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홍종도 | |
| 2008년 새해 들어 한국일보와 중앙일보의 경영 시스템의 변화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본보는 한국일보 미주본사가 2세 경영체제로 변화할 것이라는 보도(2007년 12월 16일자 622호)를 한바 있는데, 이번에는 상대지인 중앙일보 미주본사에도 2세 경영체제로 변화를 보여 양대신문이 2세간의 경쟁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현재 중앙일보 서울본사의 홍석현 회장의 장남인 홍종도(30)씨가 새해부터는 LA소재 중앙일보 미주본사에서 본격적인 경영수업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홍종도씨는 이미 2005년부터 서울 중앙일보 본사 전략기획실에서 차장으로 근무했었으며, 그 후 스탠포드 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밟으면서 LA중앙일보 미주본사 운영에도 참여해 왔었다. 상대지 한국일보 미주본사는 현재 미주본사의 총무국장 겸 기획실장을 맡고있는 그랜트 장(35)씨가 미주본사 사장 승진설이 나돌고 있는데, 라디오 서울 방송의 제네럴 매니저도 겸하고 있는 그랜트 장 국장은 한국일보 미주본사 창업자이며 한국일보 서울본사 장재구 회장의 장남이다. 최근 그랜트 장 국장은 미주본사 사장 승진설 이외에 서울본사에 가서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을 것이란 소문도 나오고 있다. 오는 6월 정기인사 발령이 주목된다. 이같이 한국일보의 그랜트 장씨와 중앙일보의 홍종도씨는 여러모로 닮은 점이 많다. 둘다 연령대가 30대이고, 같은 시기에 결혼을 했으며, 양측 모두 미국에서 대학 교육을 받았으며, 부친들의 열정과 마찬가지로 신문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한다. 한편 지난 5년 동안 한국일보 본사가 엄청난 부채로 상대적으로 미주본사도 힘든 과정에 있었으나 서울본사가 지난해말로 워크아웃되어 과거의 “4대 일간지”로의 명성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새해 들어 미주한인사회의 양대 일간신문에서 이들 2세들의 능력이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데이빗 김 객원기자 |
미주본사의 사장승진설이 나도는 한국일보 미주본사의 그랜트 장 국장에 대해 사내에서는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고 한다. 대학생 시절에 인턴기자로도 활약한 장 국장은 신문사 사업활동 분야에도 경험이 많아 한 직원은 “사장으로 승진되어도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편집국의 분위기도 “장 국장이 신문제작 분야에도 나름대로 언론관이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 장 국장은 미국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한국어가 원할하지 못하나 상대방이 한국말을 하더라도 대충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한국일보 직원들은 1.5세와 2세의 젊은세대가 많아 장 국장이 이들과 영어로 대화하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문제는 한국일보가 한국어 신문이기에 경영자들이 한국어에 대해 기본적인 컨셉은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그랜트 장 국장이 서울본사에 파견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장래를 위해 서울본사에서 경영수업을 받으면서 자연히 한국어 문제를 해소시킨다는 맥락도 나오고 있다. 현재 미주본사에는 장재구 회장의 장남 그랜트 장 국장과 판매관리 부서에서 근무하는 차남 제프 장씨, 그리고 장재민 미주본사회장의 장남 니콜라스 장씨 등 모두 3명의 ‘장 패밀리 2세’들이 근무하고 있는데 모두 동료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지내고 있다. 무엇보다도 대부분 직원들이 느끼는 이들 2세들에 대한 인식은 “보통 사주들 가족에서 볼 수 있는 권위나 특권의식 등이 없어 편한 기분”이라는 것이다.
“사장승진 문제없다”
이에 비해 중앙일보 미주본사 직원들은 홍석현 회장의 장남 홍정도씨에 대해서 아직까지는 거의 잘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직원들은 홍정도씨의 얼굴도 모르고, 심지어 이름도 알지 못하고 있다. 홍정도씨는 연세대를 거쳐 미국 웨슬리안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컨설팅회사인 미국 엑센츄어에서 비즈니스 컨설턴트로 2년간 일한 뒤 2005년 5월에 중앙일보 전략기획실 전략기획팀 에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1년 뒤 차장으로 승진한 그가 맡은 마케팅전략팀은 중앙일보 내부에서 신규 매체개발과 마케팅 전략수립 등을 기획하는 부서였다. 앞으로 미주본사에서 어떤 기획상품이 나올지 기대되기도 한다. 그는 지난 2006년 9월 가을 학기부터 미국 스탠포드대 비즈니스 스쿨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밟았다. 그곳에서 학업 중에도 미주에서 발행되는 중앙일보를 꼼꼼히 살펴보았다고 한다. 그가 MBA 과정을 밟을 당시 마침 노무현 대통령의 아들 건호(35)씨도 적을 두고 있어 둘이 동문수학했다. 스탠포드 대학은 부친 홍석현 회장이 산업공학 석사,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곳이다. 홍정도씨는 중앙일보 미주본사에 근무하면서 스탠포드에서 MBA학위를 취득할 예정으로 알려지고 있다. 스탠포드 입학 직전인 5월 2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그는 서울대 공대 윤재륜 교수의 장녀인 선영씨와 결혼했으며 두 사람은 2004년 친지 소개로 만나 2년간 교제했다. 부인 선영씨는 미국 다트머스 대학에서 경제학과 동양학을 전공했으며 2005년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이 같은 홍정도씨는 한국의500대 부자에 속한다. 최근 ‘재벌닷컴.이 보도한바에 따르면 홍정도씨는 상장회사 주식보유 453억 원(약4천 5백만 달러)으로 206위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지난 2006년에 중앙일보가 한국일보로부터 매입한 일간스포츠의 실권주 총 50억원(약500만달러) 중에서 4분의1 가량이 273만여주를 인수해 최대주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앙일보 미주본사에서도 매일 일간스포츠를 발간하고 있다.
“변화가 왔으면…”
새해 들어서도 한국일보 기자나 직원들은 사기가 오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연말보너스 봉투 대신에 ‘신라면’ 1 박스가 직원들 책상위에 놓여졌다. 이와는 달리 경쟁지인 중앙일보 직원들에게는 50-80%의 연말 보너스 봉투가 전달됐다. 이 때문에 한국일보 직원들은 ‘라면’이 기피식품이 돼버렸다는 에피소드가 전해지고 있다. 이바람에 한국일보사는 ‘라면’ 때문에 사기가 극도로 저하된 사내 분위기를 추수르기 위해 “설날에 보너스를 준비하고 있다”라는 사내 유비통신이 나돌고 있지만 대부분 사원들은 “그 때 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시쿤둥한 분위기이다. 지난해 말 ‘라면’ 박스가 전달됐을 당시 사내에서는 “도대체 ‘신라면 박스’가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색출하자”는 여론이 비등했으나, 취재기자들도 전혀 관심을 두지 않을 정도로 사기가 저하됐다고 한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새해도 됐으니 변화의 바람이 불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새해가 되자 이번에는 신문 발행부수를 두고 중앙과 한국이 예상을 깬 결과가 나타나 논쟁을 불러 일으킬 전망이다. 최근 미국의 한 기업이 한국과 중앙을 상대로 ‘미국에서의 구체적인 발행부수를 알려달라’고 요청했는데, 중앙은 82,000부이고, 한국은 78,000부로 각각 알려 주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일반적인 통념은 한국이 발행부수가 많은 것으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중앙은 무가지 발행부수가 4,000부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일보는 무가지가 없는 것으로 되어있다. 유가지로 계산한다면 한국과 중앙은 비슷하다는 것이다. 미국 기업체에 보고된 양측 신문사의 발행부수에서 LA지역에서는 한국일보 구독자가 많은 반면 오렌지 카운티 지역에서는 중앙일보 구독자가 많다. 이는 최근에 이민 오는 사람이나, 장단기 여행자들이 일차적으로 “조,중,동 신문을 먼저 찾는 습관이 큰 작용을 한다”고 일부 단체장들은 풀이하고 있다. 앞으로 무비자 시대가 오면 미주지역 한국어 신문 구독에도 큰 변화가 올 것으로 보여진다. 양대 신문사는 지금까지 커뮤니티에 공식적으로 구체적 발행부수를 공개한 적이 없다. 특별한 경우를 위해서만 비공식적으로 발행부수를 밝혀왔다. 예를 들면 광고판매를 할 경우 광고주에게 알려주는 발행부수가 있다. 지금까지 중앙이나 한국 측은 모두들 ‘5만-7만부 정도이다’라고 밝혀왔었다. 실지로 찍어낸 발행부수에 대해 우편배달과 직접배달부수와 가판대 배포 부수도 상항마다 변화를 가져왔다. 양대 신문사의 발행부수는 여전히 미스터리한 사항이다. 한때 이들 신문사는 신문발행부수 공인기관인ABC에 조사를 의뢰할려고 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ABC 공인조사를 실시하기 전에 전 사원들을 독려해 구독신청을 받기도 했다. 구독신청을 많이 받는 직원들에게는 유럽 여행이란 보너스도 내걸었었다. 이 같이 구독신청을 받은 다음에 상대 신문사 보다 구독자가 많게 될 경우에 공인 조사를 받아 발행부수를 발표해 상대 신문을 제압하려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양대 신문사들이 이를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서로가 확고한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의 중앙일보나 한국일보는 개인사주 일가가 신문사를 확실하게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한국의 신문발전 위원회 조사서에 따르면 중앙일보의 주주 구성은 홍석현 회장이 36.80%로 최대이고, 유민문화재단 19.99%, CJ주식회사 14.71%, CJ개발 7.31%로 돼있다. 반면, 한국일보도 장재구 회장이 63.43%, 장재민 미주본사 회장이 29.07%, 서울경제신문이 7.5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었고, 한국일보 계열 인 서울경제의 경우 장재구 본사회장이 36.92%, 장재민 미주회장 27.69%, 장중호 전일간스포츠사장이 18.46%, 한일시멘트 7.69% 등으로 구성됐다.
한국일보의 회생
|
|
▲ 그랜트 장 | | 한때 빚이 5500억원(약 5억5천만달러)로 존폐위기에 몰렸던 한국일보 본사는 지난해말 5년4개월 여만에 워크아웃에서 졸업해 과거 조선•중앙•동아일보와 더불어 4대 일간지의 하나로 꼽혔던 옛 명성을 되찾을 기대감을 지니고 있다고 미디어오늘이 최근 보도했다. 이번 워크아웃 졸업으로 그동안 부담감을 지녔던 미주본사도 한결 가벼워질 공산이다. 하지만 지난 2006년 10월 한국일보 서울본사 경영진은 워크아웃 졸업 조건인 ‘제작국 분사’를 무리하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노조의 반발을 크게 샀다. 조합원들은 윤전기가 있는 성남공장을 폐쇄하고 분사를 강행한 회사에 맞서 37일 간 ‘성남공장 사수 투쟁’을 벌였으나 그 와중에 모두 216명의 직원들을 회사에서 내보내는 결과를 빚었다. 현재 노조와 경영진은 ‘해고 무효’ 등 10여 건의 소송을 놓고 법정공방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20일 1년여 간 진행된 ‘해고무효’소송과 관련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1심 공판 결과가 나오기로 예정됐으나 이달 31일로 ‘변론 재개’가 미뤄지면서 노사 갈등의 실마리는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지난해 10월30일을 기해 한국일보 사옥 앞에서 ‘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무기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장재국 전 회장 등 한국일보 사주의 개인 비리도 경영 정상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한국일보의 실질적 위기는 외환위기와 더불어 시작됐으나, 1993년 장강재 전 한국일보 회장이 숨진 이후 4남 장재국 전회장이 경영난에 ‘한몫’ 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장재구 현 회장을 포함한 전 현 경영진이 한국일보에서 가져다 쓴 ‘가지급금’은 280억 원(약 2천8백만 달러)이 넘는다. 지난 2002년 9월부터 22개 채권금융기관(주관은행 우리은행)의 공동관리를 받아온 한국일보는 지난달 31일 워크아웃을 벗어나 삼성생명•신한은행•파인트리(미국계 펀드회사) 등 3개 채권단과 개별 적용된 부동산 담보대출 계약을 맺게 됐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금융권 부채가 5590억 원에 달했던 한국일보는 지난 2002년 6월, 우리은행 등 채권단과 기업재무구조개선약정(MOU)을 맺고 그해 9월부터 구조조정촉진법에 따라 우리은행의 관리를 받아왔다. 당시 우리은행은 △250억 원 출자전환 △842억 원 전환사채(CB) 발행(10년 만기) 이자율 감면(담보 채권 5%, 무담보 채권 3%) △2006년 12월31일까지 원금 상환유예 등을 결정하고 그 해 말까지 장재구 회장에게 500억 원의 사재 출연을 통한 증자를 요구했으며, 이를 받아들인 장 회장은 2005년 6월까지 증자금을 완납했다. 지난 2006년 8월 우리은행 등 채권단은 2000억 원에 달하는 한국일보의 무담보채권을 할인매입(CBO•캐시바이아웃)하기로 새롭게 약정을 맺으면서 △대주주의 2차 유상증자(200억 원) △본사 사옥 매각 △제작국 분사를 포함한 구조조정 등을 전제조건으로 내건 바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일보는 53년 간 몸 담아온 서울 중학동 사옥을 900억 원대에 한일건설에 매각한 뒤 소공동 한진빌딩으로 이전했으며, 216명에 이르는 제작국 직원들을 정리해고 했다. 장 회장의 200억 원 증자금 납입도 완료된 상태여서 워크아웃 졸업 조건은 모두 만족시킨 셈이다.현재 3개 채권단에 총 279억 원의 부동산 담보대출이 남아 있는 상태지만 상징적으로 ‘경영 정상화’ 단계에 들어선 만큼 한국일보 임원들은 기대감을 표하는 분위기다. 회사의 경영 위기로 가장 큰 고통을 겪은 것이 한국일보 사원들이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200여 명 해고노동자들의 희생을 토대로 이번에 워크아웃이라는 긴 터널을 통과하게 된 한국일보가 진정한 회생의 길로 들어설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