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호 씨의 주가조작 파문은 또 다른 재벌가 2·3세들로 번져가고 있다. 이 곳 LA 한인들 사이에서는 구본호 씨에 대한 소식만 알려졌지만 본국 증권가에서는 이미 재벌가 자제들이 가문의 후광을 업고 주식투자를 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둔 경우가 적지 않다. 구본호씨가 가장 대표적인 경우라 할 수 있지만 SK, 현대, 동국제강 등의 오너가문 자제들도 이미 코스닥 시장에서는 미다스의 손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검찰은 이번 구본호씨의 주가조작 사건을 계기로 재벌 2·3세 6~7명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특히 이들의 투자한 기업들에 투자한 상당수의 개인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본 점에 주목하고 이들의 투자가 정말로 ‘투자’였는지 아니면 ‘투기’였는지에 대해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 결국 구본호씨로 시작된 재벌가 자제들의 주가조작 파문은 자칫 한국의 몇 개 대기업에게까지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정도로 파문은 커져가고 있는 셈이다. <선데이저널>은 구본호씨 파문이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 짚어봤다. <한국지사 = 박희민 기자>
지난해부터 본국 코스닥 시장에서 급등 혹은 급락을 하는 종목들을 살펴보면 재벌가 2·3세들이 투자하는 종목이 많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 4월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철원(39) 마인트앤메인 대표가 디질런트FEF라는 코스닥 상장사를 인수한다는 소문이 주식 시장에 퍼지면서 이 회사의 주가가 8일 연속 상한가를 쳤다. 결국 최 대표는 일주일 만에 46억 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 최 씨는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가 아니라고 했지만 당시 주식시장에서는 디질런트 FEF인수가 비상장 우량 기업이 상장 부실기업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진출하는 우회상장의 전형적인 수법이라며 의혹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최 대표뿐만 아니라 당시 재벌가 2·3세들의 코스닥 우회 상장은 열풍처럼 번져나갔다. SK뿐만이 아니라 GS, 현대, 두산 등 국내 내노라하는 기업들의 오너 일가는 너나 할 것 없이 코스닥에 투자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남겼다. 반대의 현상도 나타났다. 구 씨의 구속 소식이 전해진 지난 23일 소프트웨어 제조업체인 글로포스트의 주가가 지난 20일 10.92%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5.17% 떨어졌다. 엑사이엔씨는 2.14%, 코디너스도 4.35% 각각 하락했다. 모두 재벌가 2ㆍ3세가 소유하고 있거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라는 점이다.

재벌 테마주
이처럼 구씨나 최씨뿐만 아니라 다른 재벌가 후손들도 코스닥시장에서 우회상장, 유상증자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려 ‘재벌 테마주’라는 것이 한때 유행하기도 했다. 특히 이들 재벌가 2·3세들도 비슷한 시기에 주식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들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 회사는 곧 에너지 개발 등의 공시를 띄웠다. 구체적인 계획이 없어도 재벌 2·3세의 지분 참여와 자원개발 등의 호재가 겹치면서 이 기업들의 주가는 상한가를 쳤다. 금융감독 당국은 재벌 2·3세들이 비슷한 시기에 유사한 형태의 ‘기획성 투자’를 통해 수익을 올린 점을 예의주시해 왔다. 해당 기업들이 이들에게 주식을 발행해 넘긴 경위 등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의혹이 제기됐다. 주식시장에서도 일반인들은 상상할 수 없는 막대한 시세차익을 매번 거두는 것에 대해서 의아한 눈초리로 바라보기도 했다. 다만 의혹을 뒷받침할만한 증거가 부족했다. 이들의 투자는 재벌가 후손이라는 배경을 이용해 막대한 부를 축적한 셈이어서 정보력과 자금력에서 게임이 안 되는 개미 투자자만 큰 손실을 보는 일이 반복됐다는 점에서 검찰은 이번 사건이 시장경제의 건전성을 해치는 행위라고 주시해왔다. 검찰은 재벌 2ㆍ3세들이 구씨 사례와 마찬가지로 주식을 처음 살 때는 경영에 참가할 것처럼 공시를 띄워 놓고 일반투자자들이 추격 매수해 주가가 크게 오르면 곧 주식을 팔아치우는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시가보다 싼 값에 주식을 사들일 수 있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본호 후폭풍
구본호씨의 구속이 시발점이 된 재벌가 2·3세들의 코스닥 투자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이들이 시세차익을 거두는 과정에서 구 씨처럼 어떤 작전이 있었는지를 파악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수사리스트에 올라있는 재벌 2·3세 관련 주식 종목들은 디질런트 FEF. I.S하이텍. 글로포스트. 뉴월드코프. 코디너스. 엑사이엔씨 등이다. I.S하이텍은 고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장남인 정일선(BNG스틸 대표)씨 형제들이 투자했다는 사실이 지난해 6월 알려지면서 급등한 경우. 글로포스트는 동국제강그룹 창업주인 장경호 회장 증손자 장수일, 장준영, 장원영씨 등이 유상증자에 참여했다는 것이 밝혀진 뒤 역시 상한가 행진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두산그룹 4세인 박중원 씨가 최대주주였던 '뉴월드코프', GS그룹 허동수 회장의 사촌이자 故허학구 회장 장남인 허전수 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등 새로닉스 등도 같은 경우. 국내 굴지의 대기업 2·3세들은 대부분 포함되어 있는 셈. 검찰은 이들 중 일부에 대해서는 이미 상당한 혐의를 포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21일에는 한국도자기 창업주의 손자인 김영집(35) 전 엔디코프 사장과 박아무개 전 부사장을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엔디코프 대표이사였던 김씨는 국외 자원개발 자금 마련을 위한 유상증자 전에 차명계좌를 이용해 이 회사 주식을 미리 사 7500만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거둔 혐의를 받고 있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증권가에서는 재벌 2~3세들이 일부 종목에 투자해 막대한 수익을 내는 과정에서 내부자거래나 주가조작 등 불법적인 방법을 쓰고 있다는 얘기들은 많았지만 쉬쉬해 왔다”며 “구 씨가 구속된 만큼 검찰의 수사를 통해 추가 구속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검찰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또 다른 부분은 이들간의 정보 교류가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 특히 이들 재벌가 자제들 중 일부는 외국 유학 중에 얼굴을 익혔고 외국 유학을 마치고 국내에 들어온 뒤 여러 갈래로 친목모임을 가져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 수사 진행에 따라 재계에도 상당한 파문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주가조작 이외에도 재벌가 2·3세들의 해외원정도박 실태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수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를 위해 해외로 돈이 한 번에 5천만원 이상 송금된 경우에 대해서 자료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버시바우 "부시대통령 올 여름 서울 방문 예정"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24일 "이번 여름에 조지 부시 대통령이 서울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날 서울 서초동 외교안보연구원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21세기 한미 전략동맹의 미래 비전' 세미나 축사를 통해 "알다시피 지난 4월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가 있었고 성공적이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의 발언은 당초 예정된 7월중 부시 대통령의 방한을 추진하거나 8월8일 베이징(北京) 올림픽 개막식을 전후로 방한을 추진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버시바우 대사는 또 "미국산 쇠고기 시장 개방과 관련해 일련의 조치가 발표됐다"면서 "이를 통해 한국민들의 우려가 해소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2년전 우리는 야심찬 프로세스를 추진했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는 200억달러에 해당하는 투자와 많은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아직 양국 의회의 비준 절차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올해내에 한미 FTA가 비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아직 낙관적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한미관계 역시 도전을 받고 있으나 이것 역시 우리 관계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면서 "한미동맹은 한반도는 물론 이를 넘어서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기둥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한미협력은 북핵문제에 있어서도 계속될 것"이라며 "6자회담의 진전을 앞두고 있으며 3단계 비핵화 과정으로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