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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강만수 장관…여권에서도 "이해 못해"

이경희330 2008. 7. 11. 00:15
CBS정치부 김정훈 기자김정훈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을 유임시킨 정부 개각 결과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까지 강 장관의 유임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개각 전부터 강만수 장관의 경질을 꾸준히 요구해 온 민주당은 강만수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준비하기로 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강만수 장관은 환율정책 등의 구체적인 실책이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정책 기조를 잘못잡아 경제를 어렵게 만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어 "그럼에도 강 장관 대신 차관을 대리경질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회에서 다른 야당과 협의를 통해 해임건의안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강 장관에 대한 경질은 국민들의 요구"라면서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에서 해임건의안이 관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 조정식 원내대변인도 기자간담회에서 "경제라인 교체에 대해 끝까지 물고 늘어지겠다"며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강만수 장관 유임에 대해서는 여권 안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공성진 최고위원은 9일 언론 인터뷰에서 "강 장관이 유임되고 최중경 차관이 대신 경질된 것은 국민들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책 기조가 성장 위주에서 민생과 물가 안정으로 바뀌었다면, 바뀐 기조를 잘 수행할 수 있는 책임자가 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도 고위당정협의에 참석해 "다음주 국회 긴급현안질의가 시작되는데 총리를 비롯한 장관 여러분들이 진땀을 흘릴 것"이라고 말하고, 특히 "기획재정부 장관님도 혼날 준비를 해주셔야 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강만수 장관의 해임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공식 입장이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현재의 경제 난국이 강 장관을 경질한다고 해서 완전히 해소될 것이 아님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며 "야당은 부적절한 정치공세를 중단하라"고 말했다.

청와대 역시 개각에 대한 비판 여론에도 강 장관을 두둔하고 나섰다.

청와대 박형준 홍보기획관은 9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강만수 장관 유임에 대한 야당의 문제제기는 이해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사람이 아닌 정책의 변화"라고 밝혔다.

박형준 홍보기획관은 또 "국회 상임위가 구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 개각은 국정 운영에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쇠고기 파동과 국회 등원 문제로 빚어진 여야 갈등은 강만수 장관 경질 문제를 놓고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민주당이 다음주에 강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해 강 장관의 인책문제가 겨우 개원한 18대 첫 국회의 중대 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강 장관을 유임시킨 이명박 대통령의 권위와 권력누수를 막고자 어떻게든 강 장관을 보호하려고 할 것으로 보이나 한나라당 내에서조차 강 장관 유임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아 해임건의안이 국회에 정식으로 제출될 경우 어떤 결과를 낼지 주목된다.

그러나 민주당이 지난 5월 정운천 장관 해임건의안을 냈다가 부결되는 바람에 '망신'을 톡톡히 당한 전례가 있어 민주당이 해임건의안을 내는 데 신중할 개연성도 있다.

대신 강만수 장관과 어청수 경찰청장의 해임 요구를 여권에 대한 정치공세용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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