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journal교육

서울공대 교수공채 첫 무산.."인물난" 40명 전원 탈락

이경희330 2007. 8. 21. 09:33
서울대 공대는 오는 9월1일자로 발령 예정인 올 2학기 신임교수 공채에서 지원자들이 모두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교수공채가 무산되기는 이번이 처음.

21일 서울대 공대에 따르면, 지난 3월 기계항공공학부, 전기ㆍ컴퓨터공학부, 재료공학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조선해양공학과 등 5개 학부(과)에서 신임교수 7명에 대한 채용공고를 냈다. 그러나 40여명에 이르는 지원자들은 각 학부(과) 인사위원회의 서류심사 및 심층 인터뷰를 통과하지 못하거나 전체 교수회의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아 결국 단 1명도 신임교수로 채용되지 못하게 됐다.

신임교수 채용 실패는 공대가 설립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공대 관계자는 "`부적합' 판단 사유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전반적으로 지원자들의 학문적 성취가 부족하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라며 "우수한 재원이 공대 교수직을 꺼리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올 6월 공대가 국내 처음으로 도입한 학장 외부공모 역시 `그들만의 리그'가 되고 말았다.

지난 20일 마감된 공대 학장 공모에서 지원자 8명은 모두 교내 공대 교수였다. 외부 지원자는 1명도 없었다.

국내 대학 사이에 학장급 교수의 교류가 거의 전무한 데다 `학장감'으로 꼽힐 만한 외부 인사는 대부분 해외 대학이나 연구기관에 있어 귀국을 꺼리는가 하면 국내에 있어도 고연봉을 받는 기업체를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공대는 분석했다.

다음달 11일 퇴임을 앞둔 김도연 공대 학장은 이 같은 현상을 교수와 학생을 막론한 국내 이공계의 전반적인 위기로 진단했다.

김 학장은 "일단 채용되면 동일한 연봉과 정년을 보장받고 연구비를 나눠 갖는 관행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능력에 관계없이 똑같은 대우를 받는 환경에 쓸만한 인재가 몰릴 까닭이 없다"라며 경쟁 없는 국내 학계를 질타했다.

그는 "해외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우수 이공계 인력은 정체된 국내 학계에 편입돼 도태되고 자녀를 다시 유학보내며 `기러기 아빠'가 되느니 아예 해외 대학에 자리를 잡으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대학과 사회가 바뀌지 않는 한 위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용수 기자 (news@unn.net)
ⓒ 한국대학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