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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조기 매듭짓고 거시 정책 신경써야"

이경희330 2009. 1. 21. 10:53
[전문가들, 2기 경제팀에 바란다]
"경험·팀워크 인정… 비전 제시는 아쉬워"
연속·창조적인 일자리 대책 마련 요구도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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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윤진식 신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이날 윤 수석 등 신임 장^차관급 인사 17명이 임명장을 받았으며,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현인택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거친 뒤 공식 임명된다. 손용석기자 st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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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경제팀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워낙 부정적이었던 만큼, 새 경제팀에 거는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대가 과하면 실망도 클 수 있는 법. 전문가들의 새 경제팀 평가와 과제, 그리고 주문을 들어봤다.

■ 최대 강점은 팀워크

전문가들이 평가하는 새 경제팀의 최대 강점은 '팀워크'다. '강만수 경제팀'의 신뢰 저하가 상당 부분 불협화음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꽤 중요한 대목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아무래도 옛 재무부에서 한솥밥을 먹던 이들인 만큼 마찰이 덜 하지 않겠느냐"고 했고,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팀 구성원들 간의 협조가 보다 원활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두번째는 시장과의 소통.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강만수 경제팀과 달리 시장과의 소통이 잘 되는 이들인 만큼 시장을 대하는 태도가 한결 부드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 분야에서의 오랜 경험과 전문성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 후보자나 진동수 금융위원장, 윤진석 청와대 경제수석 모두 금융 분야에서 뼈가 굵은 이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금융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금융위기에 효과적으로 잘 대처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 사람만 바뀌고 정책은 제자리 우려

경제팀 교체에 대해 전문가들이 던지는 질문은 "왜 바꿨으며, 무엇이 달라지길 원하느냐"다. 지난 1년간 어떤 정책을 잘못 펼쳤고, 그래서 앞으로는 어떤 정책 기조를 펴나가기 위해 이런 적임자를 선택했다는 비전 제시가 없다는 것이다.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책 기조를 바꾸기 보다는 사람만 교체함으로써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결국 옛날 식으로 같은 일을 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구성원 면면상 '경제팀'이 아닌 '금융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식 교수는 "금융시장 등 미시적인 분야보다 경기 침체 대응 등 거시적 현안이 더욱 중요한데 거시 정책에 대한 경험이 없다는 것이 상당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부족이 걱정되기도 한다. 김광두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 위기 시에는 사회 안전망 구축이 절실한데, 경제팀 성향을 보면 적잖이 우려된다"고 말했고, 하준경 교수는 "윤 장관 후보자의 경우 친 기업적인 성향이 지나치게 강하다"고 지적했다.

■ 최우선 정책 1순위는 구조조정

새 경제팀이 가장 시급하게 풀어야 할 숙제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구조조정을 꼽았다. "신속한 구조조정으로 시장 불확실성을 제거하지 않으면 경제위기 극복이 상당히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주문이다.

일자리 대책을 꼽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종우 센터장은 "고용 악화가 심화되면 사회 전체적으로 미치는 폐해가 엄청나다"며 "녹색 뉴딜 정책처럼 공사 인부를 늘리는 대책이 아니라, 연속성이 있고 창조성이 있는 형태의 일자리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성장동력 육성을 위한 대안 제시 ▲경상수지 흑자를 위한 수출 증대 방안 ▲경기 부양을 위한 신속한 재정 집행 등이 주문됐다.

무엇보다 세부 정책에 앞서 위기 극복을 위한 청사진이 제시돼야 한다는 요구도 높았다. 하준경 교수는 "경제팀이 바뀐 만큼 대증적 처방이 아니라 위기극복을 위한 큰 청사진을 제시해야만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