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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그룹이 재단의 부채 문제 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청주 서원대인수에 나섰다.

이경희330 2008. 7. 22. 12:49
현대백화점, 서원대 인수 ‘논란’
채권 79억원 인수 ‘최대 채권자’, 법인측과 인수협상 추진
교수회·총학생회는 “환영” VS 법인 측은 “매각의사 없다”
현대백화점 그룹이 재단의 부채 문제 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청주 서원대 인수에 나섰다. 재단 퇴진을 요구해온 교수회는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법인 측은 매각의사가 없다고 밝혀 학내 논란이 커지고 있다.

15일 서원대 등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그룹은 서원대 학내 분규의 빌미가 됐던 장기부채를 해결하고 서원학원을 인수하기 위해 W건설을 비롯한 학교법인 서원학원 채권자와 총 67억원에 채권을 인수키로 계약했다.

현대백화점은 서원학원의 채권 인수와 별도로 전 이사장의 개인 채무보증을 섰다 손해를 본 전 서원학원 교직원들의 채권 12억원 가량도 대신 상환해주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재단 인수를 위해 박인목 서원학원 이사장과 본격적인 협상을 추진키로 했다.

이번 채권인수 계약에 최대 채권자였던 W건설의 채권액은 포함됐지만, 모 출판업자에게 넘어간 K기업 채권액 15억 원 가량은 빠졌다. 그룹 측은 이 채권을 인수하기 위한 협상도 진행해 조만간 마무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현대백화점은 인수계약을 마친 79억 원(67억 원+12억 원)과 K기업 채권 15억원을 포함한 94억 원에 서원대가 떠안고 있는 채무 전체를 인수하게 되면 단일 채권자로서 서원학원 재단을 압박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현대백화점은 학원인수가 이뤄질 경우 서원학원 부채뿐만 아니라 등록금손실분 27억원, 재단재산손실분 등 총 50억원에 이르는 미해결 채무를 해결하고, 매년 일정액을 출연해 서원대를 중부권 우수대학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지난달 17일 “일부 채권자들과의 채권인수 협상이 결렬됐다”면서 재단인수 포기를 공식화했던 현대백화점 그룹은 이후 서원대 총학생회로부터 재고 요청을 받은 뒤 인수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원대 교수회와 학생회는 지난 3월부터 부채 해결 등을 요구하며 이사장실과 총장실 등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교수회는 이날 즉각 성명을 내고 “박인목 이사장의 퇴진 이후 서원학원의 올바른 경영을 위한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한다”고 밝혔다.

교수회는 이날 오전 긴급 운영위원회를 연 뒤 “장기간 계속되어온 대학 문제의 해결을 위한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도 반가운 일일 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의식을 가진 기업이 사학에 투자할 적극적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수회·총학생회 등으로부터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법인과 대학본부 측은 “매각의사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서원대 한 교수는 “채권자가 W건설 등에서 현대백화점이라는 대기업으로 단일화되면서 화제가 되는 것일 뿐 법인은 재단을 넘길 이유도 그럴 생각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정말 서원대를 인수할 생각이 있다면 학교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미리 밝히고 법인을 포함해서 학교 측과 학교 발전 방향 등을 논의해야 하는데 마치 기업에서 최대 지분을 확보한 후 M&A하는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학교법인 인수는 채권채무만 있는 것은 아니고, 기업과 다르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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