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이슈 부채질

잇단 극악살인 불붙은 '사형제 존폐'

이경희330 2008. 3. 24.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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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양 초등학생 살해사건 피의자 정 모씨 >

  전 유명 야구선수 네모녀 살해 사건, 안양 초등학생 유괴 살해 사건 등 최근 흉포·극악 범죄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사형 집행에 대한 찬반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한국은 지난 10년간 사형 집행이 이루어지지 않아 사형 집행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그러나 지난 21일 일부 언론 보도를 통해 '정부가 사형을 규정한 범죄를 축소하되 사형제를 유지하고 더 나가 사형 집행까지 하기로 정책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이 공개됐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사형 대상 범죄의 축소를 검토하거나 사형 집행을 추진한 바 없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21일 사형제 관련 일부 언론보도에 대한 해명자료에서 "사형제도의 존폐 문제는 사형의 형사정책적 기능과 사회 현실, 국민 여론 등 여러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히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21일 지역 기관장 모임에서 안양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유괴 살해 사건을 거론하며 "사형 선고를 받았는데 사형 집행이 안 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사형 제도가 없으면 나라의 기강이 서겠느냐? 범죄자의 인권은 있고 피해자의 인권이 없는 나라인 셈"이라고 말해 이번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인터넷 상에서도 잇따른 흉악 범죄 소식에 대한 네티즌들의 분노는 '사형제도' 부활에 대한 논의로 이어졌다. 21일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는 사형의 집행을 강력히 요구하는 네티즌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사형제도를 당장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 네티즌은 "살인자들에게 본인의 가족이나 지인이 무참히 살해당했다고 생각하면 범죄자들의 인권이란 말은 입 밖에도 안 나올 것"이라며 "극악한 범죄를 저지른 이들에게는 반성할 기회와 후회할 시간조차 주어서는 안 된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또 다른 네티즌은 "범죄의 예방을 위해서라도 사형제도는 꼭 존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법이 너무 허술하니까 범죄가 늘어나는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를 규정한 함무라비법전과 같은 철저한 대응을 주문한 네티즌 의견도 눈에 띈다.

  반면, 사형제 폐지를 지지하는 네티즌들도 만만치 않다. 한 네티즌은 "극악한 범죄는 인간의 역사와 함께 일어났고, 범죄자를 사형한다고 해서 범죄가 줄어들지는 않는다"며 "인과응보 식의 처벌은 오히려 범죄가 더욱 은밀하게 자행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당시에는 명백한 사형감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무죄로 드러난 억울한 경우도 많다"며 "국민정서상 잇단 흉악사건이 사형제존치에 힘을 싣고 있지만, 아직 어떤 것이 옳은지 답은 없다"라고 사형제 부활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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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여론조사에서는 사형제 찬성론이 우세하다. SBS 라디오'김어준의 뉴스앤조이'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사형제를 찬성하는 응답자는 57.0%였다. 사형제 폐지를 주장한 의견은 22.2%로 나타났다.  

 

나유나 kornlove11@dcinsi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