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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상 교수는 "지난 60년 동안 한국이 성장한 가장 큰 원동력이 기업가 정신이었는데 여전히 기업 인식이 부정적이라는 점이 안타깝다

이경희330 2008. 8. 14. 11:41
여전한 反기업정서…건국 60년 부끄러운 자화상
한강의 기적 기업성과, 국민들 평균 70점 매겨 

우리 국민은 건국 이후 60년 동안 국내 기업이 이룩한 성과에 대해 평균 70.2점(100점 만점)을 줬다. 학점으로 따지면 C학점을 겨우 넘는 수준이다.

60년 만에 국내총생산(GDP)을 740배 늘려 세계 13위 경제 대국으로 급부상한 데 큰 공을 세운 기업에 대한 평가로는 매우 인색한 것이다.

또 절반이 넘는 국민(57%)이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강하다`고 답해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인식을 일깨워주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매일경제신문이 건국 60주년 특별기획 `한국산업 60년`을 위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R&R)에 의뢰한 설문조사 결과 밝혀졌다.

이번 조사에서 우리 국민은 국내 기업들이 건국 이후 이뤄낸 성과에 대해 평균 70.2점을 주는 데 그쳤다.

90점 이상이라고 호평한 응답자는 10.6%에 그친 반면 70점 미만이라고 답한 사람은 28.3%에 달했다.

기업 호감도 조사에서는 기업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강하다(57%)는 답변이 긍정적인 시각이 강하다(26%)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왔다. 이번 조사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2일 전화면접을 통해 이뤄졌다. 오차한계는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다.

이번 조사에서는 특히 젊은 세대와 진보적 이념 성향을 지닌 응답자들이 기업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국민은 기업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인식한 응답자(57.0%)는 30대가 65.2%로 주를 이뤘고 화이트칼라(69.8%), 진보적 이념 성향(65.8%)이 많았다.

이는 `긍정적 시각이 강하다`고 판단한 응답자(26.3%)가 주로 50대 이상, 보수적 이념 성향이었던 것과 대조를 이룬다.

기업인 이미지도 여전히 부정적이었다. 기업인 이미지는 `정경유착`이 24.7%로 1위였고 이윤 추구(24.4%), 일자리 창출(21.8%), 수출 역군(13.7%), 기업가 정신(7.5%) 등이 뒤를 이었다.

이에 비해 자녀가 기업인을 희망한다면 `지지한다`는 응답이 62.9%로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28.6%)보다 훨씬 높게 나왔다.

전성철 세계경영연구원 이사장은 "국민들이 기업이 갖는 순기능을 모르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다만 일부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로 인해 인식이 나빠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 60년 동안 한국이 성장한 가장 큰 원동력이 기업가 정신이었는데 여전히 기업 인식이 부정적이라는 점이 안타깝다"며 "국민들이 열심히 일했는데 소득 격차가 벌어지니까 피해의식이 생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헌철 기자 /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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