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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상교수는 “유가폭등으로 서민경제가 붕괴 조짐을 보이고보이고 있다”고 진단한 뒤 “성장률에 집착한 인위적 경기부양은 물가에 기름을 붓는 격이고

이경희330 2008. 6. 12. 22:18
CBS경제부 장윤미 기자장윤미

대학졸업 후 3년째 취업준비중인 김 모(31세. 서울 신촌)씨는 요즘 식당에서 밥을 사먹기가 겁난다.

지방에서 올라와 자취를 하는 바람에 매 끼니를 식당에서 해결해야 하는 김씨에겐 훌쩍 오른 밥값 부담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 달에 30만원정도 들던 식비가 요즘엔 40만 원 이상으로 늘었다.

김씨는 월세 50만 원에 학원비까지 더해 월 130만원을 고향집에서 받아 생활하고 있다. 그는 “가뜩이나 경제가 안 좋은데 매달 집에 손 내밀기가 민망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서민들이 물가는 올라 돈 쓸 일은 많은데 일자리는 점점 없어지고 할 수 없이 빚을 얻게되는 3중고에 신음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4.9% 급등하면서 2001년 6월 이후 6년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서민들이 많이 쓰는 생필품으로 정부가 집중 관리하겠다던 52개 MB품목은 무려 6.7%나 올랐다.

정부는 물가급등에 따른 서민 부담 완화차원에서 적으나마 24만원씩의 세금을 돌려주겠다고 했지만 김씨처럼 실업상태의 취업준비생은 이런 혜택조차 바랄 수 없다.

그렇다고 마땅한 일자리가 쉽게 잡히는 것도 아니다. 11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증가수는 18만1천명으로 3개월째 20만명을 밑도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처럼 낮은 증가폭은 3년3개월만에 최악인데다 아예 구직 의사를 접은 구직단념자도 10만7천명에 달했다.

기업투자를 일으켜 고용을 창출하겠다던 정부의 공언과 달리 기업들이 투자와 신규채용을 기피한데 따른 것으로 정부의 올해 일자리 창출목표인 28만명이 무색한 상태다.

갈수록 팍팍해지는 살림살이 때문에 가계 빚은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의 집계 결과 1분기중 전체 가계부채는 640조 4천여억원으로 지난해보다 9조8천억원이 늘어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가구당 3841만원에 달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우리나라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가 1998년 85%에서 지난해 150%로 늘어났다며 이처럼 빠른 증가속도가 경제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고유가 등 대외여건 악화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뾰족한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필상 고려대 교수는 “유가폭등으로 서민경제가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한 뒤 “성장률에 집착한 인위적 경기부양은 물가에 기름을 붓는 격이고 기업투자활성화 마저 무력화될 것”이라며 경제의 기초체력을 기를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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