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상 교수 칼럼

이필상 CBS뉴스해설...석유파동과 스태그플레이션

이경희330 2008. 5. 31. 00:58
정부는 유가상승에 따른 서민들의 고통을 덜기 위해 가스, 전기, 난방 등의 요금지불을 정부가 보증하는 에너지 바우처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또 화물운송업체와 영세사업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유가보조금 지급의 연장도 검토키로 했다.

뒤늦게나마 적절한 대응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정도의 조치로 이번 석유파동을 이겨낸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미 경제가 물가와 실업의 2중고에 갇혀 숨이 막히는 스태그플레이션의 함정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소비자 물가가 4.1% 올랐다. 2004년 8월 이후 최고치이다. 정부가 52개 품목을 정해서 가격을 관리하고 있으나 효과가 없다. 더 심각한 것은 생산자 물가이다.

생산자 물가가 급격히 오르면 공장들이 문을 닫고 실업자들이 쏟아져 나온다. 지난 4월 생산자 물가는 9.7%나 올랐다. 외환위기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실업문제는 당연히 악화하고 있다. 같은 기간 취업자가 19만 1천 명 증가하는데 그쳐 목표치 60만 명의 1/3도 안 된다.

중요한 사실은 스태그플레이션의 피해가 저소득층에 집중되는 것이다. 현재 중소기업 10곳 중 4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 갚기도 어렵다. 또 상위 20% 부유층 소득이 하위 20% 서민층 소득의 8.41배나 된다.

스태그플레이션이 본격화할 경우 중소기업들의 연쇄부도와 서민들의 생활고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확대된다. 그러면 어떤 대책이 필요한가?

일단 정부는 정책기조를 안정우선으로 바꿔야한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경기활성화를 위해 고환율의 팽창금융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러자 환율과 유가가 맞물려 오르는 악순환을 형성하여 경제가 방향감각을 잃고 스태그플레이션만 부채질했다. 따라서 정부는 그동안의 잘못을 인정하고 새로운 정책의 패러다임을 구축해야한다.

이런 견지에서 우선 정부는 세금인하 등 유가안정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 서민생활안정에 적극적인 지원책을 펴야 한다. 다음 자원외교와 해외개발을 서둘러 원자재의 자급 도를 대폭 높여야 한다. 그리고 저에너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산업구조를 바꾸고 경제체질을 강화해야한다. 이렇게 하여 국제경쟁력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물론 여기서 국민과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하다.

bamboo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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