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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
박영환 교수(서울신대 선교문제연구소 소장)
유승관 목사(사랑의교회 세계선교부 사무처장)
한정국 선교사(한국세계선교협의회 총무)
사회:이태형 소장(국민일보 기독교연구소)
-아프간 피랍사태의 후유증이 크다. 이번 피랍 사태가 한국교회에 던진 질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한정국 선교사=한국교회로서는 너무나 비싼 수업료를 치렀다. 향후 이같은 사태의 예방 차원에서 위기관리 시스템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또 그동안 봉사와 선교개념이 모호했는데, 단기선교에 대한 개념을 재정립해야 할 것으로 본다. 감사할 부분도 분명히 있다. 젊은이들이 헌신적인 마음으로 아프간을 도우러 간 점은 인정해줘야 한다. 문제는 피랍사태로 인해 온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드린 점이다. 중장기 선교전략을 제고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박영환 교수=결과(성과)를 중시하고, 다양성을 갖고 접근하지 못한 한국 선교의 문제점이 노출됐다고 본다. 특히 파병 문제와 연결되면서 정치적·국제적으로 민감한 사안이 된 측면이 있다. 이번 기회에 ‘선교가 무엇인가’에 대한 개념을 다시 정립해보자. ‘선교’라는 용어를 남발하고 있다.
△유승관 목사=이번 사태는 향후 100주년을 향해 나아가는 한국교회의 선교에 있어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의미있는 ‘신호’라고 생각한다. ‘비둘기같이 순전하고 뱀같이 지혜롭게’ 선교에 임해야 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순전한 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뱀같이 지혜롭게 하지 못한 것 같다.
-외국 언론은 한국 선교를 ‘캠코더 선교’라고 비판도 하지만 마냥 폄하할 수만은 없다고 본다. 그동안 한국선교의 공과(功過)는 무엇인가.
△한 선교사=제3세계는 기독교를 아직도 서구종교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25년 만에 1만4400명의 선교사를 파송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선교대국으로 발전했다. 이제는 선교가 더 이상 서구교회의 전유물이 아닌 것이다. 하지만 압축성장은 물량주의와 공격적인 선교와 같은 그늘을 동반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교계 안팎에서는 선교와 봉사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데.
△박 교수=아직도 한국 선교의 중심은 복음의 직접 사역에 초점을 두고 있다. 봉사는 신학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웠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선교 신학의 개념을 새롭게 정립해 보자. 현장의 선교사와 신학자, 목회자들이 이 작업에 동참한다면 한국 선교가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다.
△한 선교사=이번 사태를 보면서 선교와 봉사가 뒤죽박죽된 느낌을 받았다. 선교계와 신학계, 교회와 일반 국민이 생각하는 선교와 봉사의 개념이 서로 다르다. 선교를 이유로 봉사가 폄하돼선 안된다. 동전의 양면처럼 선교와 봉사는 뗄 수 없는 관계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타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문화 수용적 선교를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다.
△박 교수=하나님의 특별한 은총 없이 선교는 문화를 뛰어넘을 수 없다. 선교는 문화를 통해 전해지고 문화에 의해 정착된다. 우리(크리스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한 가운데 타 문화에 포용적인 자세로 선교에 임해야 한다.
△유 목사=선교와 문화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이번 사태를 통해 한국교회가 무슬림의 문화를 알고 이해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하지만 문화보다 중요한 건 결국 ‘믿음’이다. 확고한 신앙관을 갖고 삶 속에서 그리스도의 삶을 실천하고 그들이 받아들일 때 선교가 되는 것이다.
-정부와 탈레반의 합의로 아프간 선교가 중지됐다. 선교계의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박 교수=현 상황에서 교계가 선교 중지에 대한 언급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선교 목적은 영혼 구원이며, 절체절명의 사명이다. 하지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은 다양하다. 다양성은 효율적인 부분이 중시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는 정치적인 문제와도 연관될 수도 있다. 지금은 자숙의 기간으로 삼으며 조심스러운 처신이 필요할 때다.
-이번 사태를 통해 기독교를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시각이 부정적이다. 평양대부흥 100주년과 함께 ‘어게인 1907’을 염원하는 이때, 교계가 이같은 국면을 어떻게 타개할 수 있을까.
△한 선교사=우리가 일부러 나서서 나팔 불 필요는 없지만 우리가 하는 선한 일들은 적극적으로 간증하자. 교계에 대한 외부의 지적은 부정하기보다는 사랑의 채찍으로 여기자. 교회와 신학교 등 운영의 자정노력도 아끼지 말자. 우리 스스로 변화되는 모습이 있어야 한다.
△유 목사=개신교가 사회에 기여하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에게는 그렇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 같다. 소위 각개전투는 잘하지만 팀워크가 약해서다. 일사불란한 가톨릭 조직과 대조적이다. 다시 말해 구심점이 없기 때문이다. 함께 연대하고 공동전선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
-말씀을 맺어주시길.
△한 선교사=이번 사태로 한국교회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다. 하지만 여기서 주저할 수 없다. 곤고한 날에 조용히 스스로 돌아보며 생각하는 기회로 삼자. 하지만 뜨거운 가슴과 냉철한 지성을 유지하면서 선교계와 신학계, 지역교회의 전문성을 연합해 새로운 한국선교의 바람을 일으켜야 할 것이다.
사진=김민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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