게 표현할지, 발음은 어떨지에 대해 벌써부터 음악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복주 교수는 “한국에서 열리는 콩쿠르인 만큼 최소한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알게 해 주기 위해 한국 가곡을 지정곡으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결선 무대에서는 오페라 아리아(오케스트라 반주)뿐 아니라 30분간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의 예술가곡(피아노 반주) 리사이틀도 벌여야 한다. 강병운 교수는 “한두 곡을 잘 불러 우승하는 것이 아니라 성악가로서 얼마나 종합적 음악성을 갖추었는지를 평가하는 대회”라며 “어려운 과제곡 때문에 걱정했는데 각국에서 139명의 참가자가 몰렸다”고 놀라워했다.

○ 온 국민의 축제로

“쇼팽콩쿠르가 벌어지는 한 달간 폴란드에서는 TV에서 매일 생중계하고, 신문에 날마다 심사평이 실리는 등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죠. 쇼팽 콩쿠르 때는 폴란드 대통령이, 더블린 콩쿠르 때는 아일랜드 대통령과 총리가 참가자들을 만찬에 초청할 정도로 국가적 관심이 지대합니다.”

쇼팽 콩쿠르(2005년), 더블린 콩쿠르(2006년)의 심사위원으로 참가했던 강충모 교수는 “그만큼 국제콩쿠르는 단순한 음악행사가 아니라 전 사회적 관심이 집중돼 하나의 축제로 승화돼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복주 교수는 “콩쿠르는 음악가로서 커리어를 쌓아 가는 출발점이지 목표가 되는 결승점이어선 안 된다”며 “콩쿠르를 통해 세계적 주목을 받는 음악가들을 꾸준히 후원하고 키워 나갈 수 있는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02-2020-0540, 1588-7890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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