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민주당
민주당이 드디어 야당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본희의장을 기습 점거하며 여당에 대해 결사항전으로 저항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지지자들에게 박수를 받고 있다. 자신들의 몸을 본회의장 단상에 밧줄로 묶겠다는 소리까지 나온다.
문을 걸어잠그고 예산안을 상정한 여당이다. 이번 MB악법도 공청회 하나 없이 연말까지 군사작전 하듯 처리할려는 여당이다. 이런데도 저항하지 않는다면 야당으로서 존재가치가 없는 것이다. 일당의 독주를 견제하고 다른 목소리를 전달해야할 야당으로서 당연한 대응이다.
그런데 뭔가 아쉽다. 민주당의원들의 결연한 모습이 반갑긴 한데 뭔가 2% 부족한 느낌이다. 굳은 표정이 긴장감을 한껏 고조시키며 국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긴 했는데 그게 다져지지 않고 실실 세는 느낌이다.
왜 그럴까? 말이 없어서 그렇다. 여당이 자행한 정치위기에 맞서는 결의에 찬 행동은 좋은데 그 뒤에 그에 걸맞는 말이 이어지지 않으니 "그렇지" 하며 박수까지 칠 후련함이 따라주지 않고 있다. 결연한 표정 뒤에 날카로운 한마디를 기다리는데 말이 따라주지 않으니 야당의 항전불사의 비주얼은 곧 김이 빠져버리게 되는 것이다.
정치는 말 그 자체이다. 행동은 말을 보완할 뿐이다. 말이 오가야 정치가 있구나라고 느끼게 된다. 지금은 행동이 필요한 시기이지만 그렇다고 말을 놓쳐서는 안된다. 이 절박한 정치위기를 국민에게 알릴 강한 말을 해야한다. 민주주의에 대한 야당의 의지를 국민에게 보여주고 여당에 대해선 강력한 저항의 의지를 보여주는 말이 필요하다. 오히려 말은 행동을 포괄할 수 있을만큼 더 커지고 강해야 한다.
왜 민주당은 말이 없을까? 추미애는 뭐하고 있나? 이종걸은 잠 자나? 천정배는? 조경태는? 송영길은? 문희상은? 김효석은? 최철국은? 최재성은? 김부겸은? 왜 원내에선 말이 없고 밖이 더 시끄러운가? 유시민이나 진중권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왜 강기갑의원 같은 다른 당 사람들 입을 빌리는가?
행동은 하는데 말이 없다는 것은 두려움을 말한다. 집단으로 행동은 하겠지만 단독 플레이는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집단 속에 숨고 싶다는 말이다. 상대의 표적이 되는 것이 두렵다는 것이다. 민주당의원들 지금 분명히 두려워 하는 그 무엇이 있어 보인다. 그렇지않고 이렇게 말을 아낄리 없다.
정치인이 말을 두려워 한다는 것은 군인이 총이 두려워 꺼내지 못한다는 소리나 다름 없는 얘기다. 정치전쟁에서 정작 필요한 말의 총은 겨누지않고 머리띠를 두르고 각목을 든 채 전장으로 달려가겠다는 거 아닌가? 민주당의원들 어쩔라고 이러나? 앞으로 가는 척하다 중간에 죽는 시늉하고 나자빠질려는 속셈인가?
민주당, 정말 그들의 일방독주를 막고 싶다면 진짜 필요한 정치공방의 무기인 말을 하라. 행동은 의지이고 말이 공격이다. 행동만 보이고 말을 하지않으면 의지만 보여주고 공격을 안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입을 떼라. 혀를 들어라. 침을 튀겨라. 말을 해라 말을. 국민이 정말 위기라고 실감할 수 있게 말을 하란 말이다.
김욱/뉴스보이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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