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2월 대선의 최대 이슈였던 김경준(구속기소)- 이명박 후보간의 BBK 주가조작사건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던 박영선 통합민주당 의원이 김경준(42·구속기소) 전 BBK 대표의 기획입국과 관련 김씨의 송환을 도왔다는 취지의 법정 진술이 나와 그 동안 소문으로만 나돌던 박영선의원의 개입설이 제기되어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윤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김경준씨와 LA연방교도소 동료였던 신모(50)씨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김씨가 송환 전 한국에 송환되면 불구속 상태로 호텔에서 수사를 받을 것이다. 누나 에리카 김을 통해 박영선 의원과 국가정보원하고 얘기가 돼 있다’고 자랑했다’고 말했다는 증언을 함으로서 사태는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신씨는 이날 진술에서 ‘김씨가 국정원 직원의 도움을 받고 있으며 한나라당 이명박씨를 낙선시키려 한다’는 취지의 폭탄 진술을 함으로써 김경준씨의 기획입국과 관련한 국정원-박영선의원에 대한 검찰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영선 의원은 “신씨의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며 허위 증언을 한 신씨를 위증죄로 고소하겠다”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김경준씨 측과 한 번도 접촉한 사실이 없다”며 “신씨가 누군가의 사주에 의해 허위 주장을 했다면 정의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있어 과연 누구의 말이 사실인지 여부에 대해 박의원의 고소가 접수되면 가려질 것으로 내다보여 김경준씨의 기획입국설은 본격적인 2라운드에 접어들 수밖에 없다. 조현철(취재부기자) |
앞 뒤가 안 맞는 신씨의 진술
이날 검찰측 증인으로 출석한 김경준씨의 LA연방구치소 동료인 신 모씨는 ‘지난해 10월 말 김씨에 앞서 내가 국내로 송환되자 신당 측 이모(43) 변호사가 대전교도소로 세 차례 찾아왔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 변호사가 미국에서 김경준씨와 약속한 대로 이 후보와 BBK가 연루됐다는 폭로를 해주면 가석방과 함께 2억원을 주겠다’고 제의했다”고 말하며 ‘이 변호사가 폭로 즉시 동생 계좌로 2억원을 입금한다는 각서까지 써주겠다고 말했다’는 충격적인 폭로성 증언을 통해 김경준씨가 신당의 개입설을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신씨는 “김경준씨가 지난해 9월 11일 LA에서 ‘한국에 먼저 가면 자신이 보낸 사람이 접촉해 올 것’이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김씨가 또 “이 후보가 BBK의 실제 소유주라는 내용의 이면계약서를 봤다” “이 후보가 김백준씨와 미 연방검사 존 리를 통해 ‘빅딜’을 제의했다”고 언론에 폭로해 달라고 제안해 그러기로 약속했다는 것이다. 신씨는 “김씨가 폭로 대가로 무료로 변호사를 선임해 주고 LA에 술집도 차려주겠다고 제안했으며 폭로를 거부하자 이 변호사는 같은 달 14일과 23일 다시 찾아와 돈이 있어야 석방된 뒤 미국에 갈 수 있지 않느냐라며 폭로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신씨의 주장은 다소 앞뒤가 마지 않은 어딘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보인다. 심씨는 ‘이 변호사를 만나기 하루 전인 11월 8일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 검사 앞에서 이 후보와 BB증언 있으나 김경준씨는 11월14일에 한국으로 송환되었으며 그 전에 검찰이 심씨를 불러 조사했다는 것은 믿기 어려운 대목이다. 더욱이 신씨는 미국에서 강도상해죄로 LA연방구치소에 수감되었다가 한국으로 추방된 범죄자이다. 그리고 다시 한국에서 형사문제로 구속된 인물이라는 점에서 신씨의 증언을 신뢰하기 어렵다. 특히 신씨가 지목한 인물은 다름아닌 변호사다. 변호사가 구속된 범죄인을 상대로 무료변론과 돈을 미끼로 거래를 제안했다는 것은 중대한 범죄가 아닐 수 없는데 과연 신씨의 주장을 법원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미지수다.
에리카 김이 모든 핵심열쇠
본지는 지난해 12월 한국 대선 정국의 핵 이슈의 하나로 떠오른 ‘BBK 김경준 사건’과 관련해 “누군가 LA에서 무서운 음모를 꾸미고 있다”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과연 누가 김경준의 귀국을 서두르게 만드는가” ‘정말로 김경준씨는 한국으로의 귀국을 원하고 있는가’ ‘김경준씨의 누나 에리카 김 변호사는 이 모든 사항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는가’ 등등 김경준씨의 귀국과 관련 많은 의문을 제기했었다 당시 본지는 ‘김경준의 송환’을 조기 실현시키려는 신당에서는 에리카 김 변호사와 현재 송환 대기 중인 김경준씨와의 “빅딜”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명박 저격수”로 나온 박영선 의원이 김경준씨의 송환과 관련한 모종의 역할 의혹을 제기했었다. 이명박의 저격수로 나선 박영선의원과 신당의 정동영후보는 MBC방송의 LA특파원을 거치며 각별한 관계에 있었고 특히 박영선 의원의 행보를 두고 ‘박의원- 에리카 ,LA발 음모설’ 관련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었다. 박의원은 정동영 후보와 과거 MBC기자 출신으로 LA특파원 시절을 선후배로 보낸 지역이라는 점에서 의혹이 증폭되기도 했다. 과거 박 의원은 LA특파원 시절 에리카 김 변호사를 인터뷰 하는 등 나름대로 교분을 지내는 등 LA한인 인사들과 폭넓은 관계를 직간접적으로 유지해 왔다는 것은 알려진 소문이나 박의원은 에리카 김씨와 일면식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대목이다. 박 의원은 MBC 기자 시절부터 이명박 후보를 인터뷰 한 적도 있고, LA특파원을 하면서 에리카 김 변호사와 김경준씨가 남매간이라는 사실에서 흥미를 가졌다고 밝힌 적이 있으나 김경준씨의 귀국과 관련해서는 일절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본격적인 조사가 진행되면 박영선의원에 대한 검찰 조사도 진행될 것으로 보여진다. 검찰은 김경준씨 재판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물론 신씨의 증언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지만 신씨 증언 이외에 김경준씨와 누나 에리카 김씨의 계좌 일체와 면회기록을 미 연방검찰로부터 넘겨받아 추적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불원간 김경준씨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들어날 것으로 보여진다. 이번 재판 증언에 출두한 신씨는 자신을 김경준씨의 감옥동료라고 밝히며 검찰 주장을 그대로 증언하고 있어 더욱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신씨 말에 의하면 박영선의원이 미국에 와서 에리카 김 변호사(당시 변호사)를 만났으며 김경준씨로부터 이면계약서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김경준씨 누나 에리카 김씨와 가족은 신씨의 존재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잘라 말하고 있어 과연 신씨의 증언이 얼만큼 신빙성이 있는지도 모른다.
정동영, 박영선 의원 결혼중매
정동영 후보는 1989년부터 3년간 LA특파원으로 근무했고, 박영선 의원은 1995년부터 3년간 LA특파원으로 근무하면서 나름대로 취재원들을 심어 놓았다. 정 후보는 자신이 심어 논 LA인맥들을 후임자인 박 의원에게 인계하면서 여러 가지 훈수도 두었다고 한다. 특히 정 후보는 박 의원에게 이원조(영어명: 다니엘 리, 현재 김엔장 변호사 사무실 근무) 국제변호사를 소개해 결혼까지 이르게 했는데, 박 의원은 결혼 중매에 대한 답례로 정 후보에게 양복을 선물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을 정도로 두 사람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잇는 것이 사실이다. 당시 한나라당은 박영선의원의 남편이 이원조 변호사가 BBK와 김경준 법정자료를 입수해 신당 측에 건넨 것으로 보고 이 변호사가 근무하고 있는 김앤장 법률사무실에 항의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이 변호사가 김경준씨의 기획입국에 관여했다는 사실은 나타나고 있지 않으며 본인들도 부인하고 있어 신씨의 증언 만을 토대로 법원이 유리한 증거로 채택할 것인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박영선의원은 수도여고와 경희대 지리학과를 나와 서강대 대학원, 미시건주립대학원 등을 거친 박 의원은 81년에 KBS에 입사했으나 다음해 MBC로 들어가 승승장구했다. MBC에서 최초의 여성해외특파원, 최초의 경제부장 등으로 활약하다가 정동영 후보의 권유로 2004년 제17대 비례대표의원으로 정계에 등원했다. 그녀는 정 후보가 열린우리당 시절에는 비서실장을 맡는 등 끈끈한 유대관계를 지녀왔다. 그러기에 그녀가 정 후보를 위해 “이명박 저격수”로 나서는 것이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