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대변인 ‘거짓 해명’… 지시한 사람 있었나
장윤스님 “몸통은 따로 있는데…” 주변에 발언
- 변양균(卞良均) 청와대 정책실장과 신정아씨가 ‘가까운 사이’라는 사실이 10일 검찰 수사로 밝혀지면서 신씨에 대한 권력층 비호 의혹의 실체가 한 꺼풀 베일을 벗었다. 신씨의 동국대 교수 임용과 가짜 학위 파문 무마 시도,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선정 과정 등에서 변 실장이 어떤 구체적인 ‘역할’을 했는지도 검찰 수사로 조만간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변 실장이 정부와 불교계·재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는 점에서 변 실장과 신씨와의 ‘부적절한 친분’이 그간의 의혹을 어느 정도 설명해 주지만 아직도 남는 의문점이 많다.
변 실장은 예일대 선·후배로 만났다고 해명했지만 가짜 학위 파문 과정에서 속은 사실을 알았을 텐데도 파문을 무마하려고 나섰던 점이다. 발을 빼고 정리가 필요한 시점에 오히려 적극적인 지원을 했다는 점에서 또 다른 ‘배후’를 의심해볼 수 있다. 또 변 실장이 그동안 ‘거짓 해명’을 한 정황이 언론에 보름 가까이 보도됐지만 검찰 수사 때까지 청와대의 자체 조치가 없었다는 점도 쉽사리 수긍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 ◆과연 변양균 실장뿐일까?
본지 보도(8월 24일자 A1·10면)를 통해 신씨의 가짜 학위를 처음 폭로한 장윤 스님에게 “문제 삼지 말아 달라”고 회유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을 때 변 실장은 청와대 대변인을 내세워 해명했다. 대통령을 수행해 과테말라에 가 있던 상황에서 장윤 스님에게 전화했다는 의혹은 통화 내역만 조회하면 금방 확인될 일이었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 쉽게 규명될 일이었는데도 그는 대통령을 대변하는 청와대 대변인을 내세워 ‘거짓말’을 공식 해명하도록 했다. 의혹을 조기 진화하기 위해 그랬을 수도 있지만 그러려면 상당한 ‘배짱’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래서 변 실장에게 뭔가 믿는 구석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을 키웠다.
변 실장은 특히 처음 의혹이 제기된 지난달 24일부터 17일째인 9일까지도 핵심 의혹을 부인한 채 직접 해명 한 번 하지 않았다. 언론에 “변 실장이 직접 해명해야 한다”는 비판이 빗발쳤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가 직접 나서지 못한 배경이 변 실장 뒤에 숨은 ‘권력 실세’를 보호하기 위해서일 것이라는 의혹은 그래서 나온다. 그로부터 회유를 받았던 장윤 스님조차 측근들에게 “몸통은 따로 있는데, 불교계를 많이 도와준 ‘깃털’(변 실장을 의미)만 다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얘기를 했다고 한다.
한나라당이 “변 실장이 거짓 해명을 할 만한 사정이 있었지 않겠느냐”며 “더 큰손, 더 큰 배후는 없는가. 꼬리 자르기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런 정황과 무관하지 않다. 변 실장은 ‘희생양’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인 셈이다.
서울 서부지검은 이날 브리핑에서 변 실장의 직권남용 혐의를 잡고 수사 중임을 내비쳤다.
변 실장이 공적(公的)인 영역에서 자신의 직위와 권력을 이용, 사적(私的)으로 남몰래 신씨의 뒤를 봐준 ‘범죄’ 혐의인 것이다. 스스로 “30년간 바르게 공직생활을 했다”고 자부했던 사람이 30년 공직생활의 명예에 치명적 오점을 남길 수 있는 ‘범죄 혐의’를 ‘부적절한 깊은 친분’ 때문에 했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이 같은 여러 정황상 그가 과연 신정아 배후의 ‘몸통’일까라는 의혹은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검찰의 신씨의 이메일과 통화 내역 분석, 계좌 추적작업이 진행되면 ‘깃털’ ‘몸통’ 논란이 해소될지 주목된다.
'불난 이슈 부채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끝나지 않는 이명박 장로의 도덕성 검증논란 (0) | 2007.09.13 |
---|---|
피랍자 "순수봉사였다,선교는 교계따를것" (0) | 2007.09.13 |
검찰 “과거 ‘린다 김 戀書’보다 더 강렬” (0) | 2007.09.11 |
[이랜드 공동대책위 기자회견] 살인적 폭력행사! 손 망치로도 위협... (0) | 2007.09.10 |
빈 라덴, "미국 겉으론 강해 보이나 약해" (0) | 2007.09.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