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냥 눈팅족이야. 어디에서나 그런게 아니라, 내 인생이 눈팅의 인생이지...
그리고 눈팅족의 상당수가 보수적이라고 생각해. 아. 여기서 꼴통 그런 말은 잠시만 참자. 내가 생각하는 보수는, '변화' 자체에 대한 열정이 없는, 일종의 귀차니스트적 소시민들을 말하는 거지. 진보들은 항상 뭔가를 바꾸고 변혁시키려고 하고, 보수의 캐치 프레이즈는 안정적인 성장. 그런거잖아. 뭐 보수와 진보에 대한 내 나름대로의 정의니까, '아님 말고'라고 말하고 넘어가도록 하자...
누가 나한테 참견하는게 싫고, 또 나도 남한테 참견하는거 싫어. 폐를 끼치는 건 정말 못견뎌하지. 그리고 내 주변이 바뀌는게 싫고, 또 말 한번 잘못했다가 귀찮아지는게 싫다. 그냥 지금 이대로가 참 좋은 소박한 소시민들이지. 정치가들이야 어쨌든 그냥 내 삶을 내버려 두기만 하면 괜찮은거야. 보통 우리네 엄마들이 많이 그렇잖아? 아닌가? 그건 기질적인 문제이므로 나같은 사람들 너무 많이 욕하지 말았으면 해...
내 아내는 어릴때 꿈이 세계일주였대. 모험 좋아하고 들이대는 거 좋아하고, 그럭저럭 진취적이고 호방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근데 나는 초등학교 저학년때 장래희망 글짓기하라고 하면 '공무원'이라고 했고 장래희망 그림을 그리라면 어디 산에 농장같은데 처박혀서 농사짓고 사는 그림을 그렸어. 아, 특정 직업을 비하하는게 아냐. 다 귀한 직업들이지. 다만 내가 어릴때 그런 생각들을 한 이유가 진취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거야. 그냥 눈에 잘 띄지 않는 평범한 사람. 그게 내가 지향하는 삶의 목적이었어. 사실 진취적인 아내를 만나지 않았다면 내가 이런 사람인줄도 몰랐을 걸...
나는 어릴때에는, 진보나 야당은 다 진취적이고 공격적인 줄 알았다...
전두환 가캬께서 지금 물가도 잘 틀어잡으시고, 올림픽도 잘 개최하시고, 그냥 안정적으로 잘 운영하고 계신데 그거 공격하는 사람들, 참 이상하게 생각했다. 테레비 보면 복면 두르고 화염병 던지는 대학생 시민들이 더 깡패같더라. 생각했거든. 나는 안정적인 상태만 지속되면 만족하는 소시민이 잖아. 그치?
사실 나같은 이들은 열혈 보수 애호자들도 아니고, 부동층에 가깝고, 숫자도 어마어마하게 많아. 한나라당이든 민주당이든 이들의 표심을 잡을 필요가 있어. 그래서 걔들 맨날 "저는 '중도'보수구요" "저는 중도'진보'입니다."라고 자신은 급진적이지 않다고 주장하잖아...
잠시 딴 얘기지만 자기 색깔 선명하게 내고 공격적 스탠스를 취하면 반드시 안티가 생긴다. 기독교도 공격적 선교, 전도활동을 할때 안티가 더 많이 생기는거 아니냐? 그리고 유시민같이 일잘하고 컨텐츠 풍성한 양반이 왜 안티가 많겠어. 공격적이니까 그렇잖아. 그리고 아이아스 같은 착한 사람이 마질 당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 아닌가 싶다. 그리고 또한 '빠'가 생기면 '까'도 출현하는 법. 내 색깔이 선명하면 선명할 수록 안티가 생기니까, 엔간하면 자기 칼라 안 보여주는게 정치의 한 방법 아니냐. 물론 민노당이나 진보신당등은 논외로 하자...
앞에 말했지? 나는 보수라고. MB에 대한 본능적인 반감 같은 거를 갖고 있지 않아. 물론 작고하신 김, 노 전대통령께 대해서도 마찬가지야. 그분들을 증오하는 건 보수의 자세가 아니다. 보수는 나라, 혹은 시스템이 안정되게 걍 도와주는거야. 체벌 금지법이 내려지면 체벌 금지 실천하고. 나도 선거는 꼬박꼬박 참여한다. 그리고 게임의 결과가 마음에 안 들어도 승복하고 나라가 잘 되게 돕는게 나같은 소시민 보수의 자세인거야. 욕하고 싸우고 비방하는 격렬한 짓은 나같은 소시민에겐 어울리지 않아...
아무튼 나같은 귀차니스트 소시민들은 엔간하면 잘 안 일어난다...
근데, 세상에, 우리같은 사람들을 일으켜 세울만한 사건은 흔치 않건만, 미국 쇠고기 사건 같은거 일으켜서 우리 엄마들을 일으켜 세웠잖아. 이거 놀라운 일 아닌가?
그리고 인천공항도 팔아넘긴다잖아. 다음 아고라에 국토해양부가 올린 글 보니까 이미 팔아먹기로 작정이 다 끝난 모양이던데...
지난해 낙마하신 김태호 후보자님, 소장수 아들이 소 팔아서 구십몇만원짜리 호텔방에 당연히 머무신다잖아. 그리고 만학도이신 사모님을 위한 관용차 지급은 옵션이라며...
또, 신재민 후보자님, 위장전입 신기록을 세우신데다가 딸네미들까지 왕따로 팔아드셨잖아...
그리고 외교부 장관은 지 딸래미 혼자만 딸랑 특채라나 뭐라나 해서 지명줄 끊어 노투만, 하긴 진즉에 오만 방자하게 굴었지, 베트남 가서는 ''이북이 좋으면 북한가서 살면 되지롱'', 백성들을 호구로 알고 놀려먹고, 청문회 중에 마이크 켜진줄도 모르고 천정배 의원한테 ''미친놈''이 왜 왔어라고 터진 주둥이라고 막말 하두만 고시 폐지시키고 대한민국 외교부가 지집 가정부 채용하듯 지딸래미 특채...
글고 뭐 물의 일으켜 쥐송 사퇴..웃기는 닐리리지.?
오늘 이명박 가캬는 "대통령과 대화"에서 “과학벨트는 그 당시 여러 가지 정치상황이 있었고, 지난번 대국민 발표문에서 얘기했지만 내가 거기에선 혼선을 일으킬 수 있는 공약이 선거 과정에서 있었다고 밝혔다. 거기에 얽매이는 것은 아니고 공약집에 있었던 것도 아니다”라고...
글고는 뭐?
"선거 유세에서는 충청도에서 표를 얻으려고 관심이 많았다"...정말로 사람 복장 터지게 하누만, 사기꾼, 양아치라 막말할 수도 없고 일국에 대통령이...ㅠㅠ
사실 나 옛날에 옷 로비 사건 이후 이렇게 꼭지가 도는 건 처음이다. 참 자극적이다. 자극적이야...
이상한 상상도 들기 시작해. 우리 MB가캬께서는 정권을 바삐 야권에 넘겨주시려고 일부러 지뢰만 골라서 밟고 가는게 아닌가. 우리같이 비정치적인 사람들을 빨리 각성시키시려고 안달이 난 거 같다는 거야. 또 말로는 아니다 아니다 하면서 반국민적인 성격이 얼마나 선명한지, 저절로 안티를 부르시는 거 같아. 가캬께서 왜 저렇게 이미지 관리를 못하시냔 말야...
가캬 옆에도 전문가 참모들 즐비할거 아냐. 그러니 트위터도 만들고 그러는거 아닌가? 우리같은 사람들은 쇼라고 해도, 가캬가 조금이라도 진정성을 담아 쇼를 해 주신다면 대충 넘어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근데 그게 그리 힘든가. 아, 정권 넘겨주실려고 그런다고 가정했었지? (그 오뎅 쇼 같은 건 앞으론 하지 말자.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너무 진부하잖아. 우린 좀 더 세련된 쇼를 원해. 김문수 택시 쇼 같은거, 나 괜찮게 보는 1인임.)
그런데 민주당 의원님들께서는 잘 못 드신다. 무슨 정치적인 꼼수가 이렇게 많은지...
말하다 보니 넋두리처럼 됐어. 그냥 대충 결론내고 정리할래...
나는, 말여 '비''결'같은 거 잘 모르고 원하지도 않고, 거대담론에도 약하다. 진중권과 강준만이 어느 포지션에 있는지도 제대로 모르는 진짜 소시민이 나같은 사람이야. 귀도 얇아서 홍준표 반값아파트 그런 말 하면 팔랑팔랑하고, 강기갑 의원이나 문학진 의원 국회의사당에서 깽판치는 그림 보여줘도 쉽게 눈쌀 찌푸리는, 그런 진짜 평범한, 뭐 그런 사람이지...
제발 꼼수 말고 진정성을 보여 봐. 그게 가능할 거라고 믿어서 그러는게 아냐. 이제 좀 촌티를 벗을 때가 됐다는 거야. 예전에 아자씨 갠적으로 원희룡에게 천막당사는 쇼 아니냐고 물어봤을때, 그 쇼를 통해서 선순환 고리가 된다면 좋은 거라고 응답한 게 기억난다. 쇼든 뭐든 다 좋으니까 좀 우리 마음에 드는 말과 행동을 좀 보여보라고. 가캬께서 그렇게만 한다면 나 다음에 한나라당 후보 찍을지도 모른다니까?
민주당은... 미안해. 솔직히 답이 없다. 오십 년 전통 보수인 내 눈에 보기에 너네도 분명 아자씨과인데, 아니라고 하니까 답이 없네. 전에 잡지사에서 김근태 인터뷰 할때 참 좋았는데, 나 진짜 유인태랑, 김근태 인터뷰 무지 좋아해서 몇 번씩 읽고 그랬었어. 솔직히 김근태 대선 나오면 보수고 뭐고 찍으려고 했다니깐?
나 노빠는 아니었지만, 노무현처럼 멀리보는 사람들이 정치했음 좋겠다. 김근태 정도 컨텐츠를 가진 사람들과 그의 그룹들이 국가 백년대계의 아젠다를 세워놓고 정치할 수 있다면, 나 보수 포기하고 진보할래. 나는 정치적인 보수가 아니라 성향적인 보수인데, 나한테 있어서 정치적인 입장을 포기하는건 의외로 쉬워. 그러나 오십년 소시민 성향을 버리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지. 내가 보수 포기한다는 건, 정치적인 입장만이 아닌, 내 태도와 성향을 변화시키겠다는 무척 난이도 높은 고백인거야...
내가 진짜 김영삼 때는 마음 속 글 안 썼다.
김대중 노무현때도 댓글 정도나 손에 꼽을 정도로 달았지, 이렇게 정성을 들이게 한 분은 MB가캬가 처음이야. 사랑해요.
가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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