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는방

진실과 염원의 뜰을 지키기 위해 의연한 모습으로 이 땅을 떠나셨다

이경희330 2009. 5. 28. 23:09

얼마 전까지만 해도 권력의 꼭대기에 서 있었던 노무현.

 

죄의 출발점인 수사에서부터 노무현은 극도로 억압적인 불공정과 불의에 짓눌려 있었다.

검찰의 칼날은 그의 주변 사람들을 사돈의 팔촌의 옆집의 이십촌까지도 마구잡이로 들쑤시고 괴롭혀, 사람을 아끼는 그의 숨통을 옥죄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확증이라곤 한 톨도 나오지 않았지만, 법으로 엄정하게 금지한 혐의 사실은 날이면 날마다 쏟아져나와, 그는 어느새 부패한 시정잡배의 몰골이 되었고, 급기야 실질적

가택연금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만신창이가 된 노무현은 국민들의 심장의 마당에 쓰러져 신음했다.

그는 결국 진실과 염원의 뜰을 지키기 위해  의연한 모습으로 이 땅을 떠나셨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담한 죽음 앞에서, 나는 가슴을 친다. 나는 그를 잘 알았다. 그의 이름과 얼굴과 목소리를 알았다. 현실 권력을 놓은 지금도 여전히 이 땅에서 매우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도 너무나 잘 알았다. 그가 행했던 일들을 알았고, 어떤 것은 좋고 어떤 것은 나쁘다며 빨간펜을 그었다. 시골집에서 농부가 되어가는 그를 알았고, 사람이 들끓고 웃음꽃이 만발하던 그의 집이 적막강산으로 변해가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나는 그를 몰랐다. 그가 고통과 공포와 통한속에 하루하루 목이 졸려가고 있는 것을 몰랐다.

권좌에 앉아있던 내내 돌팔매와 조롱과 거짓말에 시달리다, 이제 겨우 편히 웃으며 땅을 일구던 그가, 다시금 쏟아지는 거짓과 기만의 돌덩이에 쓰러지며 절망으로 빠져드는 심정을 나는 몰랐다. 누가 봐도 무리하기 짝이 없는 수사에 혀나 끌끌 차고, 그러게 왜 빌미를 줬냐고 투덜거리며, 무심히 넘겼을 뿐이다.

 

족벌언론 조중동은 물론 독립언론도 검찰의 나발 불기에 장단을 맞추었으니 언론을 탓할까?

인터넷 활발하기론 세계 최고인 나라에 살면서 그게 무슨 핑계가 되겠는가?

나에게 부족했던 것이 관심 말고 도대체 무엇이 있었단 말인가?

 

나는 청와대도 검찰도 아무것도 아니지만, 오류와 실책은 있었을지언정 국민을 팔아 제 뱃속을 채우려 탐욕부린 적 없는 사람이 헌데를 앓으며 고통하는 것을 그저 내버려둔 사람이다. 나는 지옥과 영원한 불이라는 원색적이고 촌스러운 상징을, 상징이 아닌 실제로 맞닥뜨리며 참회의 자리에 엎드린다.  

 

그의 억울함을 알려야 한다.

그가 가버린 지금, 이 땅에서 언제까지나 그치지 않고 나타날, 그를 닮은 가난한 이들을 위해 힘써야 한다.

움켜쥐었던 손을 펴 그들의 허기를 조금이라도 채워줘야 한다.

 

나와 같은 한탄을 하고 있는 여러분에게 부탁합니다.

 

다시 힘내어 일어 납시다. 그가 못다 이룬 꿈이 이뤄지도록, 더이상 억압과 기만을 일삼는 자들이 힘을 쓰지 못하도록. 이 땅에 공의와 정의가 날마다 깊이 뿌리를 내려가도록 그가 목숨바처 지키려 하였던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의 곤란과 궁핍앞에 서슴없이 펼쳐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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