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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뜨면 달이 지기 마련...

이경희330 2008. 3. 1. 12:04


한국에선 이명박 정부가 이제 출발 준비를 거의 마쳤다. 노무현 정권에 대한 지독한 반발로 쉽고 큰 
차이로 대통령에 당선된 이명박 정부의 첫 인선은 생각처럼 호의적인 반응을 얻지 못하는 실정이
다. 
고소영, S라인이라는 농담이 아주 설득력을 갖추고 시중에 전파되는 중이다. 고려대학, 소망교회, 영
남사람이라는 앞글자로 고소영이란 배우 이름을 만들었고 서울시장 재직 중에 연을 맺은 인사들이 
S라인을 형성한다는 말이 일종의 여론의 거부감을 반영하는 의미인데 이명박 정부는 이를 눈치 채
야 한다. 
장관예정자들 거의 강남 땅부자라는 사실도 그렇다. 부자라서 안 된다는 게 아니라 그 만큼 영악하
고 부동산 투기에 앞장선 인사라 서민들의 고통과 아픔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제 몫만 챙기
는 이기주의자들이고 고결한 선비정신이 결여된 시중의 잡인과 다를 바가 없다는 평가이다. 그런 그
들과 함께 이명박 정부는 화려한 등장을 위한 팡파레가 울릴 시간만 초를 재며 서있다.
◆ 카스트로는 물러나고
한국과는 정반대에 위치한 중남미의 쿠바 나라는 한국 새 정권의 탄생과는 반대로 피델 카스트로가 
국가평의회 의장직을 지난 19일자로 사임하였다. 49년간의 통치를 마감하고 신병을 이유로 동생에
게 권력을 이양한다고 했다. 그도 인간이라 세월의 힘은 이기지 못했지만 독재로 평생을 지배한 카
스트로는 일단 영웅(?)이다. 
카스트로는 혁명의 전사 체 게바라와 만남으로서 몇 안 되는 인원으로 혁명에 성공하였다. 지금도 
체 게바라가 신화처럼 존재하고 게바라의 베레모를 쓴 모습의 티셔츠나 장식물은 인기리에 팔리고 
있듯 두 사람의 만남은 운명이었고 카스트로에겐 행운이었다. 
쿠바는 미국의 코 밑에 존재하는 나라로 미국으로선 여간 골치 아픈 나라가 아니었다. 특히 60년대
의 냉전시대에 소련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공산주의 노선을 걸으며 때론 무력시위도 하려고 하
니 코밑에 난 종기와 같았다. 케네디 대통령 시절엔 소련의 후르바초프가 쿠바로 미사일을 운반하려
다 미국이 해상봉쇄를 하면서 한 때 3차전도 예상될 정도로 긴박한 상황도 발생했다. 소련의 양보
로 일단 한 숨 돌렸지만 그건 근본적 치유가 된 게 아니었다. 
◆ 역사는 나를 무죄로 선고하리라
이런저런 이유로 케네디 암살에 깊이 관여한 혐의에서도 카스트로는 자유롭지 못하다. 달라스에서 
케네디에게 총격을 가한 오스왈드가 부인에게 쿠바로 가서 혁명대열에 참여한다고 했고 그는 암살 
실행 직전 약 1주일간 쿠바 여행을 하였기 때문이다. 최근엔 이에 관한 다큐멘타리가 제작되어 나왔
다. 결국 쿠바의 카스트로를 제거하려든 미국은 오히려 케네디가 당하는 엉뚱한 결과를 초래하고 말
았다. 아주 명이 길고 운도 좋은 사나이라고 봐도 된다. 
카스트로가 시도한 첫 혁명은 실패로 끝나 법정에서 그가 ‘라 이스토리아 멥 압솔메나(역사는 나에
게 무죄를 선고할 것이다)라는 말이 일반인들에게도 알려지면서 상당히 멋진 문구로 변신하여 한국
의 정치재판에서도 많이 인용되었다. 박정희, 전두환 시절에 개헌을 외치던 많은 양심세력들은 공안
검찰에 대해 할 수 있는 최고, 최상의 말이었다. 
좌파의 표상이기도 한 카스트로도 이제 물러났으니 인권 사각지대인 북한의 김정일만 남았다. 그도 
세월 앞엔 속수무책인데 그동안 당한 인권은 어쩌나. 해가 뜨면 달이 지기 마련이고 그게 자연의 이
치지만 너무 긴 세월이면 곤란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