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방송인 최윤희씨가 세상을 떠났을 때 사람들의 충격은 너무 컸었다. 평소 밥은 굶어도 희망은 굶지 말라고 말하며 행복과 웃음 을 전파하던 그가 지병앞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은 조금은 허망한 생각이 들었다.
행복전도사라고 했던 사람이 그 명성과는 달리 너무 비참한 방법으로 인생을 포기한 것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로 시작해,“이 세상에 행복은 참으로 없는 것인가?” 하며 절망하기도 하고 “누구도 인생에서 영원한 행복은 이야기 할수 없다”며 인간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하였다.
지난해 5월, 온갖 역경속에서도 승리를 일궈낸 서강대학의 장영희 교수가 세상을 떠났을 때도 사람들은 너무나 아숴워 했었다. 장교수는 한 살 때 앓은 중증 소아마비로 평생 목발에 의지해 살았을 뿐 아니라 암으로 세 번이나 수술을 하는 고통을 겪으면서도 당대의 영문학자며 번역가며 문학가로 우뚝 서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희망전도사라고 불렀다. 장영희 교수 같은 분은 더 좀 살아 있으면서 역경을 이겨내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이들에게 그 기적 같은 삶을 보여주는 일 자체로서 오래토록 희망의 메신저가 되었어야 하는데 운명의 여신은 거기까지였던가 보다.
이 지구상에는 최윤희씨 같은 행복전도사, 그리고 장영희 교수 같은 희망전도사가 있었는가 하면 평생을 평화를 위해 헌신하는 평화전도사들도 있다.그들은 전쟁과 분쟁이 끊이지 않는 세계의 구석구석에서 사심과 이기심을 넘어 “너의 행복없이는 나의 행복이 있을 수 없다”는 자각으로 ‘전쟁 반대’‘평화 만들기’의 기치를 높이 들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요즘 한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면 ‘이 지구상에서 평화의 실현은 참으로 불가능한 것인가?’‘평화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실현할 수 있다’는 요한 갈퉁의 주장은 단지 꿈에 불과한 것인가? 하는 회의가 든다.
그동안 휴전선이나 북방한계선의 해상에서 간혹 총격전이 벌어지거나 해상충돌을 일으킨 적은 있어 왔지만 이번처럼 해상이 아닌 육지를 향해 포격을 가하고 민간인을 포함해 인명피해까지 일어난 일은 전례가 없던 일이라 어느때보다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남쪽의 군사훈련을 빌미로 삼았다고 하지만 민가를 향해 포격을 가하고 인명 살상까지 일으킨 북쪽의 도발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만행이다. 북쪽은 이에 대해 적절한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그런데 여기에 대응하는 남쪽의 자세 또한 너무나 무정견하고 불안하기 짝이 없어 보인다.
사고가 일어 난지 며칠이 지나도록 그날 대통령이 ‘확전(擴戰)자제’를 말한 것을 두고 그 말을 했니, 안했니, 잘 했니, 못했니 의 시비로만 이어지는 것을 보면서 이 정부가 과연 민족과 통일에 대한 인식은 커녕 국민의 안녕을 지키겠다는 자세는 되어 있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의문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북쪽이 도발을 감행해 오기까지 남북관계는 도대체 어떻게 관리돼 왔으며, 미국 정부와 보수층들이 원하는대로 한미 연합훈련을 계속하고 ‘확전 불사’로 나갔을 때 그 땅에서 무슨 결과가 일어 나고 거기에 사는 국민들한테는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가에 대한 냉정한 성찰과 진단은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2010년을 보내면서 한반도가 국지적인 충돌을 뛰어 넘어 전면전으로 휩싸일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시점에 평화를 주장하는 목소리는 죽어만 가고 평화 운동가의 시름은 깊어만 진다. 평화는 정녕 사치스런 소리인가? 아니다. 그래도 평화는 온다.그리고 평화는 분명, 평화의 방법으로만 오는 것임을 믿어야 한다.
김용현
'openjournal아가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명박 대통령께 말씀 告 하는 민중의 소리 (0) | 2010.12.11 |
---|---|
이념가치를싸구려보자기로덮어버리는우를 범하는살찐돼지 역사의 조롱거리 (0) | 2010.12.09 |
교포사회 논객 박무일이 말하는 차기대권?? (0) | 2010.12.06 |
이명박 정부 비상벙커회의는 군 미필자 회의?? (0) | 2010.12.03 |
김정은 체제가 무너진다면 우리는 남북통일 준비는 되었는가? (0) | 2010.1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