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9년 대공황 당시 슘페터는 불황이 “시원한 소나기” 같다는 표현을 했다.. 주가 폭락으로 곤경에 처한 사람들에게는 슘페터의 말이 염장질로 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말은 사실 일리가 있다.. 불황의 기간 동안 기업들은 구조조정 등을 통해 군살 빼기를 할 수가 있다.. 문제가 있는 기업들은 도태되거나 M&A되고, 빈자리를 경쟁력이 있는 기업이 대신 메운다.. 그 과정에서 시장의 생산성은 증대되며 사회는 풍요로워진다..
맑스 역시도 일정부분 슘페터와 비슷한 논조를 폈다.. 잉여가치론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불황은 반복적으로 일어날 수 밖에 없으나 그것이 자본주의의 몰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오히려 불황의 시기에 자본가들은 자본집적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킨다고 했다.. 비록 그러한 과정의 반복이 종국엔 자본주의의 몰락을 가져온다고 해도 그것은 먼 훗날의 일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수많은 불황을 거치는 동안 자본주의는 발전했다..
요즘은 신문을 펴 들기가 짜증이 난다.. 연일 우울한 뉴스가 헤드라인을 장식하기 때문이다.. 환율폭등, 주가폭락.. 세상은 당장이라도 망할 것 같이 아우성이다.. 이를 두고 신자유주의의 몰락이니 미국의 경제패권의 붕괴니 하며 입빠른 소리를 하는 자들까지 나선다.. 만일 슘페터가 아직까지 살아있어 그들의 말을 듣는다면 뭐라고 이야기를 할까? “삼복더위에 소나기 맞는다고 죽는 것은 아니니 촐싹거리지 말라”고 하지 않았을까?
김성욱님도 이야기를 했지만 미국의 금융위기의 책임을 전적으로 시장의 모순에 돌리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오히려 그린스펀의 저금리 등 인위적인 통화량 증대 정책이 이런 재앙을 몰고 왔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 통화주의자의 대부인 프리드먼은 “샤워실의 바보”라는 예를 들며 정부가 경기 사이클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행위는 옳지 못하다고 비판을 했다.. 그린스펀에 의해 훼손된 그의 명예는 이번 일로 만회된 것 같다..
어쨌든 오늘은 다른 각도에서 이 문제를 살펴보자.. 외생적 요인에서 비롯되고 내부 요인에 의해 증폭되는 위기를 이명박 정부가 대처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세계 경제가 개판인데 우리만 잘 나갈 수는 없지 않은가! 미국의 상황을 지켜보며 그 여파를 최소화시키는데 천수답 식 대응 밖에는 할 수 없는 형편이다.. 물론 나라야 망하던 말던 정략적인 목적을 위해 위기를 빌미로 정부 까대기에 바쁜 언론 때문에 그마저도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그냥 넋 놓고 앉아만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런 이명박 정부에게 “발상의 전환”을 제안한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마인드로 이번 사태를 최대한 활용하여 우리 사회의 모순을 타파하고 개혁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글의 서두에 불황은 자본주의의 체질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말을 했다.. 불황을 통해 경제와 사회구조의 불필요한 군살을 빼고 더욱 강하고 경쟁력 있는 체질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였다..
우리사회엔 분명 군살이 존재한다.. 비대한 관료조직과 공기업, 경직된 노동법, 불필요하게 범람하는 규제 등등.. 실제로 이런 문제들은 개혁의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기득권을 유지하는 철밥통들의 반발에 쉽게 풀어나갈 수가 없는 문제였다.. 수많은 자유주의 개혁이 실패한 이유도 “신의 직장”을 영위하는 자들의 반발로 때문이었다.. 나는 이명박 정부가 집권 기간 동안 그것만 해도 성공한 정권으로 평가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오 년 내내 집회와 파업으로 얼룩진 세월을 보내도 이룰까 말까 할 일이다.. 그러나 이번 불황은 그런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이명박 정권에게 줬다.. 통상 자유주의 개혁은 어려운 경제여건 하에서 이루어졌다.. 경제가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저만 살겠다고 파업을 하고 불법시위를 하는 노조와 철밥통들을 국민들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작금의 위기는 곧 기회며 시원한 소나기다..
미국의 금융위기가 진정이 되고 세계 경제가 제 자리를 찾는 데는 2년 정도의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이 된다.. 그 동안 이명박 정부는 적절히 위기를 대처하며 규제의 완화, 정부의 축소, 노동시장의 유연화 등을 위한 자유주의 개혁을 위한 입법을 강도 높게 추진해야 한다.. 그에 대해 반발을 하여 불법 파업을 일으키는 자들에게는 단호하게 법적 조치를 취해 무너진 공권력과 법치의 기강도 강력하게 바로 세워야 한다..
2년이 비록 고통스러울 수는 있으나 이명박 정부가 신념을 가지고 개혁을 추진할 때 앞으로의 2년은 시원한 소나기가 되어 선진화의 소중한 발판이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임시절의 경험을 되새겨야 한다.. 청계천, 버스 공영화 등의 정책이 그토록 심한 반대에 직면하지 않았다면 그 성과도 빛을 바래 대통령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욕 먹는 정부, 욕 먹는 대통령을 두려워해서는 안 될 것이다..
시대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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