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journal경제

CBS 객원해설위원 이필상 고려대 교수사람만 바꾸는 것은 잘못된 정책을 더 강력하게 추진하는 의도가 될 수 있다.

이경희330 2009. 1. 21. 09:31
CBS 객원해설위원 이필상 고려대 교수

새해 들어 경제위기가 본격화하면서 국민의 좌절과 고통이 날로 커지고 있다. 급기야 이명박 대통령은 주요 경제부처 장관을 교체하여 새로운 경제 살리기를 하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앞이 안 보이는 암담한 상태에서 무엇인가 돌파구를 갈구했던 국민들로서는 기대가 크다. 그러나 과연 새 경제팀이 어려운 경제난국을 풀고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인가? 이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
첫째, 지난해 우리경제는 미국 발 금융위기와 국제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인해 숨이 막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성장제일주의를 내세우며 환율을 높여 수출을 증가시키고 건설공사를 펴 내수를 살리겠다는 과거개발연대 정책을 표방했다. 그 결과 경제는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격으로 불안이 더 커졌다. 그렇다면 이러한 정책실패에 대한 국정책임자의 인정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경제운영 철학과 기조에 대한발표가 있어야 한다. 기존의 정책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사람만 바꾸는 것은 잘못된 정책을 더 강력하게 추진하는 의도가 될 수 있다.

둘째, 세계경제흐름을 정확하게 읽고 새로운 경제운영의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할 경제팀이 과거 회귀적인 인사들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경제구조 개혁과 성장 동력 창출을 위한 발상전환이 쉬울 것 같지 않다. 우리나라 경제 관료들은 영혼없는 충성자라는 비판을 많이 받고 있다. 자신의 소신을 묻고 상부지시에 무조건 헌신하는 것이 자리를 지키는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셋째, 정부정책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심각하다. 그러나 이러한 국민의 불신을 씻을 인사가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경제팀은 대기업과 부유층을 위한 정책을 폈다는 불만이 크다. 더구나 중소기업과 서민들을 위한 정책은 말만 많고 행동은 없다는 배신감까지 만연해 있다.

새 경제팀은 이러한 여건을 가슴 깊이 새기고 국민의 머슴으로 겸허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새 경제팀은 국내외 경제 상황부터 올바르게 읽는 일을 해야 한다. 또한 여론에 귀를 기울이며 당장 쫓겨나도 올바른 정책을 펴겠다는 강한 소신을 가져야 한다. 다음 전문가들과 국민의 지혜를 모아 개혁과 미래 산업발전의 청사진을 마련하고 과감하게 실천에 옮겨야 한다.

이에 따라 국민들이 경제의 새로운 앞날이 보인다는 믿음을 갖고 스스로 허리띠를 조르고 따라 나서게 해야 한다.



bamboo4@cbs.co.kr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