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포격 이후 한반도 평화의 위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그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한반도는 과연 어디로 가는가. 북한의 전략적 목표는 무엇이며, 이명박정부의 대응은 적절한가. 그리고 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위기를 해결한 해법은 무엇인가. 이에 미래연은 최근의 사태와 관련하여 ‘한반도 평화위기의 진단과 해법’을 주제로 12월 20일 공개 긴급좌담회를 개최하였다. 대담자로는 백종천 전 청와대 외교안보통일정책실장, 서주석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참석 하였다. 아래에 좌담회 주요 내용을 요약 정리하고 있다.
연평도 포격의 원인은 무엇인가
대담자들은 연평도 도발의 원인으로서 북한의 평화체제에 대한 요구와 그 첨예한 이슈로서의 NLL의 분
의제화에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북한은 일관되게 비핵화+평화체제 논의를 동시에 하는 것을 요구해 왔으나 오바마 정부는 초기의 기대와는 달리 비핵화에 치중하였고 이명박 정부도 마찬가지 였다. 바로 평화체제 논의의 절박성을 극적으로 보여준 것이 연평도 포격이며 평화체제를 의제화하는 것에 대한 효과적인 방법으로서 연평도 폭격이라는 극약처방을 취한 것이라는 것이다. 특히 평화체제의 아젠다에서 가장 첨예한 문제가 NLL이슈라 할 수 있다. 김근식 교수는 NLL에 대한 한국정부의 대응을 가지고 남측정부를 평가할 정도로 북한에게 있어 NLL은 중차대한 문제임을 강조한다. 북한은 이미 NLL남쪽으로 포탄을 발사한 적이 있고 이것이 연평도 포격으로 까지 이어지면서 NLL을 북한식으로 의제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게 볼 때, 북한은 NLL을 분쟁화하는데 성공하였다
한편, 금번 연평도 도발을 후계체제와 연관지어 설명하기도 하는데, 김근식 교수는 북한체제의 엘리트, 주민들의 결속력이라는 측면에서 일정한 타당성이 있지만 이는 사후적, 부수적인 효과이지 이것 자체를 염두에 두고 금번 사태를 일으킨 것은 아니라고 본다.
한반도 평화위기, 문제의 근원은 어디에 있는가
서주석 연구위원은 현재의 상황이 동북아에서 구조적 갈등의 위기로 진행되는 복합적 안보위기 국면이라 내다본다. 이러한 복합적 위기국면을 초래한 것은 이전 정부의 합의를 사실상 무시하고, 실제로는 북의 급변사태 가능성과 붕괴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북의 입장변화만을 기대한데 대한 당연한 귀결임을 주장한다. 김근식 교수는 한반도에 대한 주도적인 통제력을 상실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략적 방안을 수립하지 못한채 감정과 오기만 남은 상태라고 혹평하고 있다.
실제 대담자들은 이명박 정부 3년 동안 외교안보통일정책에서 총체적으로 실패하였음을 지적하고 있다. 한미동맹에 올인하는 바람에 한중관계는 92년 국교수립 이래 최악인 상황이다. 대통령 취임후 대중 방북자리에서 중국대사가 한미동맹은 냉전체제의 산물이라고 말할 정도이다. 국방개혁2020도 후퇴하여 육군중심으로 원상복귀하였다. 지난 정부의 튼튼한 안보의 뼈대가 사라졌고, 말로만 단호히 대응한다고 하지만 계속 피해를 입고 있는 최악인 상황이다. 북핵문제도 지난 정부 때는 6자회담이 가동 중이었고, 말끔히 해결하지는 못했지만 북핵 문제의 관리가 가능했다. 현재는 2008년 이후 6자회담은 중단되었고 북한이 우라늄 농축실험 할정도로 까지 상황이 악화되었다. 남북관계도 현정은 회장의 방북, 클린턴 방북, 연안호 송환, 이산가족 상봉제의 등 진전될 가능성이 많았으나 금년 2월 금강산 실무회담 결렬이후 대화의 가능성이 완전히 차단되었고, 천안함 사건으로 이미 끝난 관계가 되었다.
백종천 전 청와대 실장은 가장 안타까운 점이 한반도를 중심으로 해서 새로운 냉전구조가 들어섰다는 것을 지적한다. 냉전 게임에서 가장 손해를 보는 것은 결국 우리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는 한미동맹이 있지만 미국과 한국의 전략적 이익이 항상 같은 것은 아니며, 해결점은 결국 우리 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한미합동훈련의 경우에도 미국으로 하여금 동아시아에서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중국에게는 큰 부담이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반도 평화위기, 그 해법은 무엇인가
대담자들은 공통적으로 해결방법이 쉽지 않음을 토로하였다. 군사적 대응과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서주석 연구위원은 대만의 금문도처럼 연평도의 군사요새화를 말하는데 금문도는 연평도의 50배로서 군사요새화가 가능했지만 연평도는 북한과의 거리도 너무 가깝고 작은 규모의 섬으로서 실제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더구나 작전통제권이 없는 상황에서 제한된 지휘권을 가지고 강력한 대응을 할 수도 없다고 보고 있다. 이번에 자위권으로 강력한 대응을 다 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데 이는 실제 정치적 발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결국은 한반도 문제의 주도적 입장에서 북한을 포함해서 주변국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백종천 전 실장은 대화와 협상의 주도적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한다. 과거 참여정부 시기 북핵문제에 있어서도 참여정부가 중국을 설득하고 북한에게 메시지를 주면서 기다리게 하고 러시아가 받아주면서 한반도 정세가 달라져 왔음을 강조한다. 또한 북한과 미국이 북핵포기와 북미관계정상화 등을 놓고 정 반대의 입장을 가질 때, 중간에서 양측을 조율하면서 2.13합의를 이끌어 내고, 평화체제 이전에 종전선언 등을 제시하면서 상황을 주도적인 입장에서 한단계 진전시켜 왔던 것도 한국의 역할이었다는 것이다.
서해 지역에서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해법도 이미 나와 있다. 2007년 10.4정상선언에서 합의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가 중요한 해법이다. NLL은 그대로 두고 일종의 평화와 경제협력지대로서 공동어로, 해주개발, 한강하구공동이용 등에 대한 합의였고 이를 세부적으로 잘 실천해 가면 되는 문제라 할 수 있다. 6.15, 10.4 정상선언을 존중하고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가운데 주도적인 협상력을 발휘한다면 한반도 평화위기는 해결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는 대화에의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위키리크스를 보면 현 정부가 붕괴론적 시각에 입각해 전략을 세우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작계 5029를 흘리고 진행시키는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 대통령이 나서서 통일이 가까워졌다고 말하는 것은 붕괴가 가까웠다는 얘기에 다름 아닐 것이다. 김근식 교수는 북한붕괴라는 철저한 희망적 사고를 가지면서 6자회담, 남북협상 무용론에 가깝다고 지적한다.
다만, 미국은 생각이 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11월에 공개한 원심분리기, 농축우라늄은 관심을 안 가질래야 안가질 수가 없는 사안이라는 것이다. 미국으로서도 더 이상 방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대담자들은 공히 리처드슨 합의가 중요한 의미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대북정책 하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실망과 불신이 있는데, 북한에게 먼저 핵문제 해결에 성의를 보이라는 것이고, 그렇게 볼 때, IAEA복귀, 핵연료봉 반출은 의미 있는 합의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담자들은 조만간 오바마가 북한과 협상을 할 것이라고 본다. 다만, 오바마의 대화시도를 MB가 막아내거나 더디게 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음을 우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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