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journal아가리

이명박 대통령 국민에게 무조건 항복하라

이경희330 2008. 6. 4. 01:10

1.국민과 전쟁을 할 것인가

 

 무능한 관료들의 잘못된 쇠고기 협상으로 불거진 작금의 “쇠고기 정국”이 한 달째 혼미한 상태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엠비의 지지율이 20%대로 급락하면서 엠비정권은 앞으로 국정을 운영할 지푸라기 한 올조차 잡을 수 없는 최악의 국면으로 내몰리고 있다. 지난 주말엔 성난 시민 4-5만명이 서울 도심을 휘저으며 법질서를 위반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는가 하면 , 격무에 시달린 전경들이 극도로 예민해진 상황에서 한 여성을 방패로 찍는 불행한 사태가 발생했다.

 

이 동영상은 인터넷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고 경찰은 자체 감찰 조사를 벌이겠다고 한다. 노무현 정부 때의 시위 진압 동영상조차 교묘하게 짜집기 해서 유언비어를 유포하는 네티즌들인데 하물며 이런 팩트에 근거한 동영상이 광속으로 확산되지 않음이 오히려 이상한 일일 것이다.

 

 앞으로 시위대에게나 정부여당에게나 선혈이 낭자한 그 사진 한 장의 위력은 가히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이 사진 한 장은 그동안의 순수한 촛불집회에서 반정부 투쟁으로 국면전환 하는 촉매가 될 수도 있다. 반정부세력들은 이 사진을 인터넷으로 급속도로 유포할 것이며, 이를 이용해 대대적인 반정부투쟁으로 촛불시위대를 몰아가 궁극엔 정권전복을 꾀하려 할 것이다. 엠비정권은 최악의 국면으로 내몰리고 있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막는다는 옛속담이 있다. 현재의 국면이 그러하다.

 

 초기에 당정청이 힘을 합쳐 발 벗고 나섰다면 잠재울 수 있었을 사안을 이렇게 까지 끌고 온 것은 엠비정권의 총체적 부실에 기인한다. 광우병이 공기로도 전염된다는 허무맹랑한 유언비어가 인터넷에서 나돌며 세상물정에 어두운 우리 중고생 자녀들을 불안에 떨게 할 때 관료들은 백분토론에 나와 그저 과학과 확률만 앵무새처럼 되뇌이며 국민을 무시했다. 엠비는 사과를 한답시고 국민 앞에 뭔가 하긴 했는데 그 이후 촛불의 수는 배가되었다. 국민들은 엠비의 진정성을 믿지 않았다.

 

 국민들이 뭘 걱정하고 뭘 불안해하는지 밑바닥에서부터 여론을 살펴보려하긴 커녕 , 철부지 중고딩들이 뭘 아느냐고 무시하며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일 생각을 안했다. 향후 교육정책의 방향성과 적확성을 굳이 따지지 않더라도, 인수위때부터 영어몰입식교육, 영교시 시행등으로 중고생들을 불안에 떨게 한 것도 촛불을 들게 하는 데 한 몫 충분히 했다.

 

 먹거리에 불안감을 느껴 어린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참가한 아줌마 부대와 인터넷에서 설익은 정보를 제공받아 감성적으로 나선 중고생이 불을 지핀 촛불이 이젠 넥타이 부대로 옮겨 붙었고 , 민노총 ,국민대책위, 엠비탄핵연대등 좌파단체들과 민주당이 그들의 정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긴박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런 모든 시나리오가 처음부터 기획되었고 계획적으로 진행되었다고 믿는 여권이 있다면 아직도 도도히 흘러가는 강물처럼 움직이는 민심의 변화과정을 모르는 먹통들이다. 역사를 모르는 꼴통이고 천치들이다. 불순한 세력이 초기부터 일부 개입되어 있었을지언정 그들의 역할은 커지 않았다. 해방이후 우리 정치사를 돌아보면 어떤 사안이든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은 있어 왔고 이를 극복하는 것은 성숙한 시민의식이었다. 아직 대다수 선량한 시민들은 불순한 그들의 의도대로 놀아난다고 볼 수 없다. 단지 쇠귀에 경 읽는 것처럼 꽉 막힌 엠비정권에 대한 강력한 경고장을 날리고 있을 뿐이다. 자신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엠비에게 하소연하고 있는 것이다.

 

 작금의 사태는 인테넛에서 유언비어가 먹히게 만든 현 정권의 문제이지 거리로 나선 시민들에게 그 탓을 돌린 순 없다. 배후세력의 조종에 의해 날조된 유언비어에 속은 무식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광란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판단하는 순간 이 정부는 끝난다. 아니 대한민국이 다시 일어설 수 없는 불행한 사태가 올 수도 있다. 이번 시위의 지도부는 민주시민 개개인이지 시위지도부가 있는 것도 아니다. 인터넷에서 자체적으로 조직화 하고 자가발전하고 있는 초유의 정치행위를 우리 국민들이 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이번 시위의 무서운 점이다. 그들은 광장으로 나서 그들의 목소리를 반영해달라고 아우성치는 것이다. 강경진압은 갈수록 사태를 꼬이게 할 뿐이다. 엄정한 법집행도 좋고 원칙준수도 좋지만 이젠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유사 이래 국민과 전쟁을 해서 이긴 정부는 없다. 이쯤에서 엠비는 퇴로를 만들어야 한다.

 

 2.어떻게 항복할 것인가

 

 어떤 좋은 정책이나 개혁이라도 국민과 함께 가지 않는 개혁은 실패한다는 점을 노무현정부를 통해 뼈저리게 느꼈을 법도 한 데, 청와대로 들어간 그들은 오만과 독선과 아집에 사로 잡혀 이런 움직임에 둔감했다. 화를 키웠다. 대응책을 세우는 데 한계를 노출했다. 한 마디로 무능력하다. 아마츄어 좌파정권에 신물 나서 우파를 지지한 국민들에게 아마츄어 우파정권은 좌파보다 더 무능력하단 인상을 심어주었을 뿐이다.

 

 엠비정부는 채 3개월도 안돼 좌파정권의 “잃어버린 십년을” 잊어 먹게 했다. 민주주의 정권은 국민과의 소통이 최대의 덕목인 데 그들은 국민과의 소통보다는 엠비와의 소통에 집중했을 뿐이다. 이러는 와중에 민심은 떠났고 반엠비세력은 기회를 얻었다. 대선과 총선 실패로 연속 카운터를 맞아 다 죽어가던 반엠비세력에게 이번기회는 천우신조의 기회이니 그들이 결집해서 반정부투쟁으로 나서는 것이야 말로 그들의 마지막 선택일 것이다.

 

 “먹거리의 문제”를 “이념의 문제”로 접근한 청와대는 초기부터 패착을 뒀다. 공부하기 싫어하는 철부지 중고딩들이 재미삼아 촛불 좀 들다가 학교로 돌아갈 것이라 착각을 했으니 이런 바보들이 어디 있나. 당선 전까진 그렇게 인터넷의 중요성을 부르짖더니 당선되고 나선 인터넷과 담 쌓았다. 그 흔한 인터넷 담당 비서관 하나 임명하는 꼴을 못봤다. 인터넷에서의 논리싸움도 초기에 패배했다. 원래 민중봉기도 초기엔 아주 작은 데서 출발하는 법이다. 촛불의 배후세력 운운하며 순수한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열 받게 했고 , 급기야 “우리 모두가 배후”이니 잡아가라는 공권력 무력화투쟁까지 벌이는 한심한 지경에 이르렀다.

 

 이제 냉정하게 현 시국을 진단하고 특단의 대책을 내 와야 할 때이다. 항복을 하더라도 어떻게 항복을 할 것이냐가 관건이다. 어떻게 세운 우파정부인데 니가 뭔데 항복하랴나고 비판하실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항복이란 단어가 청천벽력 처럼 들리는 논객들도 있을 것이다. 항복을 하라는 게 정권을 내주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항변할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항복을 하는 것이 정권을 내주 것이 아니다. 촛불이 진화해서 길거리에 화염병이 난무하고 경찰의 강경진압과 폭력시위가 부딪쳐 정국이 최악으로 치닫는 것을 막자는 것이다. 610항쟁과 같은 범국민적 저항을 통해 정권이 붕괴되는 것을 막자는 최후의 선택이다. 엠비가 정치적 결단을 내리는 것은 “정치 좀 잘 하라”고 채찍을 든 국민에게 앞으로는 국민들의 여론을 받들어 남은 임기동안 열심히 하겠다고 말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거리로 나선 “국민들에게” 항복하는 것이지 결코 “좌파와 친북세력에게” 항복하는 모멸적인 상황은 아니다. 국민에게 항복하는 것이 궁극엔 이기는 지름길이다. 지금 항복하지 않으면 나중에 좌파 앞에 무릎 꿇는 통한의 모멸적 상황이 올 지도 모른다. 지금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

 

 (뱀발: 나는 내가 찍은 엠비가 불명예스런 퇴진을 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성공한 대통령이 되길 진심으로 원합니다. 엠비가 성공해야 대한민국이 산다는 신념엔 변함이 없고요. 별 허접한 이야길 다 한다고 생각하셔도 할 말 없죠 뭐. 비판 겸허히 수용합니다. 현 시국이 답답해서 올린 글입니다....)

 

 

외과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