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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가 왜 박근혜 환심사기에 나설까?

이경희330 2008. 3. 2. 00:38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들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자주 챙기고 있다.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박 전 대표를 중국특사로 보낸 데 이어 최근에는 대통령 비서실장을 박 전 대표에게 보내는가 하면 직접 전화를 걸어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축하인사를 전했다.

이 대통령은 1일 오후 경기도 지역의 한 중소기업을 방문한 뒤 귀경하는 차안에서 박 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지난 29일 KAIST로부터 명예 이학박사 학위를 받은 데 대해 축하한다는 인사를 건넸다.

이동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박 전 대표가 이공계 전공자여서 학위수여가 더욱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가까운 시일 내에 식사자리라도 갖자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에 앞서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류우익 비서실장을 박 전 대표에게 보내 도와준 데 대한 감사표시를 했으며 대통령 취임 사절로 한국에 온 탕자쉬엔 중국 국무위원과의 만찬을 박 전 대표가 주재하도록 배려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은 시간이 없으니 박 전 대표가 만찬을 주재하는 것이 좋겠다"며 박 전 대표에게 부탁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이 요즘 박 전 대표를 부쩍 챙기는 것을 두고 한나라당 내에서는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제 승자로서 진심으로 박 전 대표와 함께 가겠다는 인식하에 당 내의 일정 지분을 갖고 있는 박 전 대표를 배려하고 있는 것이라는 얘기다.

박 전 대표의 지원 없이는 국정운영은 물론이고 여당인 한나라당의 적극적인 국정지지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박 전 대표와 동반자 관계임을 대내외에 강조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첫 조각의 부자내각 파문으로 여론과 야당의 비판을 받은 이 대통령으로선 한나라당 내의 박근혜 전 대표라는 든든한 지원자가 떠올랐을 것이라는 추정도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으로선 부자내각 파문과 총리.장관들의 인사청문회에 대한 야당의 공세를 보면서 박 전 대표가 더욱 절실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측근인 이정현 전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를 존중하고 관심을 표명하는 것은 인간적 신뢰를 의미하며 박 전 대표도 이 대통령을 깍듯이 존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변인은 "두 분의 관계가 아주 좋은 상태라"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박 전 대표가 작금에 이르러 이 대통령 정국운영의 중심에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박 전 대표의 선거 때 '무한 가치'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총선이 40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총선승리가 지상명제이다시피 한 이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로선 총선상품으로선 으뜸인 박 전 대표의 값어치를 상한가로 받아들이고 있다.

친이명박계로 서울에서 이미 공천자로 확정된 모 의원은 "자신은 박 전 대표를 지지하지 않았으나 총선 때는 박 전 대표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내가 당선되는 데 박 전 대표의 유세지원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박 전 대표가 내 지역에 와 유세지원 연설을 해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지난 대선 때도 자신의 측근 의원들과 지지했던 당협위원장들의 지역만을 돌며 이명박 대통령을 찍어 달라고 호소했다.

또 박 전 대표 측근들의 낙천에 대비해 사전에 박 전 대표의 마음을 잡아두려는 '심모원려 포석' 때문에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박근혜 전 대표 지지자들이 다음주에 있을 공천심사위원회 최종 결정에서 대거 낙마하더라도 박 전 대표가 단호한 결정을 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환심사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내 친朴계와 친李계의 사활을 건 공천이냐, 낙천이냐의 결전을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의 박근혜 전 대표 챙기기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CBS 김진오 정치부장 kimoh@cbs.co.kr 김진오의 블로그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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