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상 교수 칼럼

누구를 위한 주가상승인가?

이경희330 2007. 6. 19. 11:07

 

증권시장의 열기가 뜨겁다. 종합주가지수가 사상최고치인 1650선으로 올라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2003년 참여정부출범이후 170%나 상승한 것이다. 주가가 오르는 것은 성장동력을 잃은 경제에 활력을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주가상승이 국부를 유출하는 것은 물론 기업들의 경영권을 위협하고 소액투자자들을 희생자로 만드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최근 증권시장이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가 가장 큰 요인이다. 지난 해 11조원에 이르는 외국인의 순매수가 올 들어도 4조원 가까이 이른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인해 갈 곳이 없는 600조원의 부동자금이 증권시장으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 결국 해외부동자금과 국내부동자금이 함께 유입되면서 증권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주가상승은 산업자본을 공급하여 기업투자를 활성화시키는 증권시장 본연의 기능과는 거리가 멀다. 삼성전자, 포스코, 국민은행 등 주요기업과 금융기관들의 외국자본지분이 50%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적대적 인수합병을 피하기 위해 기업들이 버는 이익을 거의 투자보다는 자사주 취득이나 배당금지급에 사용하고 있다.
 
  더욱 문제는 주가가 올라도 개인투자자들은 돈을 번 적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돈을 빼앗길 뿐이다. 증권선물거래소가 2001년 이후 외국인, 기관, 개인별로 월 평균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개인투자자는 조사대상 76개월 중 74개월이 꼴찌였다. 특히 손실을 기록한 달이 59개월에 달했다. 반면, 외국인은 꼴찌를 한 적이 없다. 평균수익률이 1등인 횟수가 43회나 되며 손실을 본 횟수는 14회에 불과하다. 한마디로 증권시장이 외국자본의 잔칫상이나 다름없다.

  이런 형태로 증권시장이 계속 나갈 경우 경제는 활력소를 찾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생명력을 잃게 하는 역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이번 증권시장의 활황세는 고성장률과 풍부한 유동성이 뒷받침 되는 세계적 흐름과 함께 나타나는 동조현상이라는 측면에서 대세상승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의 긴축정책, 원화의 상승, 유가인상 등으로 언제 위축될 지 모른다. 증권시장이 흔들릴 경우 기업들의 산업투자위축은 더욱 심화되고 투자자들은 외국인과 개인들 사이의 양극화현상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앞으로 증권시장의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근본적 개선책이 필요하다. 이런 견지에서 우선 기업들의 경영권 보호정책이 요구된다. 차등의결권제도 등을 도입하여 국내기업과 금융기관에 불리한 적대적 인수나 합병의 방어장치를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 여기에 기업규제를 최소화하여 증권시장을 이용하여 산업투자를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적극적으로 조성하여야 한다. 금융기관과 투자자들은 추격매수나 매도를 자제하면서 증권시장의 활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자제와 지혜가 필요하다 외국인의 투기행태에 휘둘리지 않고 성숙한 장기투자 자세로 시장을 건전하게 이끄는 노력을 해야 한다. 증권시장은 우리가 지키며 발전시켜야 할 우리 경제의 심장이다.

 

출처:불교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