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이슈 부채질

검찰 “과거 ‘린다 김 戀書’보다 더 강렬”

이경희330 2007. 9. 11. 09:49
 
  • 장·차관 때 주로 집무실서 이메일 보내
    [변양균·신정아 '부적절한 친분']
  • 이항수 기자 hangsu@chosun.c
    • 변양균(卞良均·58) 청와대 정책실장과 가짜 박사학위 파문의 당사자인 신정아(35)씨가 오랜 기간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 왔음을 보여주는 이메일이 다량 압수돼 파문이 일고 있다. “신씨를 잘 모른다”던 변 실장의 기존 해명은 거짓말로 판명됐고, 이제는 두 사람이 실제 어떤 관계였는지에 대한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10일 서울서부지검은 공식 브리핑에서 “이메일에 사적(私的)인 내용도 있어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수의 검찰 관계자들은 “두 사람이 지난 몇 년간 주고받은 이메일은 최소 100통 안팎이며, 거의 대부분이 연정(戀情)을 주고받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아주 노골적인 표현도 들어 있고, 10여 년 전 린다 김 사건의 연서(戀書)보다는 훨씬 강렬한 내용도 있다”고 말했다. 무기 중개업자 린다 김은 이양호 전 국방장관과 ‘산타 바라라 아침 해변의 추억’ 등 연애편지를 주고받은 사실이 밝혀졌었다.

      다른 관계자는 “나이가 적은 신씨가 변 실장에게 애틋한 마음이 있어 오랜 기간 보관했다가 2~3차례로 나눠 지운 것 같다”고 말했다. 변 실장은 58세, 신씨는 35세로 신씨가 23살 적다.

      검찰은 또 이메일 외에 두 사람 사이의 관계를 입증하는 ‘다른 사적인 물품’을 압수했다고 밝혔으나, 무엇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둘이 다정하게 찍은 사진일 가능성이 있는데, 한 관계자는 “노 코멘트”라고 했다.

      두 사람이 주고받은 이메일은 지난 4일 신씨의 집에서 압수해온 컴퓨터를 전문가를 동원해 복구한 것이다. 주로 신씨가 동국대 교양교육원 교수로 임용된 2005년 9월 이전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2005년 9월 이후의 것은 아직 복구하지 못해 컴퓨터 전문가들을 더 투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씨의 컴퓨터가 완전 복구될 경우 신씨의 그동안의 행적과 관련자들과의 관계를 풀어주는 ‘판도라의 상자’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변 실장은 2003년 1월~2005년 1월 기획예산처 차관, 2005년 1월~2006년 7월 장관을 지냈다. 검찰의 한 간부는 “가정 있는 사람이 연애편지를 집에서 보냈겠느냐”고 말했다. 주로 장·차관 집무실에서 이메일을 주고받았을 것이란 얘기다.

      변 실장은 그동안 언론에 자신을 “30년 공직생활을 바르게 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 ‘바른 공직자’가 집무실에서 ‘가짜 박사’와 연애편지까지 주고받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온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일삼아온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그 개인은 물론이고 정권의 도덕성까지 큰 타격을 받게 됐다.
    • '대답없는'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 과천 자택/조선일보 정경열 기자 krchung@chosun.com
    •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관련된 수사를 벌이고 있는 서울 서부지검이 10일 오후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처음에 취재기자들만이 문답식으로 벌어졌던 발표는 마치기 10분전 카메라 출입이 허가되었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