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유럽연합간의 FTA 1차협상이 지난 7일부터 서울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앞으로 5~6차례의 협상을 거쳐 내년 5월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27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세계최대의 시장으로써 우리나라에게는 전체교역의 12.4%를 차지하는 제2의 교역대상국입니다. 유럽연합의 실행관세율은 4.2%로 미국의 3.7%나 일본의 3.1%보다 높습니다.
따라서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될 경우 가시적인 효과가 클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미국에 이어 EU와 FTA를 체결하면 우리나라가 미국-동아시아-유럽을 잇는 교역의 허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나라가 유럽연합과 FTA를 맺을 충분한 준비가 되어있느냐 입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FTA 추진과정에서 준비소홀과 여론수렴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아직도 미국과 FTA가 우리경제와 국민들에게 큰 피해를 줄 것이라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정부는 조기타결을 목표로 유럽연합과 FTA협상을 추진하고 있어 기대에 앞서 불안감이 큽니다.
정부는 지난 11월 공청회를 여는 등 여론수렴절차를 밟기는 했으나 유럽연합과 FTA를 체결할 경우 경제효과분석과 대응방안에 대해 아직까지 공식적인 의견이 없는 형편입니다.
물론 유럽연합과 FTA는 농산물 등 민감한 분야는 서로 인정하고 제조업은 배타적 경쟁보다는 상호보완적인 성격이 강해 빠른 시일내에 타결의 성공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한국의 규제와 제도개선, 투명성제고, 지적재산권 등 비관세장벽개선에 초점을 맞추어 경우에 따라서는 피해가 클 수 있습니다. 자동차시장과 관령하여 EU안전기준 인정, 기능성화장품에 대한 규제완화요구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러한 피해는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것입니다. FTA체결에 있어서 중요한 사실은 무역장벽제거자체보다는 수용능력입니다.
현재 우리경제는 외환위기이후 규제및 제도개혁과 구조조정을 계속하는 과정에 있으며 이렇다할만한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여 미래가 불안한 상황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과 FTA 체결을 서두를 경우 경제는 활력소를 얻기보다는 충격의 연타를 맞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여 다자간 FTA체결은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흐름입니다. 이런 견지에서 부담이 적고 기대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유럽연합과의 FTA체결은 서둘러야할 사안입니다.
그러나 준비안된 FTA는 경제영토를 내주는 위험을 내포합니다. 따라서 내부적으로 구조개혁과 제도개선을 서두르는 것은 물론 미래산업을 확보하여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것이 선결되어야 합니다.
다음 미국과의 FTA효과를 보아가며 차분히 유럽연합, 중국, 일본 등 다른 나라와 자유무역협정을 준비하는 것이 수순일 것입니다.
'이필상 교수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누구를 위한 주가상승인가? (0) | 2007.06.19 |
---|---|
누구를 위한 증시 활황인가? (0) | 2007.06.19 |
한국은행이 투기 잡을 수 있나? (0) | 2006.12.27 |
투기심리 부추기는 부동산정책 (0) | 2006.12.27 |
경제발전의 새 동력을 창출하자. (0) | 2006.1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