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를 배우자

언어는 습관이다!

이경희330 2006. 2. 24. 00:30
지금도 어떤 신문 광고에서는 '언어는 습관이다'라는 주장으로 한국의 수많은 영어 학습자들을 오도하고 있더군요.

사실, 많은 사람들이 언어는 습관이기 때문에 많은 표현을 암기하여 이것이 습관이 될 때까지 연습해야 한다고 주장을 해 왔습니다. 암기를 해서 그대로 사용해야 오류도 범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지요. 어떻게 보면 매우 그럴듯한 주장인 것 같으나 바로 그런 잘못된 주장을 믿었기 때문에 오늘날 한국인의 영어실력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 면이 있습니다.

여러분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어떤 문장을 기계적으로 암기하니까 의사소통이 잘 되던가요? 물론 ‘How are you?’(안녕하세요?), ‘Good Bye.(안녕)’와 같이 의사소통에 필요한 기본적인 표현들은 암기할 필요가 있고 또 효과도 있지요. 그러나 인간은 실제로 수많은 의사소통을 하고 살지만 그 각각의 의사소통이 똑같은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상대가 달라지기도 하고 같은 사람과의 대화라 하더라도 화제(topic)가 달라서 전에 사용했던 표현과는 다른 표현들을 사용해야 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앵무새처럼 사전에 암기한 것만 가지고는 대화를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인간은 자신이 입력(input)한 것 그대로 출력(output)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또한 외국어 학습자들이 범하는 오류의 분석을 통해 밝혀진 바에 의하면, 사람들은 입력한 언어 자료들과는 관계가 없는 자기만의 어떤 규칙을 가지고 말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Chomsky라는 언어학자의 주장을 귀담아 들을 필요도 있습니다. 인간은 언어를 창조적으로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주장입니다. 세 살 짜리 아이가 표현을 암기하지 않고도 많은 말을 할 수 있는 것이나 지금 여러분이 암기하지 않은 표현을 무수히 만들어 낼 수 있는 것만 보더라도 그의 주장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언어는 기계적인 암기나 연습에 의해 형성되는 습관이라는 주장은 옳지 않습니다. 언어는 자연스럽게 습득되는 것입니다. 폭넓은 읽기와 듣기를 통해 입력의 양을 늘리십시오. 그리고 실수를 두려워 말고 이미 입력(input)된 것을 바탕으로 실제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꾸준히 말하고 쓰는 출력(output) 연습을 하십시오. 그것이 외국어 습득의 바른 길입니다.

The rate of acquisition depends upon the quantity and quality of the interaction in which the learner is involved. (언어 습득의 속도는 학습자가 하는 상호 의사소통 작용의 양과 질에 달려있다. Richard-Amato 19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