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전 8기 가수. 이기찬(28)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다. 무대에 오른 11년 동안 영광과 좌절을 골고루 겪은 탓에 붙은 별명이다.
올해 초 발표한 9집 '미인'으로 이기찬은 다시 한 번 '7전 8기'의 주인공임을 입증했다. '미인'은 상반기 가요계를 휩쓴 인기곡으로 부상했고 이기찬은 발라드에서 또 저력을 드러냈다.
이기찬도 자신에게 따르는 수식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처음부터 은퇴할 때까지 잘 될 수는 없잖아요. 다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일곱 번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났다는 것, 제 얘기 맞아요. 그런데 성공이냐 실패냐는 제작자의 입장이지 가수에게 새 노래와 음반은 언제나 도전일 뿐이에요."
'미인'의 인기 덕분에 이기찬은 방송이나 무대에 오르기도 수월해졌다고 한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편안하게 얘기할 수 있어요"라는 이기찬은 무려 11년 만에 주변 환경에 익숙해지는 중이다.
싱글 '사랑도…이별도…'로 새로운 매력 선보여
줄곧 애잔한 사랑을 노래했던 이기찬이 가을 분위기를 담은 싱글 '사랑도…이별도…'로 새로운 매력을 선보인다. 음의 변화를 주지 않던 노래를 주로 불렀던 그는 신곡에서 표현력을 키웠다. 여전히 이별을 노래하지만 목소리의 힘을 더해 듣는 맛이 진하다.
사실 이기찬은 9집 활동을 끝내고 내년 초를 목표로 10집 앨범을 작업 중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김도훈 작곡가가 만든 '사랑도…이별도…'를 듣고, 욕심을 내 싱글 출시를 감행했다. 이기찬의 쉼 없는 신곡 발표에 혹자는 '욕심이다'라고 평했지만 바쁘게 움직인 이유가 있다.
"'미인'처럼 부드러운 노래였다면 굳이 싱글로 내놓지 않았을 거예요. 노래를 듣는 순간, 혼자서도 빛날 것 같았죠. 정규 음반을 발표하기 전 징검다리 역할을 해줄 거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신곡과 함께 이기찬은 중학생 때 즐겨 불렀던 이승환의 노래 '기다린 날도 지워진 날도'를 다시 불러 수록했다.
소니뮤직과 전속 계약 맺고 日 진출
싱글 발표와 맞물려 이기찬은 일본 소니뮤직과 음반 계약을 맺고 현지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2년 전 일본에서 싱글을 발표한 경험이 있던 이기찬은 당시 인연을 맺은 한 음반관계자의 소개로 소니뮤직과 계약을 체결하는 행운을 얻었다.
올해 겨울, 이기찬은 일본에서 신곡으로 짜여진 싱글을 내놓을 계획. 물론 모든 곡은 일본어로 노래한다. 일본어 실력은 이미 정평난 만큼 이기찬은 현지 활동에서 언어는 걱정하지 않는다.
더불어 내년 초에는 예정대로 정규 10집을 발표한다. "음악적으로 쌓인 자신감을 유감없이 담겠어요"라고 자신한 10집에 대해 이기찬은 "한국적인 발라드가 아닌 팝의 느낌이 살아있는 음악으로 채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쉬운 멜로디를 지양하고 변주를 시도하겠다는 각오다.
이는 곧 10년간 완벽하게 채우지 못한 음악적 갈증을 메우고 싶은 욕심이기도 하다.
"R&B나 솔처럼 진한 흑인음악을 잘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대중은 제가 부르는 슬픈 가사와 감정을 좋아하는 거예요. 이기찬의 발라드는 누구나 바라는 '하고싶은 사랑 이야기'가 된 것 같아요."
이기찬은 목마름을 숨기지 않았다.
"정규 음반을 내놔도 타이틀곡만 튀는 시기잖아요. 어쨌든 저의 팬들만 음반을 사니까, 어떤 때는 오롯이 제 것의 음반으로 만들면 어떨까 생각하죠. 마음껏 하지 못했던 흑인음악을 표현하고도 싶어요."
11년간 같은 곳에 서 있던 이기찬은 박효신이나 린 같은 후배들이 어느덧 발라드가수로 선호 받는 상황을 볼 때면 '잘 하고 있는 건가'라는 고민도 든단다. 그럼에도 '이기찬만의 색깔'을 확고히 다지고자 품은 목표는 견고하다.
"어디선가 노래를 듣다 '이기찬 노래구나'라고 여겨주는 때를 기다려요. 누군가 '좋은 노래 없을까' 생각할 때 제 노래가 그 빈 곳을 채워주고 싶은데 너무 큰 욕심인가요?"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이해리 기자 dlgof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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