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보다 더 큰 보람과 행복 느낍니다"
일자리방송 회장 겸 일자리뉴스 메인앵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하순봉입니다. 대학입학 시즌입니다. 그런데 요즘 새내기들은 대학생활을 시작하기도 전에 등록금 걱정부터 해야 하고, 또 낭만과 희망의 대학이 취업난의 여파로 '한숨과 술 권하는 캠퍼스'로 변해, 비틀거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13일 밤 11시. 취업정보 전문 케이블TV 방송채널인 일자리방송에서 어디선가 낯익은 목소리와 얼굴을 지닌 앵커의 오프닝 설명이 흘러나온다.
그가 방송인으로 돌아왔다. 꼭 27년 만이다.
하순봉(67) 전 국회의원은 3일부터 일자리방송의 일자리뉴스 메인앵커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공익채널로 선정된 일자리방송의 회장을 겸직하면서 콘텐츠 제작 현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1967년 MBC에 입사, 기자로서는 처음으로 'MBC 뉴스데스크'를 진행해 국내 최초로 TV 뉴스의 기자 앵커 시대를 열고 청와대 출입기자로 최고 권력과의 접점에서 언론인의 길을 걷었던 그.
불혹의 나이인 1981년 제11대 전국구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14대, 15대, 16대 등 무려 4번에 걸쳐 국회의원을 지내며 여당의 원내총무와 사무총장, 야당 부총재 등 국내 정치무대의 한복판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정치인으로도 기억되고 있다.
"일자리를 많이 창출해 일하고 싶은 국민에게 일자리를 부족함 없이 제공하는 것은 시대의 명제이며 화두입니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의 절반 이상이 일자리가 없는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이라는 것은 가치가 있는 이슈며 해볼 만한 일입니다. 또 승산이 있는 있는 일입니다. 언론계나 정치계에서 나름대로 오랜 시간을 보냈는데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처럼 퇴임 이후에 국가와 사회에 뭔가 기여해야겠다는 생각도 한몫했습니다."
다시 일을 시작하게 된 동기를 묻자 대뜸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사실 그는 2004년 이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뒤 고향인 경남 진주에 머물며 은거에 가까운 생활을 했다.
현재 한나라당 상임고문을 맡고 있지만 일주일에 몇 차례 경남대에서 석좌교수 자격으로 국제정치학 강의를 하거나 서예와 색소폰으로 소일하는 등 현실 정치와는 거의 담을 쌓았다. 그러던 어느 날 군대(ROTC) 선배이자 정치인 시절 상대 당에 몸담았던 박병윤 일자리방송 회장으로부터 방송 복귀 제의를 받고 흔쾌히 수락했다는 것이다.
하 회장은 "신문사 경제부문 대기자 생활을 오래하신 박 회장이 탁월한 경제적 식견과 신문사 운영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 마치 '천생연분'을 만난 것 같다"며 찰떡 궁합임을 강조했다.
그는 아침에 눈을 뜨면 신문과 방송, 인터넷 등 여러 매체를 보면서 오프닝 및 클로징 코멘트를 어떻게 작성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최근에는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센터(DMC)로 회사 이전을 준비하느라 바쁘다.
무엇보다도 일자리방송에 몸을 담으면서 일자리 창출이라는 전례가 없는 특수 목적을 가진 채널이 하루 빨리 시청자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구체적 복안을 현실화시키는 것이 급선무라는 생각이다.
"올해 9월 일자리 창출 박람회를 개최하는 것을 비롯해 장기적으로는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처럼 일자리 창출의 성공적인 사례로 인정받는 다른 국가의 정상들을 초청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상회담을 열 계획입니다. 선진국과의 일자리 창출 노하우를 교류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 네트워크도 구축하려고 합니다.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국민행복지수'를 높이는 게 궁극적 목표입니다."
정계의 거물에서 방송인으로 복귀한 그는 행복감에 충만해 있다.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하는 등 소시민의 삶도 즐기고 있다.
"정치 시즌이 되면 느꼈던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니 참 좋습디다(웃음). 아침에 일어나 일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현실이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 줄 몰라요. 방송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우리 방송을 보고 일자리를 얻었다며 고마움을 표시하는 시청자들을 보면서 20년 넘는 정치인생 때보다 더한 보람과 행복을 만끽하고 있답니다."
고희(古稀)를 앞둔 그는 인생 후배들에게 자신의 정치인생을 통해 체득한 교훈을 전한다.
"등산 잘하는 사람은 항상 하산길을 생각해요. 올라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려가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죠. 정상에 올라섰을 때의 희열 못지않게 하산을 하면서 느끼는 희열도 크죠. 정치도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penpia21@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일자리방송 회장 겸 일자리뉴스 메인앵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하순봉입니다. 대학입학 시즌입니다. 그런데 요즘 새내기들은 대학생활을 시작하기도 전에 등록금 걱정부터 해야 하고, 또 낭만과 희망의 대학이 취업난의 여파로 '한숨과 술 권하는 캠퍼스'로 변해, 비틀거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13일 밤 11시. 취업정보 전문 케이블TV 방송채널인 일자리방송에서 어디선가 낯익은 목소리와 얼굴을 지닌 앵커의 오프닝 설명이 흘러나온다.
그가 방송인으로 돌아왔다. 꼭 27년 만이다.
하순봉(67) 전 국회의원은 3일부터 일자리방송의 일자리뉴스 메인앵커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공익채널로 선정된 일자리방송의 회장을 겸직하면서 콘텐츠 제작 현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1967년 MBC에 입사, 기자로서는 처음으로 'MBC 뉴스데스크'를 진행해 국내 최초로 TV 뉴스의 기자 앵커 시대를 열고 청와대 출입기자로 최고 권력과의 접점에서 언론인의 길을 걷었던 그.
불혹의 나이인 1981년 제11대 전국구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14대, 15대, 16대 등 무려 4번에 걸쳐 국회의원을 지내며 여당의 원내총무와 사무총장, 야당 부총재 등 국내 정치무대의 한복판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정치인으로도 기억되고 있다.
"일자리를 많이 창출해 일하고 싶은 국민에게 일자리를 부족함 없이 제공하는 것은 시대의 명제이며 화두입니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의 절반 이상이 일자리가 없는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이라는 것은 가치가 있는 이슈며 해볼 만한 일입니다. 또 승산이 있는 있는 일입니다. 언론계나 정치계에서 나름대로 오랜 시간을 보냈는데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처럼 퇴임 이후에 국가와 사회에 뭔가 기여해야겠다는 생각도 한몫했습니다."
다시 일을 시작하게 된 동기를 묻자 대뜸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사실 그는 2004년 이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뒤 고향인 경남 진주에 머물며 은거에 가까운 생활을 했다.
현재 한나라당 상임고문을 맡고 있지만 일주일에 몇 차례 경남대에서 석좌교수 자격으로 국제정치학 강의를 하거나 서예와 색소폰으로 소일하는 등 현실 정치와는 거의 담을 쌓았다. 그러던 어느 날 군대(ROTC) 선배이자 정치인 시절 상대 당에 몸담았던 박병윤 일자리방송 회장으로부터 방송 복귀 제의를 받고 흔쾌히 수락했다는 것이다.
하 회장은 "신문사 경제부문 대기자 생활을 오래하신 박 회장이 탁월한 경제적 식견과 신문사 운영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 마치 '천생연분'을 만난 것 같다"며 찰떡 궁합임을 강조했다.
그는 아침에 눈을 뜨면 신문과 방송, 인터넷 등 여러 매체를 보면서 오프닝 및 클로징 코멘트를 어떻게 작성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최근에는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센터(DMC)로 회사 이전을 준비하느라 바쁘다.
무엇보다도 일자리방송에 몸을 담으면서 일자리 창출이라는 전례가 없는 특수 목적을 가진 채널이 하루 빨리 시청자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구체적 복안을 현실화시키는 것이 급선무라는 생각이다.
"올해 9월 일자리 창출 박람회를 개최하는 것을 비롯해 장기적으로는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처럼 일자리 창출의 성공적인 사례로 인정받는 다른 국가의 정상들을 초청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상회담을 열 계획입니다. 선진국과의 일자리 창출 노하우를 교류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 네트워크도 구축하려고 합니다.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국민행복지수'를 높이는 게 궁극적 목표입니다."
정계의 거물에서 방송인으로 복귀한 그는 행복감에 충만해 있다.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하는 등 소시민의 삶도 즐기고 있다.
"정치 시즌이 되면 느꼈던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니 참 좋습디다(웃음). 아침에 일어나 일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현실이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 줄 몰라요. 방송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우리 방송을 보고 일자리를 얻었다며 고마움을 표시하는 시청자들을 보면서 20년 넘는 정치인생 때보다 더한 보람과 행복을 만끽하고 있답니다."
고희(古稀)를 앞둔 그는 인생 후배들에게 자신의 정치인생을 통해 체득한 교훈을 전한다.
"등산 잘하는 사람은 항상 하산길을 생각해요. 올라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려가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죠. 정상에 올라섰을 때의 희열 못지않게 하산을 하면서 느끼는 희열도 크죠. 정치도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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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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