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말하면, 밀그램이 갑자기 ”야 씨 바 450V는 위험하대니까? 저 새끼 죽으면 니가 책임져” 이래 버리면 피험자가 너무 허탈하게 조 때버린다. 책임은 니가 진다매? 씨 바 책임은 니가 진다매?
자연스럽게 피지배층은 점점 더 극단적으로 강한 권력을 오히려 바라게 되는 거다. 내가 책임을 안 져야 되니까. 내 행동이 <누가 옳대니까>가 아니라 도덕, 이념, 논리, 가치의 측면에서 검토되는 상황이 돼버리면 지금까지의 내 삶이 부정당해버리니까.
그러니까 점점 더 강한 권력이 점점 더 큰 책임을 져주길 바란다.
박정희를 그리워하는 이유.조올 라 꼴보수적인 목사가 생각 트인 목사보다 인기가 좋은 이유. 존 나 빡세게 굴리던 고참이 제대할 때 더 많은 쫄따구들이 아쉬워하는 이유.
이 과정에서, 친권력층이 차근차근 본인의 나와바리를 키워나가며 그 권력의 속성을 학습한다. 그리고 그 속성의 조합이 <권력체>를 구성한다고 믿게 된다. 그들이 보아온 권력의 속성, 권력자의 롤모델은 지금의 권력자 밖에 없으니까.
아버지가 지닌 힘은, 그냥 그 힘 자체에 있지 아버지의 습관과는 무관하지만, 작은 습관과 버릇을 따라하는 어린 아들과 같은 거다.
새벽까지 야근하고 룸싸롱 가서 새벽 5시까지 달리고 다음날 7시 반에 출근하는 상무님의 근면함, 내무실에서는 졸 라 잘해주면서도 훈련 나가서는 긴장하라고 입에 담을 수 없는 쌍욕을 달고 사는 소대장의 카리스마, 상대 후보의 사적인 꼬투리 하나라도 잡으면 한 달 굶은 개처럼 물고 늘어지는 정치9단 노련미.
그 속성의 조합이, 권력 이양과 연결되는 것처럼 생각하게 된다. 이건 <미신>의 기제와 유사하다.
미신이라고 무시할 게 아니다. 미신의 생명력이 졸 라 끈질기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21세기에 길거리를 걸어다니면서 지구 반대편에 사는 친구와 영상통화를 하면서도, 우리는 제주도 가서 아들 낳겠답시고 하루방 코를 만지지 않는가. 돼지꿈 꾸면 로또 사고 말이다.
이 모든 것들이, 그들에겐 <진심>인 셈이다.
수많은 시간동안 켜켜히 재워지면서, 이성적인 판단이 아니라 생존 본능을 통해 받아들이고, 더 오바하고, 그걸 유지하고 이어 나가면서 만들어지는 진심. 그게 뒤집어지면 내 모든 게 무너지기 때문에 더욱 더 악착같이 믿게 되는 그 진심.
그건, 쓰나미 등의 자연재해로 인해 자식이 실종됐을 때, 상식적으로 생존 확률이 0%에 가깝더라도 자식의 방과 물건을 정리하지 못하고, 오늘도 내일도 자식의 소식을 기다리는 부모의 마음과 같은 거다.
그게 뒤집어지면, 내 삶의 근간이 흔들리니까.
그러니까 난 그걸 뒤집지 못함은 물론, 절대 뒤집히지 않도록 오히려 더 강한 힘을 넣게 된다.
여기서 씨 바 존 나 짜증나는건 뭐냐면…
권력자들은 이걸 안다.
자식 잃은 부모의 마음과, 권력을 지지하는 피지배층의 마음이 같은 마음이라는 걸.
실종된 자식을 둔 부모의 마음. 상상하기도 힘들 정도의 고통. 하지만 그 고통을 가슴에 묻고 넘어가지도 않는 밥을 넘기는 건,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나도, 그리고 다른 가족들도.
결국 우리는 나와 내 가족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정치적 스탠스를 정하고, 그에 충실한 삶을 살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그 어떠한 환상도, 미신도, 권력도,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데에 방해가 될 때에는 산산이 깨어지게 돼있다. 돼지꿈 꾸고 로또를 사고, 하루방 코를 만지더라도, 수백만 원짜리 살풀이 굿을 하라고 하면 한순간에 사기꾼 점쟁이가 되듯이.
맑스가 말한 <사회 체제가 더 이상 그 사회의 생산성을 발전시키지 못하고 저해할 때 혁명이 일어난다>고 했던 말,
나는 이렇게 재해석한다. 그 사회 체제가 구성원 대다수의 삶을 지탱하는 데에 오히려 방해가 될 때. 그 체제는 깨진다.
그들은 진심이다.
박정희의 죽음에 오열하는 아지매.
박근혜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는 할매.
아자씨 잠안자고 쳇에 몰두하는것 보고 걱정하는 마누라.
우리는 최소한, 그 권력이 어떻게 그들의 삶을 어렵게 만드는지 어떻게든 알게 된 사람들이다. 최소한, 우리와 그들의 등에 어떤 새끼가 어떤 빨대를 꽂아놓고 어떻게 쪽쪽 빨아쳐먹는지를 알고 있다.
우리는 함께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라는, 그 사실을 바탕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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