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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의 ‘부장아카데미’는 행정직원의 최고위 간부인 부장들의 ‘자기계발’ 모임

이경희330 2009. 3. 23. 23:14
한양대 '부장 아카데미' 눈길
부장들 자기계발 모임 “간부들이 먼저 변해야”


△한양대 취업지원센터 최기원 부장이 ‘글로벌 시대에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을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 한양대>

무한경쟁시대, 대학 경쟁력 강화는 각 대학들의 최대 과제다. 각 대학들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교수?학생들의 역량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행정 간부들이 먼저 변해야 한다고 외치는 이들이 있다. 한양대 ‘부장아카데미’(회장 김형우 학생실장) 회원들이 그 주인공.

한양대의 ‘부장아카데미’는 행정직원의 최고위 간부인 부장들의 ‘자기계발’ 모임이다. 지난해 9월 발의돼 현재까지 9명의 부장들이 매달 두 차례씩 모여 주제발표와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단순히 함께 모여 공부해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지만, 변화하는 시대에 고급 관리자로서 갖춰야할 지식 습득의 장이면서 동시에 부서간 소통의 장으로 발전하고 있다.


부장아카데미는 애초엔 외부강사 초빙 강연으로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내 생각을 바꿔 부장들 스스로 공부하는 모임으로 만들어 가기로 했다. 발표주제도 스스로 정하고, 발표내용도 스스로 작성하고, 프레젠테이션(PT) 자료도 부하직원 도움 없이 직접 만들어 오기로 했다. 


많은 부장들이 처음엔 컴퓨터 선은 어떻게 연결하는지, 파일은 어떻게 여는지 등을 몰라 우왕좌왕했다. 그러나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 스스로 터득하도록 기다렸다. 발표할 때는 시선, 손동작 등 발표자세를 서로 지적해주기도 했다.


‘부장아카데미’를 처음 발의하고 모임의 총무를 맡고 있는 유백열 교무부장은 “이런 과정을 거쳐 발표를 마치고 나니 성취감과 자신감이 생겼다”며 “한두번 나오고 안 나오는 사람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모두가 모임에 참석하는 걸 즐거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2회 연속 미참석시 강제 탈퇴 규정이 있지만, 지금껏 아무도 2번 연속으로 결석한 사람이 없다.


발표내용들도  △조직의 리더가 되는 길 △ERP(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의 이해 △팀장을 위한 지식 10선 등 처음엔 업무관련 주제가 주를 이뤘지만, ‘스토리텔링’ 등 주제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부장아카데미 회장인 김형우 학생실장은 부장아카데미를 통해 ‘소통을 통한 리더십’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고 말한다. 김 회장은 “스스로 발표를 준비하다보니 PT 자료 하나를 만드는데도 부하직원들의 노고가 크다는 걸 느끼게 됐다”며 “업무를 지시할 때 내가 그 일에 대해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시키는 것이 큰 차이가 있음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부장아카데미는 부서간 소통의 장으로서도 활용되고 있다. 각 부서의 행정 책임자들이 모이다보니 발표주제와 관련해 각 부서 사례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오가게 됐고, 다른 부서 사정에 대한 해의 폭이 넓어졌다. 이후 부서간 업무협조도 잘 이루어지고 행정업무의 효율성도 높아졌다. 특히 부서의 이런저런 문제점에 대해 함께 개선방안을 찾아가는 과정이 조직을 이끄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모임은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업무시간이 시작되기 전 6시 50분부터 8시 20분까지 진행(주제발표 20분·토론 70분)한다. 그러다보니 아직 이런 모임이 있는지 눈치채지 못한 직원들도 많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참여 인원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한양대에는 모두 92명의 부장들이 있지만 현재 부장아카데미 참석 인원은 9명이다. 이에 부장아카데미에 참여하고 있는 부장들은 참여 인원을 확대함과 동시에 기회가 된다면 타 대학 부장들과의 교류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형우 회장은 “최소 20명은 참여토록 모임을 확대하고 부장들 모임이 정착되면 과장·계장들까지도 참여시킬 생각”이라며 “부장아카데미가 하나의 성공모델로 자리 잡아 타 대학들에도 영향을 미쳤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