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3월24일 6시30분 부곡하와이 호텔 수영장 아들은 혼자서 물을 지치며 수영을 한다.
몇시간 후면 39사단에 입소하여 2년여의 길다면 길고 짧은 군생활을 위해 몸과 마음을 국가에
바처야 한다는 강박감과 군의 특성상 계급사회 명령 복종이라는 태어나 처음접 하는 문화의 내적 요소의 적응에 대한 불안을 떨치기라도 하듯 지칠줄도 모르고 물길질을 하는 아들의 모습에 애비의 마음이 그저 착찹하기만 하다.
붙잡아 메어 두고만 싶은 시간은 어느덧 13시 39사단 신병교육대 강당 아들과 헤어저야 하는 시간 애써 태연한척 "아버님 군생활 잘하고 건강하게 가겠습니다 걱정하시지 마세요" 하고는 또래의 입영자들 속으로 걸어가는 뒷모습을 멀리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무척 허전하고 애잔하다.
열흘이 지나자 아들의 옷가지와 그속에 편지 한장!
"어머니 아버지 환절기에 몸은 건강하신 지요? 아들은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걱정 마세요 아들은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열심히 훈련하여 대한민국의 떳떳한 군인이 되겠습니다 . 어디를 가나 하늘은 하늘, 땅은 땅, 사람은 사람 입니다. 이곳도 봄이 옵니다
그러니 너무 심려하지 마시고 안녕히 계세요"
간단스럽고 우회적이긴 하나 나름의 군행활의 틀을 만드어 가고 있음이 보여 마음이 놓인다
어느덧 달이 바뀌고 4월 29일 훈련이 끝나고 자랑스런 대한민국 육군의 이등병으로 태어난
아들이 스스로 무엇을 하고 그목적을 행동으로 옮기는 의지를 가진 훈련생활이 군대의 존재 목적을 가슴에 새기고 훈련 환경에 잘 적응하여 보람과 즐거운 마음으로 훈련을 마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겠지만 드디어 이등병으로 당당한 대한민국 군인이 되어 39사단 117연대 2대대 7중대에
배속 되었다며 군기 바짝들은 건조하고 절제된 아들의 첫 전화를 받았다.
"네가 보고플 때면 난
사진을 가만히 들여다 보곤 한다
함초롬히 웃고 있는 널 떠올리며...
어릴적 티없던 철부지 모습
어느덧 그때가 너무 사랑스러워
끝없는 끝없는 이야기...
그리다 그리다 하얀 새벽녁
어느새 안개넘어 상리면 부포리
이별이 아닌 잠시의 떨어짐 이지만...
네가 보고플 때면
너와 같이하고 싶을때면
난 사진을 가만히 들여다 본다...
널 그리며!"
그간 아들의 노고에 감사하며 군 조직 생활에 솔선수범하는 정신과 계급사회의 위로는 충성, 아래로는 사랑과 배려, 나아가 남자들 세계의 끈끈한 우정과 신의를 더하길 바라며...
배치 받은지 3일 아들의 가슴 철렁한 전화, 마산 군병원 이라며 피부병 치료, 어릴적 다친 손목의
치료, 부모 이상으로 보살펴 주는 군의 세심함에 감사와 더불어 아들이 성실히 군생활에 잘 적응하고 훌륭한 군인으로 임무를 모두 수행하며 대한민국 최고의 남자로 거듭 태어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여주는 중대장님의 말씀에 이젠 군은 군대가 아니라 가족이구나 하는 흐뭇함에 행복을 느낀다.
고대하던 100일휴가 117연대 2대대 정문넘어 우렁찬 목소리의 군인들 속에 이등병 아들의 모습이 보였다 앳된 아이가 구리빛으로 그을은 얼굴에 늠늠한 모습으로"충성" 몇 달 사이에 믿음직스럽고 기백 넘치는 청년으로 자란 아들이...
포상휴가, 정규휴가, 어느덧 듬직한 일등병 똘똘뭉친 중대원들 때문인지 면회 오는것 자체가 다른 중대원들에게 불편과 업무의 부담을 준다는 아들의 배려하는 전우애의 뭉클함에 그저 가슴이 터질것만 같다
117연대 2대대가 39사단 선봉대대가 되었다며 흥분된 목소리로 좋아하던 아들!
"아버님 아들이 이제는 상병입니다" 하고 직업군인 처럼 목소리를 내리깔고 중고참으로 위로는 선임병을 충성으로 받들고, 아래 후임병을 사랑과 배려로 이끌어야 한다는 사명감에 걱정과 고민을 하는 의젓함에 자랑스러울 따름이다.
지금도 7중대원들을 위해 고민하고 중대가 맡은 업무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연구하는 자세를 지닌 모습을 보고, 군을 마치고 내년 이때쯤 학업을 계속할 밝은 미래를 떠올리며 육군에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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