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이슈 부채질

빈 라덴, "미국 겉으론 강해 보이나 약해"

이경희330 2007. 9. 8. 14:07

9.11 테러 6주년을 앞두고 알카에다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이 7일(현지시간) 3년만에 발표한 새 비디오 메시지를 통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알카에다를 이끌고 있는 빈 라덴은 이날 <알자지라><ABC> <CNN> 방송 등을 통해 공개한 비디오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에서 패배를 인정하기를 거부하면서 구 소련 지도자들이 한 실수를 되풀이하고 있다"며 "미국은 겉보기에는 강하지만 약하다"며 부시 대통령과 미국을 조롱했다.

빈 라덴은 흰색과 담황색의 옷을 입고 흰색 두건을 쓴 채 탁자에 앉아 있었으며, 공개된 비디오 아래쪽에는 영어로 '세이크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인들에게 보내는 소식'이라는 영어 자막이 새겨져 있다. 빈 라덴은 전보다 수염이 훨씬 짧고 진해졌다.

빈 라덴은 "미국의 민주당도 이라크 전쟁을 중단시키는데 실패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이라크 전쟁을 중단시키지 못하는 이유는 케네디 전 대통령이 베트남 전쟁을 중단시키는 데 실패한 것과 똑같은 이유로 실질적인 권력과 영향력은 자본가들에게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그는 "민주주의 체제는 주요 기업들이 대선 후보나 의회 의원 후보를 지지하는 것을 허용하기 때문에 민주당이 이라크 전쟁을 막는데 실패한다고 해서 조금도 놀랄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이라크 전쟁을 끝내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며 "하나는 우리들이 미국에 대한 전쟁과 살해 행위를 더욱 더 가속화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미국인들이 이슬람을 수용하는 것"이라며 미국인들에게 양자택일을 압박했다.

빈 라덴은 이 비디오가 새로 만들어졌음을 보여주기 위해 민주당의 중간선거 승리와 니콜라 사르코지의 프랑스 대통령 당선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빈 라덴은 지난 2004년 10월 미국 대선 직전 비디오에 출연해 미국에 대한 새로운 공격을 경고해 미국을 공포와 경악에 빠트린 바 있다.

호주 시드니의 APEC회의 참석중인 부시 대통령은 비디오 공개와 관련, "빈 라덴의 비디오에서 이라크가 언급된 것은 이라크가 극단주의들에 대한 전쟁임을 일깨워 주는 것"이라며 "무장세력들이 미국과 우방에 대해 공격을 시작하기 위해 근거지를 이라크에서 마련하려고 하고 있다"며 이라크 침공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우리 자신을 보호하고 알카에다에게 근거지를 주지 않기 위해 결의와 단호함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해, 이라크에서 철군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 빈 라덴이 3년만에 비디오를 통해 미국에 대해 즉각적 이라크 철군을 요구했다. ⓒBBC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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