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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에 가려진 대우정보시스템 실제 주인은 DJ 인가, 김우중 인가?

이경희330 2008. 1. 30. 09:27
베일에 가려진 대우정보시스템
손바닥으로 하늘 가릴 수 있나.... 실제 주인은 누구?


<선데이저널>은 지난 호(625호)를 통해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사면과 맞물려 무기중개상 조풍언 씨의 최근 행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조 씨는 지난 99년 주식을 대량매입해 대주주의 자리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대우정보시스템의 주식을 현재까지도 43% 가량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이 회사에 대한 실제 소유주 논란이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우정보시스템의 최대주주는 주식 43%를 가지고 있는 홍콩계 투자회사 KMC다. 이 회사는 지난 2005년 검찰 조사 결과 조 씨 소유임이 확인된바 있다. 때문에 ‘조풍언 → KMC → 대우정보시스템’이라는 지배구조가 성립되는 셈이다.
하지만 당시 김 전 회장과 조 씨 간에 오고 간 돈의 사용처가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여서 대우정보시스템에 대한 실소유주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또한 본지가 지난 2005년 보도한 바와 같이 대우정보시스템의 주식을 DJ 측근들로 알려진 몇몇 인사들이 사들인 것이 확인되면서 또 다른 의혹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소용돌이 한 가운데 있던 대우정보시스템의 실제 소유주에 대한 수사는 끝내 이뤄지지 않은 채 김우중 전 회장은 사면을 맞이했다. <선데이저널>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는 대우정보시스템의 실소유주와 지난 몇 년간 이 회사 주식을 둘러싼 이상한 주식 거래 의혹을 취재했다.
                                                                                           <조현철 취재부 기자>

지난 2007년 6월까지 비상장사인 대우정보시스템의 지분소유 구조를 보면 최대주주는 조풍언 씨의 소유로 알려진 홍콩계 투자회사 KMC로 총 43.1%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다음 주주는 대우그룹의 옛 계열사인 대우조선해양으로 6.6%를 소유하고 있다. 2006년 2월까지 대우조선해양의 대표이사로 있던 정성립 씨가 같은 해 자리를 옮겨 현재까지 대우정보시스템의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이외에 눈에 띄는 것은 현재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자문위원으로 있는 이건수 회장 소유의 동아일렉콤 보유 지분 2.6%다. 이 회장은 LA 한인사회에서 한 동안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박지원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재산관리인으로 알려진 사람이다. 이 회장의 대우정보시스템 지분 소유는 조풍언 씨가 대통령의 아들들과 친했던 점과 맞물려 대우정보시스템과 관련한 돈이 DJ에게로 흘러들어갔다는 설이 제기된 원인이 되기도 했다.
또한 본지 확인 결과 대우정보시스템도 동아일렉콤의 지분을 2.58%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두 회사 간의 관계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처럼 실타래처럼 얽히고설킨 대우정보시스템의 실제 소유주를 밝히기 위해서는 지난 99년 김우중 전 회장이 조풍언 씨에게 지분을 넘길 때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김 전 회장이 실제 소유주(?)

조풍언 씨는 지난 99년 당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으로부터 김 전 회장 소유의 대우정보시스템의 주식 258만 주(전체 주식의 71.59%)를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홍콩 소재 투자회사 ‘홍콩 KMC’의 명의로 매입했다. 매입가격은 주당 1만885원이었고, 전체 매입가격은 281억원(2430만 달러)이었다. 조 씨가 매입한 대우정보시스템의 주당 가격은 당시 대우그룹이 대우정보시스템의 주식 일부를 계열사 직원들에게 우선 매각했을 때의 가격이었던 주당 1만5000원보다도 30% 가량 낮은 가격이었다. 때문에 김 전 회장이 주식을 조풍언 씨에게 매각할 당시 저가 매각, 또는 특혜 매각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더 나아가서는 대우정보시스템 주식의 실제 소유주가 여전히 김 전 회장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2003년 예금보험공사가 김 전 회장의 비자금 관련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김 회장은 그룹 자금 1,400억원을 빼돌려 그룹 해체 당시 계열사였던 대우정보시스템(주)과 포천 아도니스 골프장, 대우통신 전자교환기(TDX) 사업부문 등의 주식을 타인 및 가족 명의로 인수하고 일부는 부동산을 매입했다고 주장했다.

 ▲ 2007년 현재 대우정보통신 지분 소유 현황
예보는 또한 김 회장이 조 씨를 통해 주식을 매입한 지 8개월 후 95만 주를 주당 3만 5,407원에 처분하고, 처분한 돈 291억원을 홍콩으로 반출했으며 김 전 회장이 대우정보시스템 전체 발행 주식의 42.29%인 163만 주(시가추정 652억원)를 홍콩 투자회사인 KMC 명의로 소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예보의 조사결과를 종합해 보면 조풍언 씨는 김 씨의 대리인일 뿐 실질적인 소유주는 김 전 회장 자신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예보는 대우정보통신 주식 등이 김 전 회장의 은닉자금이라고 보고 검찰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 2005년 김 전 회장이 귀국한 이후 벌인 수사에서 유독 이 대우정보시스템의 실제 소유주와 이 회사의 지분 거래를 위해 김 전 회장과 조 씨 간에 오고간 자금 내역에 대해서는 실체를 밝히지 못한 채 수사를 마무리했다.

DJ에게 흘러들어갔을 수도

하지만 김 전 회장의 대우정보시스템 소유 의혹은 그가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조 씨를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로비를 시도했다”는 진술을 한 것이 일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상황은 반전되기 시작했다. 당시 김 전 회장은 측근들에게 “DJ에게 대우구명 로비를 하기 위해 조 씨에게 100억원을 건넸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우정보시스템 주식 처분 과정에서 DJ가 깊숙이 관여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도 조 씨 뿐만 아니라 DJ 측근들이라 알려진 인물들이 대거 주식 매입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일단 대우정보시스템의 최대 주주인 조 씨는 DJ와는 동향(목포) 출신으로 DJ의 세아들(홍일-홍업-홍걸)과 오랜 후견인으로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DJ 3남 홍걸 씨의 미국 유학시절 그의 거처를 매입해주고, 괌-하와이 등지의 비밀계좌를 통해 홍걸 씨에게 용돈(?)을 제공한 증거물마저 속속 드러나는 등 DJ와의 친분을 과시해왔다. 이러한 이유로 조 씨는 대우그룹과 국민의 정부를 잇는 가교 역할을 했다는 주장도 나온 바 있다.

 ▲ 2007년 현재 동아일렉콤 지분 소유 현황 중 일부
또한 동아일렉콤(대표 이건수), 이화전기 대표 배수억 씨, 세계일보 사장 사광기 씨 등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것도 DJ와의 연관성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동아일렉콤(10만 주 취득) 이건수 씨는 대북사업을 주도한 박지원 씨의 해외재산 관리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인물이며, 5,0000주를 매입한 이화전기 대표 배수억 씨는 대표적 대북 수혜 회사를 경영하는 경영주였다.  4,5000주를 매입한 세계일보 사광기 사장의 경우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통일교 문선명 총재의 최측근 인사다. 이런 인사들의 면면을 볼 때 대우정보시스템의 지분매각과 관련 ‘DJ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한편, 동아일렉콤이 대우정보시스템 주식을 2.6% 가지고 있는 것과 비슷하게 대우정보시스템도 동아일렉콤의 지분 2.59%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베일에 쌓인 두 회사가 서로 회사의 지분을 그것도 비슷한 비율로 가지고 있는 셈이다.

배달사고(?)

앞의 두 가지 가능성이 아닌 제 3의 가능성은 이른바 ‘배달사고’ 가능성이다. 조 씨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 DJ 양 쪽 모두 상당한 친분관계를 유지했던 점으로 미루어 조 씨는 이 둘 사이에서 어떤 식으로든 메신저 역할을 감당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대우그룹의 공중분해 위기에 몰리면서 조 씨가 둘 사이에 오고 간 돈을 중간에서 배달사고를 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 전 회장이 대우그룹 회생 로비 자금으로 100억원을 조 씨에게 건냈다고 진술한 것이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조 씨는 이러한 주장에 대핸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일축한 바 있다. 조 씨는 정권이 바뀐 지난 2003년 LA 인근에 몇 개의 골프장을 한꺼번에 사들여서 한인사회에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당시 한인사회에서는 조 씨의 재산이 1억달러는 족히 넘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김우중 전 회장이 지난 달 31일자로 사면됐지만 여전히 대우그룹 해체와 관련한 진실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검찰도 대우정보시스템의 주식매각과 관련한 부분들을 조 씨가 국내에 없다는 이유로 수사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시켰다.
하지만 국민들은 한 때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이 어떻게 해서 하루 아침에 몰락했는지 또 그 과정에서 정재계에 무슨 일들이 오고 갔는지 상세히 알고 싶어한다. 진실은 언제쯤 밝혀질 것인가?


동아일렉콤은 어떤 회사?

 ▲ 이건수 회장
㈜동아 일렉콤(회장 이건수)은 에너지 시스템 장비 생산 및 판매 업체로 Converter, Rectifier, BMP, RMS, 등 전원 공급 장치와 관련된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물론 동아 일렉콤의 급성장 배경에 대해 본국 동종업계나 고객사 등의 대다수 관계자들은 기술력보다 매 정권마다 이건수 회장의 막강한 로비력을 꼽고 있다. 이건수 회장의 로비력은 김대중 정권시절에 가장 최고조에 달했으며, 97년부터 2000년도까지 이건수 회장은 한국 통신 학회 부회장직을 역임했었다.
당시 ㈜동아일레콤은 급작스런 매출액 증가와 함께 2001년도에는 906억 1,3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염을 보이기도 했다. 이렇다 할 친분관계가 없었던 노무현 정권에서는 매출이 500억원대로 줄어들었다.
지난 98년도부터 99년도에 걸쳐 본국 KT(Korea Telecom, 한국통신 이하 KT)에 삼성그룹 계열사가 개발한 교환기(Inforex)가 수 십여 대 이상 납품되면서 ‘주/보조 전원 공급장치 및 전원 관리 시스템’ 까지도 납품되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 규모는 전국 지역별 전화국과 지역 본부마다 납품되었으니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가늠할 수 있는 규모이다.
당시 KT는 지역별 지사 등을 포함해 약 50여 곳에 달했었다.(구조조정이나 지점망 통폐합 이전 기준) 삼성전자 구미공장의 경우 무려 200억원 이상의 거래가 있어왔던 장부거래로 미루어 볼 때 전략적인 거래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KT 강원, 광주, 기술조사 평가단, 대구, 부산, 수도 강남, 수도 강북, 수도 서부, 전남망, 전남본부, 전북, 전주 지사, 통영지사 등 지역별 본부를 비롯해 소규모 지사에 이르기까지 이건수 회장의 로비력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보였다.
물론 이는 KT의 해당 담당 본부(마케팅본부와 네트워크 본부로 구성)에서 결정되는 일이기 때문에 각 지사나 지역별 본부가 결정할 사안은 아니다. 따라서 이건수 회장의 로비력은 일개 부서장에게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라, KT라는 공기업 전체를 움직일 수 있는 정도로 해석할 수 있으며 당시 정권의 실세 중 친분이 가장 두터운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들 수 있다.
이외 이건수 회장은 KT를 포함해 국제통신망 운용국, 기술조사 평가단, 인터넷 사업의 핵심인 KT 아이컴뿐만 아니라, PCS 사업체인 KTF에까지도 영향력을 미쳤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 실장의 정치적 배경이 상당했던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동아일렉콤 자사 제품을 납품한 통신회사나 관계사들을 살펴보면 국내 통신회사를 상대로 전부 납품한 거래 실적이 있다. 이미 위에서 언급한 KT를 비롯해 LG 텔레콤, LG CNS, LG전자 정보통신안양연구소, 정보통신 서울 사업장, 정보통신 강남타워, 구미, 청주 등의 계열사, SK Telecom 통신사 및 관계사 SK 텔레시스에 이르기까지 국내 통신사 1위부터 골찌에 걸친 관계사까지 모두 납품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 대다수 동종 업계나 사업 관계자들은 “동아일렉콤의 제품 탁월성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다”는 입장을 보이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동아일렉콤이 납품한 고객사나 협력 업체들을 살펴보면 본국 굴지의 대기업에서부터 관공기관에 이르기까지 아주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특히 IT산업이 급성장을 하게 되면서 각종 통신사업체를 중심으로 활발한 거래가 있어왔으며, 통신 장비업체들과도 결탁한 것으로 보인다. KT를 비롯해 데이콤, 하나로통신 등 유선 통신업체들 뿐만 아니라 무선 통신업체들부터 각종 IT업체들이 대거 포함되어져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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